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의 부진을 주제로 한 BBC 기사가 나왔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59)은 손흥민이 팀에 필요한 선수라며 감쌌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1일(한국시간) ‘나이는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손흥민의 최근 경기력 저하를 짚으며 팬들의 다양한 반응을 전했다.
팬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닉네임 ‘션’은 “손흥민은 곧 33살이 된다. 이제는 일주일에 한 경기만 뛸 수 있는 체력 상태다. 자신감도 부족해 보인다”며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처드’는 주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벤치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팬 ‘렌’은 “손흥민이 과거 훌륭한 선수였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 이상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벤치에서 팀을 도와야 할 때”라고 했다. 팬 ‘로리’는 “손흥민은 후반 교체로 투입돼 지친 수비를 흔드는 역할에 더 적합하다. 마티스 텔이나 윌손 오도베르처럼 젊은 자원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손흥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12/202504121056777467_67f9cbfa1d065.jpg)
전술적 활용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닉네임 ‘찰리’는 “손흥민은 예전보다 속도가 떨어졌다. 지금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1차전(1-1 무)에서 손흥민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80분 뛰었다. 프리킥은 벗어났고 결정적인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35분에는 '임대생' 마티스 텔과 교체됐다.
현지 언론의 평가는 박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5점을 매기며 “후반 초반 슈팅 외에는 주장으로서 인상적인 활약이 없었다”고 했다. ‘골닷컴’은 “손흥민은 드리블 돌파 과정에서 자주 공을 빼앗겼다. 위협적인 장면도 없었다”며 평점 4점을 부여했다.
BBC의 니자르 킨셀라 기자 역시 날 선 평가를 내놨다. 그는 “손흥민은 더 이상 토트넘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아니다. 그의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분명히 줄었다”고 했다.
이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흥민이 교체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전에서 교체되는 장면은 그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손흥민은 예전만큼 빠르지 않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나 볼 터치도 줄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손흥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12/202504121056777467_67f9cbfaafa75.jpg)
올 시즌 손흥민은 체력 저하, 전술적 제약 속에 프리미어리그에서 7골 10도움에 그치고 있다. 그동안 토트넘은 리그 31경기에서 16패를 당하며 1977년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팬들과 현지 언론 모두 손흥민이 팀의 상징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역할 재정립이나 작별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손흥민이 트로피 없이 팀을 떠나더라도 토트넘 역사에 길이 남을 레전드라는 것이다. 그는 2015년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이적한 뒤 451경기에 출전해 173골 96도움을 기록 중이다.
![[사진] 엔지 포스테코글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12/202504121056777467_67f9cbfb4a849.jpg)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2일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과 맞대결을 앞두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경기 내외적으로 손흥민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가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손흥민은 여전히 경기장 안팎에서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선수다. 팀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어젯밤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로파리그 8강 1차전 홈 경기(1-1 무)에서도 우리가 많은 기회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방의 다른 두 선수와 함께 아주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우리가 구상한 전술을 잘 실행했다고 본다. 손흥민은 지금 우리가 해내고 있는 모든 일에서 정말 중요한 존재"라고 평가했다.
![[사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12/202504121056777467_67f9cbfbda330.jpg)
'요즘 손흥민의 경기력이 썩 좋지는 않은데, 경기장 내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아니면 크리스티안 로메로나 로드리고 벤탄쿠르 같은 선수들에게 더 의존하고 있나'라는 질문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받았다.
그는 "둘 다라고 생각한다.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확실히 팀의 리더다. 하지만 그 과정의 일부는 다른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여지를 주는 것이기도 하다. 올해 그런 모습을 많이 봤다. 어젯밤에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경기 전체를 잘 조율하며 정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로메로는 늘 우리 팀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한다. 시즌 초에는 데얀 쿨루셉스키가 중심을 잡아준 적도 있었고, 최근 몇 주간은 제임스 매디슨도 본격적으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리더십이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지 않고 여러 선수에게 분산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지금 이 팀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많고 그들이 이런 상황들을 처음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선수들을 이끌어줄 리더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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