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33)이 10년 동행을 넘어 토트넘 홋스퍼에서 은퇴하게 될까.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중요한 힌트를 남겼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이 추가로 단기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영국 '스포츠 몰'은 12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이 중대한 결정에 직면한 가운데 포스테코글루가 손흥민과 계약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를 제공했다. 그는 구단에서 주장 손흥민이 거의 10년 전에 팀에 합류한 이후로 트로피 없이 팀을 떠나는 모습을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오는 13일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 맞붙는다.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계약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손흥민은 2015년부터 10년째 토트넘에서 뛰고 있지만, 미래가 불투명하다.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1월 토트넘에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했다.
일단 토트넘으로선 올여름 손흥민을 자유계약(FA)으로 놓칠 위기는 피한 셈. 그러나 당초 예상됐던 재계약 대신 연장 옵션에 그치면서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토트넘이 만 33세가 되는 손흥민을 판매해 이적료를 챙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가 올 시즌 리그 7골 10도움에 그치고 있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어쩌면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가 손흥민의 마지막 우승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현재 토트넘은 대회 8강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맞붙고 있다. 토트넘 안방에서 치른 1차전은 1-1 무승부로 끝났다.
스포츠 몰은 "손흥민은 다음 달 토트넘을 UEL 우승으로 이끌 수도 있지만, 토트넘은 준결승에 진출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2025-2026시즌은 손흥민이 또 다른 계약 연장으로 보상받지 않는 한 토트넘에서 드디어 큰 영예를 안을 수 있는 최후의 기회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다음 시즌이 끝나면 34번째 생일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만약 토트넘이 새로운 계약으로 손흥민을 묶지 않는다면 올여름이나 내년 1월이 2015년 그를 영입하면서 지불했던 2600만 파운드(약 485억 원) 중 일부를 회수할 마지막 타이밍이 될 것"이라며 "손흥민은 그동안 북런던에서 단 한 번도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 없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0년간 451경기에 출전해 173골 96도움으로 전설적인 위상을 쌓았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풋볼 런던'도 "손흥민은 이번 시즌 꾸준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고전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모든 대회에서 43경기에 출전해 공격 포인트 23개를 올렸다. 주장 손흥민은 올여름 33세가 되며 계약 마지막 시즌에 접어들게 된다. 지난 1월 계약을 12개월 연장하지 않았다면 이번 시즌 만료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의 앞날이 관심을 모으는 상황.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의 계약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느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연장 옵션을 발동했다. 그 외에는 없다"라며 "적절한 시기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거다. 지금은 그 문제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동시에 긍정적인 힌트도 공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확실히 시즌이 끝나갈 때쯤에는 우리 팀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고 미래 계획을 세우는 리뷰 시점이 있을 거다. 그리고 다음 시즌과 그 이후의 모습을 생각해 볼 거다. 손흥민도 그 논의에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손흥민은 모두가 인정하는 토트넘 레전드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투 더 레인 앤 백'도 "손흥민은 토트넘에 합류한 뒤로 충성스러운 하인이었다. 전설이라는 단어는 축구계에서 너무 쉽게 사용되지만, 토트넘 7번은 클럽의 전설이자 클럽 역사상 최고의 선수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은 모든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토트넘을 위해 매주 활약하고 있다"라고 칭송했다.
하지만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존재감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는 최근 17경기에서 단 1골만 기록했고, 이마저도 본머스전 페널티킥 득점이었다. 프리미어리그 기준 필드골은 지난 1월 아스날전 굴절골이 마지막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매체는 "손흥민은 더 이상 토트넘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아닌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토트넘이 승리를 좇는 상황에서 공격수 손흥민을 교체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클럽 아나운서가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불렀던 프랑크푸르트와 경기에서 10대 마티스 텔과 교체됐다"라고 전했다.
또한 BBC는 "올 시즌 손흥민을 보면 그는 예전만큼 빠르지 않거나 날카로워 보이지 않는다. 득점하기 위해 수비 뒤로 침투하거나 공을 빠르게 반 야드(45cm)만큼 치는 걸 하지 못한다"라며 "손흥민이 토트넘 레전드라는 사실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유럽대항전 통산 67번째 출전 기록을 세우면서 해리 케인과 함께 클럽의 최다 출장 공동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케인과 달리 손흥민의 영향력은 그의 속도가 떨어짐에 따라 약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도 같은 생각이었다. 매체는 "토트넘은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할 때가 됐다. 그는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뒤 자신을 토트넘 레전드로 만들어준 폭발력과 득점 감각이 사라진 게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텔레그래프는 "10년간 토트넘에서 활약하며 팀에 헌신한 손흥민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건 잔혹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현실은 어쩔 수 없다. 32세 손흥민은 평소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고전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의 커리어를 대표했던 폭발력과 결단력은 지금 찾아볼 수 없다. 그 결과 득점도 줄어들었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스포츠 몰은 손흥민이 여전히 토트넘에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짚었다. 매체는 "토트넘의 이번 시즌에 대한 언급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손흥민도 종종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공격 지표는 여전히 상위권에 있다"라며 "손흥민은 지난 9시즌 동안 골 혹은 도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엔 7골 10도움을 기록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포츠 몰은 "손흥민은 마이키 무어와 윌손 오도베르처럼 젊은 선수들이 배울 수 있는 훌륭한 멘토이기도 하다. 토트넘이 계약 상황과 상관없이 여름에 판매를 고려한다면 충격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손흥민의 단기 재계약으로 보인다. 매체는 "손흥민이 계속해서 높은 수준의 활약을 펼치며 2025-2026시즌에도 남아있을 수 있다면 그는 또 다른 단기 계약 연장을 제안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토트넘이 다시 트로피에 다가설 조짐을 보인다면 말이다. 그러나 손흥민이 11년 동행을 마치고 FA로 떠난다고 해도 큰 논란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손흥민은 여전히 경기장 안팎에서 우리에게 거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는 팀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라며 "손흥민은 프랑크푸르트전에서도 많은 기회를 창출하는 데 있어서 자기 역할을 해줬다. 전방에 있던 다른 3명의 공격수와 함께 정말 조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클럽과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매우 중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