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악재가 산 넘어 산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13일(한국시간) 스페인 비토리아 가스테이스의 캄프 데 풋볼 멘디소로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라리가 3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데포르티보 알라베스를 1-0으로 꺾었다. 하지만 경기 내용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은 건 킬리안 음바페의 퇴장이었다.

전반 34분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레알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듯했지만, 4분 뒤 충격적인 장면이 나왔다. 전방 압박을 시도하던 음바페가 알라베스의 안토니오 블랑코에게 스터드가 드러난 상태로 과격한 태클을 시도했고, 블랑코의 종아리를 가격했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 후 기존의 옐로카드를 번복하고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음바페는 2019년 PSG 시절 이후 약 6년 만의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으며,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중도 이탈했다. 퇴장 직후 그는 굳은 표정으로 조용히 라커룸으로 향했고, 이후 블랑코와 동료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랑코는 "굉장히 아팠지만, 음바페는 내게 진심으로 사과했고, 이제 문제될 건 없다"라고 밝혔으며, 레알 수석코치 다비데 안첼로티 역시 "분명 레드카드가 맞는 상황이지만, 음바페는 폭력적인 선수가 아니다"라고 감쌌다.

경기 외적으로도 여진은 이어졌다. 평소 애연가로 유명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이날 벤치 대신 실내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중 음바페의 퇴장 장면 이후 씁쓸한 표정으로 전자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ESPN은 해당 사진을 게재하며 "안첼로티의 실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라고 보도했다.
레알은 이후 후반 25분 상대 마누 산체스의 퇴장으로 수적 균형을 맞췄고, 1-0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음바페의 퇴장 여파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라리가 규정에 따라 음바페는 최소 1경기 출전 정지에 처해지며, 주심의 공식 보고서에 따라 징계가 늘어날 수도 있다. 만약 출전 정지가 3경기 이상으로 늘어난다면, FC 바르셀로나와의 컵대회 결승전 출전도 어려워진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는 승점 66(20승 6무 5패)으로 승점 70의 바르셀로나를 바짝 추격 중이다. 하지만 리그 종료까지 7경기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팀의 주포를 잃는 것은 큰 타격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리그 징계가 유럽대항전에 적용되지 않아 음바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은 가능하다는 점이다. 레알은 현재 아스널과 챔피언스리그 8강 시리즈를 치르는 중으로, 1차전 원정에서 0-3으로 대패한 상황에서 2차전에서의 반전이 절실하다.
여기에 또 하나의 치명적인 루머가 터졌다. 스페인 '엘 치링기토'는 "안 그래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 레알에서 치명적인 악재가 터졌다"라면서 "훈련 중에서 주드 벨링엄과 안토니오 뤼디거가 제대로 충돌했다. 두 선수의 분위기는 살벌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들의 상황을 종합해서 보이면 당시 상황에서 뤼디거가 벨링엄을 거친 태클을 먼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벨링엄이 욕설을 갈기면서 날선 반응을 보였다.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지금 레알 분위기를 보면 우려되는 상황.
이 매체는 "두 선수는 실제로 몸싸움을 벌이면서 심각하게 치고 박았다. 두 선수는 주먹 다툼까지 갈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라면서 "그나마 다행인 점은 벨링엄과 뤼디거가 본격적으로 싸우기 전에 다른 동료들이 달라 붙어서 싸움을 말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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