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전부는 아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외야수 오선우(29)가 잠자는 타선을 깨웠다.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귀중한 결승 투런홈런을 날리며 11-5 승리를 이끌었다. 성적은 4타수1안타 1볼넷 3타점 1득점을 올렸다. 팀은 2연패에서 벗어나며 탈꼴찌에도 성공했다.
작년 1군에서 3경기 7타석에 불과했다. 7년차를 맞았지만 1군 스프링캠프도 포함되지 못했다. 3월 시범경기도 이름이 없었다. 묵묵히 2군에서 최선을 다했다. 퓨처스리그 19경기에서 3할3푼8리 4홈런 19타점 OPS 1.007의 압도적 성적을 올렸다. 최근 10경기 타율 4할1푼5리를 기록했다.
충분히 1군에 올라갈 성적을 냈지만 좀처럼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포지션 때문이었다. 1루수는 패트릭 위즈덤과 변우혁이 있었고 외야도 빈자리가 없었다. 1군 타자들의 집단 슬럼프가 이어지자 이범호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곽도규(팔꿈치 부상)와 한준수 최정용을 내리고 김대유 한승택과 함께 콜업을 받았다.

이 감독은 곧바로 오선우를 2번 지명타자로 선발라인업에 넣었다. "퓨처스에서 선우가 가장 잘쳤다"며 팀 타선에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했다. 첫 타석은 1루 땅볼에 그쳤고 두 번째 타석은 깊숙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2-2로 팽팽한 5회 2사 3루 세 번째 타석에서 대포가 터졌다. SSG 선발 문승원의 투심을 통타해 130m짜리 중월 투런포를 폭발했다.
이 홈런은 무너진 타선을 일으켜세웠다. 6회말 공격에서 대거 4득점을 올리는 빅이닝으로 이어졌다. 오선우는 볼넷도 하나 골라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8회말 무사 만루에서 내야땅볼로 1타점을 추가했다. 경기의 흐름을 본다면 오선우의 한 방을 기점으로 타선이 폭발했다. 시즌 처음으로 선발타자 전원안타와 시즌 최다득점 타이를 낳았다. 최근 극심한 득점력 빈곤증세를 일거에 해소했다.
경기후 수훈선수로 뽑혀 만원 관중앞에서 인사도 했다. "팀이 이기는 데에 도움이 되어서 기분이 좋다. 퓨처스에서 타격감이 좋을 때 마침 콜업 받았다. 퓨처스에서 잘 치다 보면 언젠간 기회가 반드시 온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경기에 집중해서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 연습 시 존 설정에 중점을 두고 했다. 내가 칠 수 있는 공과 없는 공을 구분하고 잘 칠 수 있는 공에 배트를 내려고 했다. 오늘 홈런도 마찬가지였고, 카운트나 구종 생각하지 않고 내가 칠 수 있는 공을 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오늘이 전부가 아니다. 나에게 기회가 온다면 지금까지 준비했던 것에만 신경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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