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롭(58) 전 감독이 돌아온다. 그가 지난해 리버풀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처음으로 리버풀을 방문할 예정이다.
리버풀은 10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클롭이 'LFC 재단'의 연례 행사인 갈라볼 연설자로 참석한다. 전 리버풀 감독인 그는 LFC 재단 명예 홍보대사로서 초청 연사로 합류, 클럽을 떠난 뒤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리버풀은 "클롭은 리버풀에서 근무하는 동안 오랜 기간 LFC 재단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팀을 떠난 뒤로도 LFC 재단의 첫 번째 명예 홍보대사를 맡으며 헌신을 재확인했다. 클롭을 다음달 23일 리버풀 성공회 대성당에서 열리는 갈라볼에서 클럽의 공식 자선 단체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리버풀 팬들과 만나게 될 클롭. 그는 "내가 LFC 재단의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두 알고 있다. 그 일을 기념하고 그들이 하고 있는 놀라운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중요한 기금을 모으는 데 동참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매트 패리시 LFC 재단 CEO는 "올해 갈라볼을 기대하고 있다. 클롭이 행사를 돕기 위해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클롭은 리버풀 감독 시절 우리의 훌륭한 지지자였다. 그의 지속적인 도움에 감사드린다"라고 환영했다.


클롭은 리버풀 역사에 남을 명장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2015년 도르트문트를 떠나 리버풀에 부임했고, 중위권에서 헤매던 팀을 빠르게 우승 경쟁자로 만들었다. 클롭 체제 리버풀의 성적은 489경기 304승 100무 85패. 또 하나의 전성기였다.
무엇보다 클롭은 리버풀을 지휘하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1회(2019-2020), FA컵(2021-2022), EFL컵(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2018-2019) 등 무려 7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에 꾸준히 맞서 싸운 유일한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클롭은 계획보다 리버풀과 빨리 작별했다. 그는 지난해 1월 번아웃을 이유로 2023-2024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더 남아있었지만, 리버풀 측도 클롭의 뜻을 존중해 보내주기로 택했다.
클롭은 여러 팀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으나 모두 거절하며 감독직과 거리를 뒀다. 이후 휴식을 취하던 그는 지난해 10월 레드불 그룹의 글로벌 축구 책임자를 맡으며 그룹 산하 구단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있다. 감독 대신 행정가로 변신한 클롭이다.

그럼에도 클롭은 여전히 리버풀을 잊지 않았다. 그는 주로 고국 독일에서 지내면서 자연스레 리버풀과는 멀어졌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클롭이 연설하는 갈라볼 행사를 통해 모금된 기금은 LFC 재단 활동을 위해 쓰인다. LFC 재단은 지난 시즌 127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도우며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선 단체다. 이번에 모인 기금 중 일부는 구단의 공식 전 선수 협회인 '포에버 레즈'에도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클롭은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안필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자선 행사에서 우승 퍼레이드가 열린다면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리그 7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승점 73점으로 2위 아스날(승점 62)보다 11점이나 앞서 있다. 리버풀 데뷔 시즌부터 정상에 오르기 직전인 아르네 슬롯 감독은 클롭과 시즌 내내 꾸준히 문자를 주고받았다며 클롭이 안필드나 훈련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초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 갈 계획이지만, 퍼레이드 버스에는 타지 않을 거다. 그게 목표지만, 두고 봐야 할 거다. 마지막 경기에는 갈 것 같다. 솔직히 그 전에는 (안필드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혹시라도 내가 방문한 경기에서 패배한다면 마치 불운을 가지고 온 듯한 느낌이 들 것"이라며 거리에서 팬들과 리버풀의 우승을 만끽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리버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