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2부에서 만나요' 韓 국대 미드필더 백승호, 우승 확정! 150년 새 역사 썼다..."역사상 최고의 시즌"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4.13 02: 43

'국가대표 미드필더' 백승호(28, 버밍엄 시티)가 40경기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제 그는 다음 시즌부터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무대를 누빈다. 
버밍엄 시티는 12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버밍엄이 리그 원 챔피언 왕관을 썼다. 버밍엄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같은 날 2위 렉섬이 위건과 0-0 무승부를 비겼다. 그 덕분에 40경기에서 승점 95점(29승 8무 3패)을 쌓은 버밍엄은 두 경기 더 치른 렉섬(승점 82)보다 13점을 앞서면서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 지었다.

버밍엄은 "렉섬이 위건을 상대로 무득점 무승부를 거뒀다. 이는 버밍엄이 주말 경기를 치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승 타이틀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주중 피터버러를 꺾으며 자동 승격을 확정했던 버밍엄은 기록적인 시즌을 보내면서 챔피언에 등극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버밍엄은 지난 9일 피터버러를 2-1로 제압하며 최소 2위를 확보, 승격에 성공했다. 여기에 렉섬이 미끄러져 주면서 40경기 만에 우승까지 확정 지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버밍엄은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 39승을 기록했으며 리그에서도 29승을 쌓았다. 이미 1994-1995시즌 기록했던 36승을 넘어서면서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승리 기록을 새로 썼다.
1875년 창단 이후 150년 역사에서 최고의 순간인 셈. 이제 버밍엄이 추가하는 승리 하나 하나가 모두 새로운 역사다. 
버밍엄은 리그 1 신기록도 쓸 수 있다. 남은 6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 승점 113점을 달성하게 된다. 2013-2014시즌 울버햄튼의 103점을 넘어 잉글랜드 축구 역대 최다 기록에도 도전해볼 법하다. 3승만 추가해도 아스톤 빌라의 리그 1 최다 승리(32승) 기록과 동률을 이룬다.
올 시즌 더블도 가능하다. 버밍엄은 13일 오후 피터버러와 버투 트로피 결승전을 치른다. 여기서 승리하면 또 하나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경기는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버밍엄은 지난 시즌 1991-1992시즌 이후 처음으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백승호를 영입하며 반등을 노려봤지만, 감독이 4번이나 바뀌는 혼란 끝에 챔피언십 22위에 그쳤다. 2024년 1월 백승호를 영입했던 토니 모브레이 감독이 지병으로 자리를 비웠고, 임시 감독과 감독 대행 체제에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버밍엄은 곧바로 2부로 올라가기 위해 이적시장에서 돈을 아끼지 않았다. 옵션 포함 2000만 파운드(약 377억 원)를 베팅해 풀럼 유망주 제이 스탠스필드를 영입하며 리그 1 이적료 리그1 신기록을 썼다. 이외에도 에밀 한손, 이와타 도모키, 크리스토프 클라레 등으 투입하며 총 3500만 유로(약 558억 원) 가까이 지출했다.
여기에 백승호까지 붙잡는 데 성공했다. 그는 지난 시즌 도중에 팀에 합류했지만, '중원의 에이스'로 자리 잡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그러자 프리미어리그(PL) 재승격을 꿈꾸는 리즈를 비롯해 스토크시티, 선덜랜드, 셰필드 유나이티드 등 여러 팀이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버밍엄은 모든 제안을 거절했다. 백승호도 지난해 10월 4년 재계약을 맺으며 미래를 약속했다. 그는 "정말 기쁘다. 새 시즌이 시작되고 나니 정말 정말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좋은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다. 여기에 머무는 게 커리어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깜짝 재계약 이유를 밝혔다.
백승호의 선택은 옳았다. 그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3경기에 출전해 1골 3도움을 올리며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리그에서도 40경기 중 35경기에 나섰고, 그중 32경기가 선발이었다. 버밍엄 150년 역사상 가장 강한 팀의 핵심 일원으로 우뚝 자리한 백승호다.
영국 현지에서도 백승호의 실력을 주목하고 있다. '버밍엄 라이브'는 지난 반즐리전을 본 뒤 "후반전 터치라인 근처에서 상대를 떨쳐내려 어깨로 툭 치는 모습은 황홀했다. 리그 1 역사상 이런 재능을 가진 선수는 없었다. 간단히 말해 백승호는 여기에 있어선 안 되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이제 백승호와 버밍엄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압도적으로 리그 1을 제패하고 챔피언십으로 올라가는 만큼 PL 승격까지 노릴 전망이다. 
다만 또 다른 한국 국가대표 이명재는 미래가 불투명하다. 그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버밍엄과 단기 계약을 맺으며 유럽 무대에 도전했다. 그러나 이후 단 1분도 뛰지 못하며 잊힌 사람이 됐다. 이명재는 우승과 별개로 이대로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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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버밍엄 시티, 리그 1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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