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비피셜' BBC 주목 "팀 위해 SON 벤치로 내려야", "주장 그만 시키자"...손흥민, 토트넘 현지 팬들도 걱정 가득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4.12 02: 47

제 아무리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라도 흐르는 세월을 비껴갈 순 없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는 분위기다. 토트넘 팬들이 느려지고 있는 손흥민을 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1일(한국시간) "'나이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손흥민의 폼에 대한 팬들의 평결"이라며 최근 손흥민의 경기력에 대한 현지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자신을 '션'이라고 밝힌 한 팬은 "개인적으로 손흥민의 문제는 이제 32살이고, 33살이 멀지 않았으며 신체적으로 쇠퇴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곧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토트넘 팬들은 그가 3~4일마다 뛸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손흥민은 일주일 쭉 휴식이 필요하며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라고 짚었다.

손흥민이 주장직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주장도 눈에 띄었다.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는 우려였다. '리처드'라는 팬은 "난 손흥민에게서 주장 완장을 가져와 크리스티안 로메로에게 줄 것이다. 그가 자유롭게 자신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라"라고 말했다.
다른 팬들의 의견도 대체로 비슷했다. 손흥민이 그동안 토트넘에서 보여준 맹활약과 헌신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이젠 '에이징 커브'를 피할 수 없다는 것. '렌'은 "손흥민에 대해선 안타깝다. 하지만 나이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친다. 그는 더 이상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다. 팀을 위해 그를 벤치로 내려야 한다"라고 냉철한 평가를 내렸다.
자신을 '로리'라고 소개한 팬도 "손흥민은 클럽에서 훌륭한 선수였으며 지금도 드물게 그 번뜩임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는 강력한(impact) 후보가 돼야 한다. 킥오프 한 시간 뒤에 지친 수비수들을 상대한다면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마티스 텔이나 윌손 오도베르가 선발로 나서면 그들의 속도 때문에 상대 수비가 지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새로운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계속해서 윙어들을 골대에서 멀리 떨어뜨려 두고 풀백들을 박스 안과 중앙으로 침투시키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찰리'라는 이름을 쓴 한 팬은 "손흥민은 나이가 들면서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이 부분이 그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속도 없이도 경기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같은 날 열린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에서도 고개를 떨궜다. 이날 토트넘은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1차전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1-1로 비겼다.
홈에서 기선제압에 실패한 토트넘. 이제 토트넘은 탈락을 피하기 위해선 다음주 프랑크푸르트 원정에서 꼭 승리해야 한다. 양 팀의 2차전은 오는 18일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펼쳐진다.
손흥민은 어김없이 4-3-3 포메이션의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그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높게 솟구치는 크로스로 프리킥 기회를 놓쳤고, 날카롭게 감아찬 슈팅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손흥민은 1-1로 맞서고 있던 후반 34분 텔과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영국 현지에서는 손흥민을 향해 혹평을 쏟아냈다. '풋볼 런던'은 "후반 초반 좋은 슈팅 외에는 주장으로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며 평점 5점을 줬다. '골닷컴'은 "만약 포스테코글루가 이 경기를 다시 치를 수 있다면, 손흥민에게 수비수를 상대로 드리블하지 말라고 지시했을 것이다(혹은 그래야 했다). 너무 쉽게 공을 뺏겼고, 결정적인 지역에서는 좀처럼 위협적이지 않았다"라며 평점 4점을 매겼다.
BBC의 니자르 킨셀라 기자도 손흥민의 부진을 지적했다. 그는 "손흥민은 더 이상 토트넘 홋스퍼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아닌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토트넘이 승리를 좇는 상황에서 공격수 손흥민을 교체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클럽 아나운서가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불렀던 프랑크푸르트와 경기에서 10대 텔과 교체됐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킨셀라는 "손흥민을 텔로 교체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결정은 전적으로 옳았다. 그는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고전했기 때문"이라며 "올 시즌 손흥민을 보면 그는 예전만큼 빠르지 않거나 날카로워 보이지 않는다. 득점하기 위해 수비 뒤로 침투하거나 공을 빠르게 반 야드(45cm)만큼 치는 걸 하지 못한다"라고 비판했다. 
손흥민은 이날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1882년 토트넘이 창단된 이래로 그보다 많은 유럽대항전 경기를 뛴 선수는 한 명도 없다. 킨셀라는 "손흥민이 토트넘 레전드라는 사실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유럽대항전 통산 67번째 출전 기록을 세우면서 해리 케인과 함께 클럽의 최다 출장 공동 1위에 올랐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다. 킨셀라는 "그러나 케인과 달리 손흥민의 영향력은 그의 속도가 떨어짐에 따라 약해지고 있다. 그는 최근 17경기에서 단 1골만 넣었다. 그마저도 홈에서 본머스를 상대로 넣은 페널티킥이었다. 손흥민은 더 이상 토트넘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아닌 것 같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BBC부터 현지 토트넘 팬들의 의견까지 어느 정도 일치한다. 킨셀라부터 팬들까지 아무도 손흥민이 토트넘의 레전드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지만, 아름다운 이별이 필요한 타이밍이 머지 않았다고 느끼는 모양새다. 혹은 세월의 흐름을 인정하고 손흥민의 팀 내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것. 
손흥민과 토트넘은 올 시즌 토트넘과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햄스트링 부상과 노쇠화로 고전한 데다가 전술적으로 골대에서도 멀어지면서 리그 7골 10도움을 올리는 데 그쳤다. 토트넘도 리그 31경기에서 16번이나 패배하며 1977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다가오는 여름이 손흥민과 토트넘 양측에 중요한 순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10년 만에 결별할지 혹은 은퇴할 때까지 동행을 이어갈지 판가름 날 타이밍이다. 어떤 일이 벌어져도 크게 이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손흥민이 이대로 트로피 없이 토트넘을 떠나더라도 그는 클럽 역사에 남을 전설이란 점이다. 그는 지난 2015년 바이어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한 뒤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았다. 그는 토트넘 7번 유니폼을 입고 451경기에서 173골 96도움을 터트렸다.
앞서 토트넘 팬 커뮤니티 '투 더 레인 앤 백'도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한 뒤로 충성스러운 하인이었다. 전설이라는 단어는 축구계에서 너무 쉽게 사용되지만, 토트넘 7번은 클럽의 전설이자 클럽 역사상 최고의 선수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은 모든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토트넘 위해 매주 활약하고 있다"라고 짚은 바 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