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골까지 취소되니까 나도 웃음밖에 안 나왔다."
너무나 험난한 해피엔딩이었다. 이호재(25, 포항 스틸러스)가 골 취소 3번과 페널티킥 실축 위기를 듣고 기어코 영웅으로 떠올랐다.
포항 스틸러스는 12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8라운드 홈 경기에서 FC 안양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포항은 리그 6경기 무패 행진(3승 3무)를 달리면서 시즌 초반 부진을 씻어냈다. 어느덧 순위는 승점 12(3승 3무 2패)로 5위까지 뛰어올랐다. 반면 안양은 모따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면서 승점 9(3승 5패)로 8위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이호재였다. 그는 무려 3번이나 득점이 취소됐고, 동료가 얻어낸 페널티킥까지 실축할 뻔했다. 그러나 기어코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호재의 불운은 전반 4분 시작됐다. 그는 박스 안에서 골문 구석을 찌르는 예리한 터닝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직전 장면에서 오베르단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다. 당연히 이호재의 골도 취소됐다.
위기를 넘긴 안양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4분 한현서가 박스 안에서 모따를 걸어 넘어뜨렸고,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직접 키커로 나선 모따는 침착하게 공을 차 넣으며 시즌 3호 골을 신고했다.
이호재가 다시 한번 골망을 갈랐다. 그는 전반 27분 박스 바깥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키퍼를 뚫어냈다. 공은 주닝요 몸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구석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번엔 주닝요의 오프사이드로 취소되고 말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전반 추가시간 주닝요가 박스 안으로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김영찬이 걷어낸 공이 이호재 몸에 맞으면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에도 득점이 아니었다. 비디오 판독(VAR) 결과 이호재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다.


페널티킥 실축까지 겹칠 뻔했다. 이호재는 후반 26분 주닝요가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그의 슈팅은 안양 골키퍼 황병근에 막힌 뒤 골대를 때리고 말았다.
이대로 이호재 최악의 하루로 남는가 싶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황병근이 슈팅 전에 발을 떼면서 다시 차라는 지시가 나온 것. 이호재는 두 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았고, 깔끔하게 득점하며 드디어 웃음을 되찾았다.
경기 후 이호재는 방송 인터뷰에서 "빠르게 득점했다면 좋았을 텐데 골이 많이 취소돼서 아쉽다. 그래도 마지막에 승리로 끝나서 다행"이라며 "두 번째 골까지만 취소됐으면 (하프타임 라커룸에서) 울었을 거 같다. 그런데 세 번째 골까지 취소되니까 웃음밖에 안 나오더라"라고 미소를 지었다.
또한 이호재는 "이번 주 훈련하면서 슈팅 감각이 좋았다. 첫 슈팅부터 잘 맞아서 많이 득점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대로 되지 않더라"라며 "다음 경기에서는 무조건 골을 많이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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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