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클래스는 영원하다. 맨체스터 시티가 올 시즌을 끝으로 작별을 선언한 케빈 더 브라위너(34)의 1골 1도움에 힘입어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12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32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5-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맨시티는 승점 55(16승 7무 9패)를 기록하며 4위까지 점프했다. 5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 싸움에 불을 붙였다. 다만 한 경기 덜 치른 5위 첼시와 두 경기 덜 치른 6위 뉴캐슬(이상 승점 53)에 쫓기고 있는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반면 팰리스는 안방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허용하며 리그 5경기 무패 행진이 끊기게 됐다. 순위표에선 승점 43(11승 10무 10패)으로 11위가 됐다.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오마르 마르무시, 일카이 귄도안-케빈 더 브라위너-제임스 매카티, 니코 곤살레스-마테오 코바치치, 맷 오라일리-요슈코 그바르디올-후벵 디아스-리코 루이스, 에데르송이 선발 명단을 꾸렸다.
팰리스는 3-4-2-1 포메이션을 택했다. 장필리프 마테타, 에베리치 에제-이스마일라 사르, 타이릭 미첼-가마다 다이치-애덤 와튼-다니엘 무뇨스, 헤페르손 레르마-막상스 라크루아-크리스 리처즈, 딘 헨더슨이 먼저 출격했다.


출발은 팰리스가 좋았다. 전반 8분 사르가 우측면을 파고든 뒤 반대편으로 완벽한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에제가 가볍게 마무리했다. 맨시티는 전반 13분 마르무시가 일대일 기회를 놓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팰리스가 추가골을 터트렸다. 전반 21분 코너킥 공격에서 리차즈가 강력한 헤더로 득점, 2-0을 만들었다. 에데르송이 골문을 비우고 뛰쳐나가봤지만, 공을 건드리지 못했다.

맨시티가 반격했다. 전반 24분 더 브라위너가 아크 정면에서 노려찬 슈팅이 왼쪽 골포스트를 때렸다. 하지만 기어코 만회골을 뽑아냈다. 더 브라위너는 전반 33분 수비벽 사이로 절묘하게 빠져나가는 프리킥 슈팅을 날렸고, 공은 왼쪽 골대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기세를 탄 맨시티가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36분 매카티가 박스 왼쪽을 파고든 뒤 반대편으로 찍어서 크로스했다. 더 브라위너가 이를 머리로 떨궈놨고, 귄도안의 빗맞은 슈팅이 옆으로 흘렀다. 마르무시가 재차 슈팅을 시도했고, 수비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전반은 2-2로 끝났다.


맨시티가 후반 시작하자마자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2분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더 브라위너가 침착하게 공을 뒤로 내줬다. 이를 코바치치가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한 번 불붙은 맨시티의 화력이 식을 줄 몰랐다. 후반 11분 에데르송이 최전방으로 레이저 롱패스를 배달했다. 수비 뒤로 절묘하게 빠져나간 매카티가 골키퍼까지 제친 뒤 빈 골문에 공을 밀어넣었다. PL 선발 데뷔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그는 덤블링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부상 악재가 발생했다. 후반 25분 에데르송이 가벼운 패스 장면에서 갑자기 사타구니에 통증을 느끼며 쓰러진 것. 그는 결국 백업 골키퍼 슈테판 오르테가와 교체됐다.
맨시티가 5번째 골까지 터트리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4분 팰리스 수비가 머리로 걷어낸 공이 아크 부근에 떨어졌다. 이를 오라일리가 정확한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오라일리의 PL 데뷔골이었다. 더 이상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맨시티의 화끈한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한편 더 브라위너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맨시티를 떠난다. 그는 지난 2015년부터 맨시티에서 활약해 왔지만,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심했다. 재계약 없이 작별을 선언한 것.
더 브라위너는 지난 4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번 시즌이 맨시티 선수로 마지막 몇달이 될 것이다.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지만 선수라면 언젠가 마주해야 될 상황이다. 맨체스터는 우리 가족에게 영원히 기억될 이름이다"라며 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팀을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그는 "좋든 싫든 이제 이별의 시간이다. 맨체스터는 우리 가족의 여권뿐만 아니라 마음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이곳은 항상 우리의 집이다. 이 도시, 클럽 직원, 동료들, 친구들, 가족 모두에게 지난 10년의 여정을 함께해 준 것에 대해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를 전한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더 브라위너는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다. 하지만 이건 내 인생 최고의 챕터였다. 마지막 순간들을 함께 즐겨보자!"라며 남은 시즌 모든 걸 불태우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다음 행선지로는 리오넬 메시가 뛰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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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케빈 더 브라위너, 맨시티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