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0년차 프로 e스포츠 선수가 됐다. 리그를 넘어 세계적인 원거리 딜러로 이름을 날린 그는 10년차를 앞두고 자신의 친정이라고 할 수 있는 LCK의 ‘호랑이 군단’ 젠지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지난 10년 간 자신을 보며 환호해주는 팬들을 바라보면 자신도 모르게 도파민이 올라온다고 말하는 그는 다소 아쉽게 막을 내렸던 LCK컵이 정규시즌 개막 이후 젠지의 전승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젠지가 자랑하는 특급 선수들 중 젠지의 전신인 삼성 시절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우승트로피인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렸던 전설 ‘룰러’ 박재혁은 지난 10년간 쉼없이 달릴 수 있었던 이유와 함께 2주차까지 젠지의 질주를 이끌었던 밸류 픽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다.
젠지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정규시즌 1라운드 DK와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기인’ 김기인, ‘캐니언’ 김건부, ‘쵸비’ 정지훈까지 상체 3인방이 2, 3세트 역전극을 견인하면서 팀의 개막 4연승의 중심이 됐다.
경기 후 OSEN을 만난 ‘룰러’ 박재혁은 “개막 주차 당시 강팀과 연전도 힘들었지만 승리해 기뻤다. 2주차 경기 역시 강팀과 연달은 대진 속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기에 만족스럽고, 의미 있는 승리라는 생각이 된다”면서 “그동안 부족하다 느꼈던 점들에 대한 개선할 수 있는 경기력도 나왔고, 향후 1라운드에서 보다 더 다양한 챔피언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 반갑다”라고 강팀과 연이은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얻은 소득에 밝혔다.
중후반 밸류를 바라보는 챔피언을 선호하면서도 초반부터 라이너들의 체급을 십분 활용하는 젠지의 밸류픽은 어느새 리그에서 ‘무적함대’로 인식되고 있다. 박재혁은 자세한 이야기보다는 단순히 젠지의 밴픽 전략이 선수들의 체급에 의지하고 챔피언 간의 상성을 어느 정도 고려하면서 수많은 토의를 거쳐 나온 결과물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밴픽에서 항상 생각하는 점이 있다. 상체나 하체에서 어느 한 쪽이 밸류픽을 할 수 있지만, 반대쪽은 무조건 그 밸류 픽에 맞춰주는 픽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요즘 많이 니오는 미스포츈과 칼리스타, 바루스를 들 수 있다. 라인전도 강하면서 팀원들이 성장할 수 있게 하는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좋은 챔피언들이다. 다른 편에서는 그런 챔프들에 맞게 챔피언을 골라야 밸류픽의 균형이 맞게 된다.
우리 5명 모두가 고 밸류를 하지는 않는다. 조합에 대한 의견을 많이 교환하면서 한다. 이번 경기의 예를 든다면 2세트 코르키, 3세트 카밀이 그렇다.”

2년간의 LPL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LCK 리그의 적응과 관련해 그는 “2년 전 LPL에서도 세네경기를 하면서 긴장도 풀리고 적응을 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LCK에서도 2주차까지 하고 나니 긴장이 많이 풀렸다. 적응을 어느 정도 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특히 지난 LCK컵이 나에게는 좋은 약이 됐다. 배운 점도 많다. 팀적으로 LCK컵 이후 운영이 많이 달라졌다”라고 빠른 적응의 계기로 지난 LCK컵을 꼽았다.
박재혁은 “어느덧 10년 프로가 됐지만, 여전히 팬 분들이 내 플레이와 환호하고, 흥분하시는 걸 보면 나 역시 뿌뜻하고, 전율같은게 느껴진다. 누군가를 기쁘게 하게, 의미를 준다는 점 자체는 프로를 꿈꿔왔던 시절부터 내 목표였다. 지난 세월 그 목표를 잘 지켜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만족스럽다. 좋은 팬 분들이 있어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고 열심히 선수 생활을 한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감사드린다. 계속 열심히 하고 도파민을 느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자신의 프로 철학과 변함없는 지지로 자신을 성원한 팬들에 대한 감사인사를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