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이야기다. 김민재(29)가 반복된 실수 끝에 2년 만에 바이에른 뮌헨에서 방출될 수 있다는 소식이다. 독일에서도 아주 공신력 높은 유력 기자가 김민재의 매각 가능성을 밝혔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15일(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김민재는 바이에른에서 손댈 수 없는 '언터처블' 선수로 여겨지지 않는다. 구단은 그를 적극적으로 판매하려 하진 않지만, 여름에 적절한 제안을 들어볼 생각이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만약 김민재가 떠난다면 바이에른은 그 돈을 재투자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이토 히로키, 에릭 다이어, 요시프 스타니시치를 센터백 옵션으로 두고 다음 시즌을 계획하고 있다. 김민재의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다"라고 덧붙였다.
플레텐베르크는 스카이 스포츠를 대표하는 기자 중 한 명이다. 그는 2년 전에도 김민재의 바이에른 이적을 빠르게 알린 바 있다. 바이에른이 김민재와 작별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이번 보도가 더욱 충격적인 이유다.

김민재는 2023년 6월 나폴리를 떠나 바이에른에 합류했다. 당시 바이에른은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로 뽑힌 그를 영입하기 위해 바이아웃 5000만 유로(약 807억 원)를 투자했다. 토마스 투헬 전 감독이 적극적인 수비와 빠른 속도로 이탈리아를 평정한 김민재를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동료들의 부상으로 시작부터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후반기 들어 실수가 잦아졌다. 혹사 여파로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그러자 투헬 감독은 김민재-우파메카노 듀오를 벤치로 내리고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겨울 이적시장에서 임대로 데려온 다이어를 선발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김민재는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1차전에서 대형 실수를 두 차례나 저지르며 고개를 떨궜다. 투헬 감독도 "김민재는 너무 탐욕스러웠다"라고 공개 저격하면서 그를 2차전 벤치에 앉혔다. 결과적으로 바이에른은 결승에 오르지 못했고, 김민재는 투헬 감독의 악몽이라는 비난까지 들었다.
이 때문에 여러 이적설이 불거졌다. 이탈리아에서 인터 밀란을 비롯한 세리에 클럽들이 김민재를 원한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바이에른에 남아 실력을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 투헬 감독이 떠나고 뱅상 콤파니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콤파니 감독은 넓은 뒷공간을 커버할 수 있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주전으로 기용했다. 발이 느린 다이어는 벤치 신세가 됐고, 더 리흐트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김민재는 우파메카노와 합을 맞추며 콤파니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그는 이따금 실수가 나오기도 했지만,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으로 단단한 수비를 자랑하며 콤파니의 대표작이라는 극찬을 들었다. 나폴리 시절 괴물 김민재가 드디어 부활했다는 칭찬이 이어졌고, 그는 지난해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연구소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 선정 전 세계 센터백 1위로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문제를 안고 뛰었다. 장거리 비행이 동반되는 한국 대표팀 일정까지 모두 소화하며 혹사를 피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지난달 3월 A매치를 앞두고 쓰러졌으나 동료들의 줄부상으로 오래 쉬지도 못했다.
김민재는 A매치 휴식기 직후 열린 장크트 파울리전부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했다. 올 시즌 출전 시간은 41경기 3483분에 달한다. 이토와 스타니시치의 장기 부상, 우파메카노의 연이은 잔부상 때문에 김민재의 부담이 너무나 컸다.


이 때문일까. 김민재는 최근 안정성이 떨어졌다는 우려를 사더니 지난 13일 열린 도르트문트와 '데어 클라시커'에서 뼈아픈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그는 후반 3분 상대 공격수 막시밀리안 바이어의 움직임을 놓치며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러자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를 빼고, 왼쪽 풀백 하파엘 게헤이루를 투입했다. 그리고 왼쪽 수비수 스타니시치에게 센터백을 맡겼다. 전문 센터백이 아닌 풀백 스타니시치가 더 낫다고 판단한 것. 지난 시즌 투헬 감독 밑에서 경기 도중 교체된 뒤 벤치로 밀려났던 기억이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독일 현지 언론의 반응은 냉정했다. 스카이 스포츠는 "김민재의 붕괴와 그 결과: 이제 콤파니도 투헬과 같은 선택을 내릴까?"라는 제목의 기사로 김민재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주전 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도르트문트와 맞대결에서 부진했다. 올 시즌 처음 보는 모습은 아니었다. 콤파니는 그의 위치 선정 실수를 보고 즉시 교체했고, 막스 에베를 디렉터는 경기 종료 후 공개적으로 김민재를 비판하기까지 했다"라며 "김민재는 인터 밀란과 중요한 경기에서 벤치에 앉을 위기일까?"라고 덧붙였다.

스카이 스포츠는 "김민재는 세리에 A 최고의 수비수였고, 5000만 유로(약 812억 원)의 이적료로 뮌헨에 왔다. 이탈리아에서는 그를 '몬스터'라고 불렀다. 강력한 태클, 빠른 속도, 뛰어난 위치 선정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에른 팬들은 이 모습을 조금밖에 보지 못했다. 김민재는 바이에른으로 이적한 뒤 자신의 기량과 명성 면에서 크게 뒤처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민재는 부진한 데뷔 시즌을 보냈지만, 용서받았다. 그가 새로운 축구 수준에 익숙해져야 하며 독일 문화 외에도 클럽과 팀을 더 잘 알아가야 한다고 했다"라며 "하지만 김민재는 두 번째 시즌에도 기대한 만큼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더 리흐트가 떠난 뒤 우파메카노가 수비 리더를 맡았고, 다치기 전까지 수비진을 안정적으로 지켰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로 상대 공격수를 꽁꽁 묶다가도 한 번씩 나오는 실수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그는 이번 시즌 리그와 UCL에서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수를 6번이나 범했다. 이는 5번째로 많은 수치. 실수 하나하나가 치명적인 수비수 특성상 고쳐야 할 문제다.

바이에른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도 도르트문전이 끝난 뒤 김민재에게 혹평을 내렸다. 그는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김민재는 공을 향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공에서 멀어졌다. 그는 방향 감각을 잃은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김민재의 수비를 이해할 수 없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에베를 디렉터도 대놓고 김민재를 저격했다. 그는 "실수였다. 김민재는 상대를 놓쳤다. 그때까지는 세루 기라시를 상대로 아주 아주 좋은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그는 실점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꼬집었다.
물론 김민재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통증을 호소했지만, 여전히 혹사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에베를 디렉터는 "김민재 역시 시즌이 끝날 무렵 다른 모든 선수들처럼 100%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를 출전시킬 수 없다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김민재는 바이에른 방출 대상에 오르고 말았다. 스카이 스포츠는 "김민재는 더 이상 바이에른에서 팔 수 없는 선수가 아니다. 만약 그에게 상응하는 제안이 도착한다면 바이에른은 대화할 의향이 있다"라며 그의 미래를 알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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