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퇴장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했다.
염경엽 감독은 12일 잠실구장에서 경기에 앞서 전날 두산전에서 퇴장 상황을 잠시 언급하며 "만원 관중이 가득찼는데, 팬들이 보는 앞에서 내가 좀 경솔한 행동을 해서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팬들에게 사과했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 경기에서 1-2로 뒤진 LG의 5회말 공격. 선두타자 문성주는 좌전 안타를 때렸다. 1사 1루에서 이주헌은 3루 선상으로 땅볼 타구로 2루에서 선행 주자가 아웃, 2사 1루가 됐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파울/페어 선언과 심판진의 볼데드 타임 선언을 두고 혼동이 일어났다. 두산 선수들도, LG 선수들도 정확한 상황을 몰랐는지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 볼데드 이후인데도 두산 1루수는 1루 베이스에 함께 있는 문성주와 이주헌을 번갈아 태그했다. 이후 이주헌은 방망이를 들고 타석으로 갔다가, 다시 1루주자로 돌아갔다.
염경엽 감독이 판정에 대해 설명을 듣기 위해 나왔다가 이영재 1루심과 언쟁을 주고받았다. 김정준 수석코치가 옆에서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항의가 계속됐고, 결국 배병두 주심이 염 감독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퇴장 선언이 되자, 염 감독은 더욱 흥분하며 이영재 1루심을 배치기로 밀쳤다. 김정준 수석코치와 오지환, 박해민 선수들까지 나와서 염 감독을 말렸다. 상황이 정리된 후 심판진은 "염경엽 감독이 심판에게 욕설을 해서 퇴장 당했다"고 말했다.
볼데드 이후 상황 설명을 놓고 서로 감정이 상한 것으로 보였다. 염 감독은 “팀도 잘 나가고 더 이상 시끄럽게 하기도 싫고, 이슈 만들기도 싫다”며 “존중을 해야 존중을 받는다”며 말을 아꼈다. 할 말은 많지만 더 이상 시끄럽게 하기 싫어서 하지 않겠다는 의중이었다.

염 감독이 심판 항의를 나가서 배치기를 한 것은 처음이다. 선수들도 놀란 반응이었다. 박동원은 전날 경기 후 “주장 해민이 형이 분위기가 어수선한데, 감독님이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셨는데 오늘 경기만큼은 꼭 이기자고 좀 강하게 말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좀 마음이 짠하더라. 좀 슬프더라. 약간 좀 막 울컥했다. 감독님께서 원래 화를 잘 안 내시는데, 오늘은 선수를 위해서 좀 많이 희생하신 것 같다”며 염 감독의 퇴장에 대한 느낌을 말했다.
염 감독은 퇴장 이후 잠실구장 구내 식당에서 TV를 보면서 응원했다고 한다. 퇴장 당하고 나갈 때 주장 박해민이 더그아웃 앞에 선수들을 모아 미팅을 하는 것을 보고 흐뭇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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