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이진준 교수와 지드래곤(KAIST 권지용 교수)의 협업으로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는 감성적 우주 실험
KAIST 아트앤 테크놀로지 센터(센터장 이진준)는 2025년 4월 9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이자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이진준과 글로벌 K-POP의 아이콘인 지드래곤(G-DRAGON)과의 협업을 통해 지드래곤의 홍채(iris)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아트 작품을 제작하고, 지드래곤의 음악 ‘홈 스위트 홈’을 우주로 송출하는 과학 예술 프로젝트 '굿모닝 미스터 지드래곤'을 성공적으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인간의 눈을 통해 내면의 감성을 AI로 탐구하는 이진준 교수의 대형 예술 프로젝트 'Open Your Eyes' 시리즈의 일환으로, 지드래곤, KAIST 우주연구원, TX LAB, 갤럭시코퍼레이션, 아마스튜디오와의 공동 협업을 통해 완성된 세계 최초의 예술-과학 융합형 우주 송출 실험이다.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을 계승한 21세기형 커뮤니케이션 아트로 주목받는 본 프로젝트는, 1984년 백남준이 인공위성을 매체로 활용해 세계를 연결했던 실험적 예술정신을 21세기 기술로 확장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당시 백남준은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한 예언을 유쾌하게 비틀며 예술의 가능성을 증명한 바 있다. 40여 년이 흐른 오늘날, 이진준은 인간의 ‘눈’이라는 가장 내밀한 감각기관을 통해 감성과 존재, 인식의 파편을 AI로 해석하고, 이를 위성을 통해 우주로 송출하는 시도를 감행했다.

이진준 교수는 “백남준이 지구를 연결했다면, 나는 지구 너머로 질문을 보냅니다. 저 멀리 우주 너머에서 우리는 어떤 미지와의 조우가 있을지 설렙니다”라고 밝혔다.
작품 '굿모닝 미스터 지드래곤'은 지드래곤의 홍채(iris) 이미지를 기반으로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인간 내면의 감성적 우주를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우주의 빅뱅을 은유한 시각 이미지가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통해 우주 안테나에 투사되었고, 지드래곤의 음악 ‘홈 스위트 홈’은 KAIST 우주연구원의 위성 기술을 통해 실제로 우주에 송출됐다.
이번 송출은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외계 지적 생명 탐사(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이하 ‘SETI’) 프로젝트와 연계돼 있다. SETI는 영국 록밴드 비틀즈와 미국 래퍼 미시 엘리엇의 음악을 우주로 송출했던 역사적 프로젝트로, 지드래곤 우주 음원 송출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최초의 SETI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단지 기술적 성과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진준 교수는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구조화된 시선과 시스템,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 속에 감금된 채 살아가고 있으며, 정체성조차 정해진 프레임 안에서만 호흡을 허락받는 시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이어 “차별과 혐오, 분열과 논란의 시대에 알고리즘은 개인을 규정하고, 플랫폼은 감성과 정체성을 분절한다. 이런 시대일수록 예술은 공동체와 존재에 대한 희망적인 논의를 지구적 시야를 넘어 우주적 관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열띤 반응이 이어졌다. 지드래곤의 홍채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AI 영상과, 천년의 울림을 간직한 에밀레종의 종소리 데이터를 활용한 사운드 아트는 우주로 송출되는 안테나 퍼포먼스와 결합되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감성적 예술 경험을 선사했다. 이와 관련 지드래곤은 “지구에 사는 누군가의 감정이 우주를 떠돌다 다시 누군가의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다면 그건 아주 멀리까지 닿은 깊은 위로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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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A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