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추천 선수 바로 쓴다" 호부지 신념 통했다…'2루타→홈런' 방황했던 마산 로컬보이, 자신감이 폭발한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4.12 08: 40

“2군에서 추천한 선수는 바로 쓰겠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취임과 동시에 “1군 28명의 엔트리 중 투수 1명, 야수 1명은 비워두려고 한다. 2군 스태프의 추천을 100% 반영해서 그 선수들을 투입해보려고 한다. 그러면 선수들과 2군 스태프들도 동기부여가 생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2군에서 컨디션 좋고 1군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선수가 있다면, 이호준 감독은 2군 코칭스태프를 믿고 1군에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선수 시절부터 생각했고 그리고 지도자 연수를 받고 코치를 맡으면서 이 생각은 더욱 견고해졌다. 

1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다. 주말 3연전 동안 NC 다이노스가 창원NC파크 대신 사직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홈팀 NC는 김태경, 방문팀 롯데는 박세웅이 선발 출전 했다.NC 다이노스 오영수가 6회말 2사 2,3루 중월 동점 3점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4.11 / foto0307@osen.co.kr

그는 “2군에서 잘한다고 한 젊은 선수들이 1군에서 덕아웃에 앉아 있다가 대타 나가서 삼진 당한 뒤 내려가는 모습을 봤다. 동기부여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진다. 2군에서도 성적이 떨어지더라”며 “나는 일단 2군에서 올라오면 어떻게든 3일 안에는 쓴다고 생각했다. 투수도 마찬가지다”고 강조했다.
1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다. 주말 3연전 동안 NC 다이노스가 창원NC파크 대신 사직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홈팀 NC는 김태경, 방문팀 롯데는 박세웅이 선발 출전 했다.NC 다이노스 오영수가 힘찬 타격을 하고 있다. 2025.04.11 / foto0307@osen.co.kr
지난 12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2군에서 타율 3할3푼3리(51타수 17안타) 4홈런 14타점 OPS 1.127을 기록하고 있던 우타 거포 유망주 박한결(21)을 1군 콜업시켰고 곧바로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박한결은 5회초 솔로포를 쏘아 올리면서 이호준 감독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줬다.이튿날인 11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는 2군에서 타율 4할1푼7리(36타수 15안타) 5홈런 20타점 OPS 1.50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던 좌타 거포 유망주 오영수(25)를 1군으로 불러 올렸다. 곧바로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이호준 감독은 “지금 C팀(2군)에서 홈런도 치고 가장 좋은 선수라고 했다. 그래서 좋을 때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아껴봐야 뭐하겠나. 자신감 많이 올라와 있을 것인데 이럴 때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오늘 우완 투수(박세웅)이 올라와서 일단 영수가 선발로 나간다”고 밝혔다. 
그리고 오영수는 이호준 감독의 신념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영수는 0-4로 끌려가던 2회 추격의 타점을 기록했다. 1사 1루에서 롯데 선발 박세웅의 초구 148km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망설임 없이 배트가 돌았고 좌측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1-4를 만들었다.
1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다. 주말 3연전 동안 NC 다이노스가 창원NC파크 대신 사직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홈팀 NC는 김태경, 방문팀 롯데는 박세웅이 선발 출전 했다.NC 다이노스 오영수가 6회말 2사 2,3루 중월 동점 3점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4.11 / foto0307@osen.co.kr
4회 1사 2루에서는 1루수 땅볼로 진루타를 만들었다. 타구 질은 여전히 강했다. 잘 맞은 타구였다. 그리고 6회초 대형 사고를 쳤다. 2-5로 뒤진 6회초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영수는 2볼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다. 그리고 3구째 박세웅의 150km 패스트볼을 제대로 걷어 올렸다. 이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동점 3점포로 연결됐다. 5-5로 균형이 맞춰졌다. 2년에 걸친 2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오영수는 지난 2024년 5월 28일 창원 KIA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이후 오영수는 5월 30일 1군에서 말소됐고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316일 만의 1군 등록이었고 318일 만의 홈런으로 2경기 연속 홈런을 완성했다.
그리고 오영수는 5-7로 뒤진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치면서 마지막 희망을 이어갔다. 올해 첫 1군 등록에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타이였고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이었다.
사파초-신월중-용마고 출신으로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지명된 오영수는 마산 출신 로컬보이로 기대를 모았다. 김경문 초대 감독도 오영수의 장타력과 패기를 인정하며 기회를 주려고 했다. 또한 상무 전역 이후 주전 1루수로 중용을 받기도 했다.
1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다. 주말 3연전 동안 NC 다이노스가 창원NC파크 대신 사직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홈팀 NC는 김태경, 방문팀 롯데는 박세웅이 선발 출전 했다.NC 다이노스 오영수가 6회말 2사 2,3루 중월 동점 3점 홈런을 치고 박민우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04.11 / foto0307@osen.co.kr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손아섭은 오영수를 두고 “터지기만 하면 무서운 선수가 될 것이다. 그만한 능력이 있다”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2022~2023년 플래툰 1루수로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온전히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다. 실책과 부진이 거듭되면 멘탈이 흔들리며 스스로 의기소침해지는 경우가 잦았다. 결국 방향을 잃고 방황했다. 지난해는 1군에서 20경기 타율 2할(30타수 6안타) 3홈런 5타점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2군에서도 50경기 타율 2할3푼(139타수 32안타) 4홈런 21타점 OPS .713에 그쳤다. 
일단 올 시즌 방황을 끝내고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이호준 감독의 신념을 증명하게 한 오영수다. 이제 꾸준하게 지금의 자신감과 기세를 이어갈 일만 남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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