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호랑이 깨어났다!" 日 축구, '김정민 아들' 득점에 기대 폭발..."죽기 살기로 골 넣었다" 각오에 감탄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4.12 05: 13

'한국 유명가수 김정민의 아들' 다니 다이치(19, 사간 도스)가 일본 축구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 17세 이하(U-17)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타이프의 오카즈 스포츠클럽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5 U-17 아시안컵 B조 최종전에서 호주에 2-3으로 역전패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가까스로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다. 같은 시각 열린 B조 다른 경기에서 아랍에미리트(UAE)가 베트남에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준 덕분이다. 그 결과 일본과 UAE가 각각 조 1위, 2위로 8강에 진출하면서 오는 1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사진] 게키 사카 / 사토 히로유키.

[사진] 아시안컵 소셜 미디어.

정말 한 끗 차이였다. B조는 일본과 UAE, 호주가 나란히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했다. 승자승 원칙에서도 우열을 가릴 수 없었고, 골득실에서 일본이 앞서면서 1위를 차지했다. UAE와 호주는 골득실은 물론이고 다득점까지 같았기에 두 팀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던 UAE가 2위에 올랐다.
반면 호주는 일본전 막판 내준 실점에 발목을 잡히면서 3위로 탈락했다. 베트남 역시 후반 42분 UAE에 동점골을 내준 탓에 1위에서 꼴찌로 추락하고 말았다.
[사진] 게키 사카 / 사토 히로유키.
[사진] 게키 사카 / 요시다 다로.
경기 후 일본에서는 다니의 득점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후반 41분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2-3으로 따라가는 추격골을 터트렸다. 다니는 앞선 1, 2차전에선 결장했으나 호주전에선 교체 투입된 지 8분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니는 한국인 아버지(김정민)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과 일본 이중국적을 가진 공격수다. 그는 과거에는 K리그1 FC서울 유소년팀(오산중)에서 뛰며 '김도윤'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축구 유망주로 성장했다. 이후로는 일본 사간 도스 유스팀으로 유학을 떠나 현재는 J리그 사간 도스 U-18에서 활약 중이다.
다니는 미래에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하지만 그는 이전부터 일본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해 왔기에 병역 의무까지 있는 한국 국적을 택할지는 미지수다. 
일본에서도 다니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사커 다이제스트'는 "골문 앞에서 당당하게 버티며 '공만 나에게 줘!'라는 아우라를 풍기는 다니의 모습은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라며 "다양한 방식으로 골망을 흔드는 다니는 일본 U-16 대표팀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네팔전에서 4골을 터뜨렸고, 몽골전에선 교체 투입 3분 만에 득점했다"라고 전했다.
[사진] 게키 사카 / 사토 히로유키.
호주를 상대로도 기회를 놓치지 않은 다니. 일본 '게키 사카'는 "다니가 오기의 한 방을 터트렸다"라며 "이번 호주전은 타고난 스트라이커 '잠자는 호랑이' 다니가 죽기 살기로 깨어난 경기로 기억될 수도 있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다니는 지난해 1차 예선에서 전 경기 득점을 터트리며 팀 내 득점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대회에선 현지 입성 후 몸이 아파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컨디션 문제로 벤치를 지키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마지막 순간 골 맛을 보며 득점 본능을 뽐냈다. 
게키사카에 따르면 다니는 호주전을 마친 뒤 "앞선 두 경기를 결장하면서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에 열심히 준비했다"라며 "(득점 장면) 공간도 좁았고, 원터치가 아니면 어려웠다. 꽤 아슬아슬하게 발에 맞았다. 진짜 죽을 각오로 발을 뻗었다. 다리가 조금만 더 짧았으면 못 넣었을 수도 있었다"라며 웃었다.
또한 그는 "내가 필요하단 걸 증명한 거다"라며 "짧은 시간이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죽을 각오로 한다면 꼭 할 수 있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남다른 다짐을 밝혔다.
[사진] 게키 사카 / 요시다 다로.
이제 일본의 8강 상대는 개최국 사우디다. 다니는 "사우디는 어려운 상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발로 출전하든 아니든 열심히 뛸 생각뿐이다. 주어진 시간이 아무리 짧아도 골을 넣을 생각밖에 없다"라고 각오를 불태웠다.
게키 사카는 "다니는 한국 태생의 한국인으로 고등학교 떄부터 사간 도스 U-18 팀에서 도전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어머니의 나라인 일본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싸움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죽기 살기로'라는 말을 반복한 모습에서도 이번 경기를 향한 뜨거운 마음이 느껴졌다"라고 전했다.
'사커 다이제스트'도 다니의 득점에 주목했다. 매체는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인 일본의 유일한 광명은 다니의 부활이다. 그는 지난해 예선에서 7득점을 기록했고, 이번에도 184cm의 큰 체격과 득점력으로 기대를 받았다"라며 "다니의 부활은 팀에 든든한 힘이 된다. 그는 일본의 승리를 위해 계속해서 골 욕심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다니는 준결승에서 한국 골문을 겨냥하게 될 수도 있다. 일본과 한국이 나란히 8강에서 승리한다면 4강에서 맞붙게 된다. 다니로서는 어머니의 나라를 대표해 아버지의 나라를 적으로 만나게 되는 셈이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으로선 다니를 잘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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