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잘했는데 축구의 신이 버렸다" 포스텍, 또 핑계 대잔치...다음주 경질 위기→"올 시즌 내내 이랬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4.11 20: 18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축구의 신'에게 버림받았다고 한탄했다.
토트넘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1차전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1-1로 비겼다.
홈에서 기선제압에 실패한 토트넘. 이제 토트넘은 탈락을 피하기 위해선 다음주 프랑크푸르트 원정에서 꼭 승리해야 한다. 양 팀의 2차전은 오는 18일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펼쳐진다.

[사진] Beanyman sports 유튜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하는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도미닉 솔란케-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로드리고 벤탄쿠르-루카스 베리발, 데스티니 우도기-미키 반 더 벤-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선발로 나섰다.
디노 토프묄러 감독이 지휘하는 프랑크푸르트는 4-2-3-1로 맞섰다. 위고 에키티케, 나다니엘 브라운-마리오 괴체-장 마테오 바오햐. 휴고 라르손-엘리스 스키리, 아르튀르 테아트-투타-로빈 코흐-라스무스 크리스텐센, 카우앙 산투스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킥오프 6분 만에 프랑크푸르트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수비 진영에서 매디슨의 공을 뺏어내며 역습에 나섰고, 빠르게 최전방 에키티케에게 롱패스를 뿌렸다. 에키티케는 주춤주춤 치고 들어오면서 포로를 제쳐내고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이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26분 매디슨이 박스 왼쪽에서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골문 앞으로 패스했다. 이를 포로가 감각적인 백힐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했다.
토트넘이 안방에서 승리하기 위해 열심히 프랑크푸르트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좀처럼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10분 베리발의 대포알 중거리 슈팅이 골대 모서리를 때렸고, 2분 뒤 벤탄쿠르의 헤더도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34분 손흥민을 포함한 3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소득을 얻지 못했다. 종료 직전 반 더 벤의 헤더까지 산투스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토트넘으로서는 내려앉은 프랑크푸르트를 뚫어내야 했지만, 한끗이 모자랐다. 이날 토트넘은 슈팅 수(10-4)와 유효 슈팅(6-2), 패스 성공(468-332) 등에서 모두 앞섰으나 결정적 기회를 많이 만들진 못했다. 기대 득점(xG)도 0.94로 프랑크푸르트(0.36)보다는 훨씬 높았지만, 1골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두 차례 골대 불운과 반 더 벤의 마지막 빗맞은 슈팅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자 한 기자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순간 반 더 벤의 슈팅이 골대 위로 넘어갔을 때 축구의 신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처럼 느껴졌는가?"라고 질문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 올 시즌 내내 그랬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시즌 축구의 신이 우리를 외면하고 다른 팀을 가호하고 있다는 사실에 체념하고 있다. 그들은 분명히 다른 클럽과 다른 감독들 때문에 바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즌엔 축구의 신 없이 해내야만 할 것 같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번에도 자기 성찰보다는 운이 없었던 탓으로 돌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그는 "전반적으로 우리 경기력은 정말 좋았다. 일찍 실점한 뒤 반응도 정말 좋았다"라며 "골대를 3번이나 때렸고(실제 기록은 2번), 상대 골키퍼가 놀라운 선방을 해냈다. 다른 좋은 기회도 많았다. 다른 밤이었다면 우리가 편안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언제 경질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내내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다. 프리미어리그 31경기에서 16번이나 패하며 1977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리그 순위도 14위에 불과하다.
UEL이 마지막 희망이다.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건 UEL 우승뿐이다. 지금까지는 잊고 싶은 시간들이었지만, 17년 만의 무관 탈출을 일궈낸다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가능하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토트넘 보드진도 이젠 인내심을 잃었다. UEL에서 극적으로 우승하지 못하는 한 이번 시즌을 끝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다가오는 프랑크푸르트와 2차전에서 그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는 것.
토트넘은 이미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후임자를 물색 중이다.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과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 등이 유력한 차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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