'캡틴'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지난 몇 주 동안 부상 투혼을 펼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 선택은 결국 독이 되어 돌아왔다.
토트넘은 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2차전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맞붙는다.
토트넘은 이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지난주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기선제압에 실패했기 때문. 손흥민도 선발 출전해 80분간 피치를 누볐지만, 공격 포인트 없이 마티스 텔과 교체되며 물러났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악재가 닥쳤다. 토트넘은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독일 원정에 동행하지 않았으며 그가 유로파리그 8강 2차전 프랑크프루트 원정에 결장한다고 직접 밝혔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또한 토트넘은 "손흥민은 지난 울버햄튼과의 프리미어리그(PL) 경기에서도 발 부상으로 결장했으며 이번 유럽 대회(프랑크푸르트전) 출전을 기했으나 여전히 통증이 남아 있다. 2차전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미 부상을 안고 뛰고 있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결국 동행하지 않았다. 그는 유일하게 빠진 선수다. 그는 몇 주 동안 발 부상과 싸웠고, 그러면서도 극복해 왔다. 하지만 지난 며칠 동안 고통이 너무 심해졌다. 손흥민은 어제 훈련을 소화하려 시도해 봤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래서 우리는 그가 회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런던에 남겨두고 오기로 결정했다. 다른 선수들은 모두 괜찮다. 주목할 만한 복귀자는 훈련을 소화한 케빈 단소뿐이다. 그는 출전할 수 있다. 그래서 결장자는 정말 손흥민뿐"이라고 전했다.

토트넘의 올 시즌 운명이 걸린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주장 손흥민의 이탈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UEL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경질될 가능성이 크기에 프랑크푸르트전 승리가 더욱더 간절하다.
그는 손흥민의 부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묻는 말에 "큰 타격이다. 하지만 올해 일어난 다른 모든 일들과 똑같다. 우리가 극복해야 할 또 다른 과제"라며 "안타깝게도 손흥민은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우리가 울버햄튼전에서 그를 제외한 이유는 그가 몇 주 동안 발 부상으로 고생했고, 회복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시즌 내내 이런 어려움을 겪어왔다"라고 답했다.

손흥민은 지난 13일 울버햄튼과 2024-2025시즌 PL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뛰지 못했다. 그는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손흥민 없이 뛴 토트넘은 실수를 연발하며 2-4로 대패했다. 리그 순위는 15위까지 떨어졌다.
이유는 발 부상이었다. 경기 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발에 충격을 입었다. 그래서 조심하고 있다"라며 선수 보호 차원에서 내린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토트넘 구단도 손흥민이 프랑크푸르트전을 앞두고 위험을 감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질 위기에 빠져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제 시간에 돌아오기만을 기대했다. 그는 울버햄튼전을 마친 뒤 "손흥민은 목요일에 뛰어야 할 거다. 앞서 말했듯이 그는 충격을 입었고, 오늘 경기에 동행하는 건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관리해줬다. 그가 바라건대 유로파 경기에 뛸 수 있도록 관리하는 데 모든 초점을 맞췄다"라고 밝혔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의 출격에 기대를 걸었다. '풋볼 런던'은 그를 꼭 선발로 내세워야 한다며 "손흥민은 목요일에는 가벼운 몸 상태로 경기에 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데일리 메일'도 "토트넘은 프랑크푸르트 원정에서 손흥민의 출전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유로파리그는 포스테코글루의 팀이 이번 시즌 무언가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짚었다.

게다가 16일 손흥민이 훈련을 소화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그가 텔을 대신해 다시 토트넘의 왼쪽 날개를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과 '토트넘 뉴스'도 나란히 손흥민을 예상 베스트 11에 올려뒀다.
그러나 손흥민은 독일 원정에도 동행하지 못하면서 교체 출전 가능성까지 사라지고 말았다. 그는 지난 몇 주 동안 부상을 안고 뛰었던 만큼 언제 돌아올지도 아직 미지수다.
결국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무리한 기용이 화를 불러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부상 초기에 잘 관리했다면 이번 경기 결장은 피할 수도 있었다. 패배는 곧 탈락인 상황에서 손흥민 없이 '분데스리가 3위' 프랑크푸르트를 꺾어야 하는 토트넘이다. 그나마 데얀 쿨루셉스키가 복귀 준비를 마친 게 위안이다.
만약 토트넘이 프랑크푸르트를 꺾고 준결승에 오른다면 보되/글림트(노르웨이)와 라치오(이탈리아) 중 승자와 맞붙게 된다. 1차전에서는 보되/글림트가 2-0으로 이겼다. 토트넘이 결승까지 올라가 우승한다면 2007-2008시즌 이후 17년 만에 무관을 탈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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