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더 브라위너(34, 맨체스터 시티)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8, 인터 마이애미)와 함께 뛰는 날이 오게 될까. 최근 맨시티와 작별을 선언한 그의 다음 행선지로 인터 마이애미가 유력하다는 소식이다.
영국 '가디언'은 9일(이하 한국시간) "더 브라위너는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할 수 있다. 그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합류하기로 결정한다면 그 목적지는 인터 마이애미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도했다.
최근 보도들에 따르면 인터 마이애미는 더 브라위너의 '디스커버리 권리(Discovery Rights)'를 획득했다. 이는 더 브라위너가 MLS로 이적할 시 인터 마이애미가 가장 먼저 협상할 수 있는 권리다.
원래 더 브라위너의 디스커버리 권리는 신생 구단인 샌디에이고 FC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올해 초 더 브라위너 영입이 구단의 계획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해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인터 마이애미가 권리를 부여받게 된 것.

더 브라위너는 최근 맨시티와 작별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4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번 시즌이 맨시티 선수로 마지막 몇달이 될 것이다.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지만 선수라면 언젠가 마주해야 될 상황이다. 맨체스터는 우리 가족에게 영원히 기억될 이름이다"라며 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팀을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더 브라위너는 "좋든 싫든 이제 이별의 시간이다. 맨체스터는 우리 가족의 여권뿐만 아니라 마음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이곳은 항상 우리의 집이다. 이 도시, 클럽 직원, 동료들, 친구들, 가족 모두에게 지난 10년의 여정을 함께해 준 것에 대해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를 전한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다. 하지만 이건 내 인생 최고의 챕터였다. 마지막 순간들을 함께 즐겨보자!"라며 남은 시즌 모든 걸 불태우겠다고 다짐했다.


1991년생 더 브라위너는 맨시티를 넘어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남을 전설 중 한 명이다. 그는 2015년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뒤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함께 프리미어리그(PL) 우승 6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1회, FA컵 우승 2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우승 5회 등을 기록했다.
더 브라위너는 지난 시즌에도 26경기 6골 18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한 실력을 자랑했다. 말 그대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다운 활약이었다. 이 때문에 맨시티가 2025년 여름 계약이 끝나는 그에게 계약 연장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언제나 더 브라위너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 그러나 세월을 이길 순 없었다. 더 브라위너는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다.
더 브라위너는 지난 시즌 햄스트링 부상으로 5개월 결장했고, 올 시즌에도 10경기 넘게 빠져야 했다. 복귀 후에도 출전 시간 관리를 위해 벤치에 출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더 브라위너는 맨시티와 10년 동행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맨시티는 그를 위한 헌정 동상을 제작해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제 관심을 모으는 건 더 브라위너의 다음 커리어. 그는 은퇴하는 대신 다른 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이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작년 여름에도 더 브라위너를 원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상황. 그중에서도 인터 마이애미가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데이비드 베컴이 공동 구단주를 맡고 있는 인터 마이애미는 이전부터 더 브라위너와 연결돼 왔다.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조르디 알바가 뛰고 있는 초호화 라인업에 더 브라위너까지 추가하려 한다는 것. 마이애미는 더 브라위너가 가장 중요시하는 자녀들의 생활과 교육 여건도 좋은 곳이기에 가능성은 충분하다.

관건은 더 브라위너의 높은 연봉이다. 그는 현재 맨체스터 시티에서 연간 약 2500만 달러(약 363억 원)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이는 MLS 최고 수준인 리오넬 메시의 2000만 달러(약 287억 원)보다도 높은 수치다.
MLS는 샐러리캡 제도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기본적으로 연봉 상한선은 약 74만 달러(약 11억 원) 수준이지만, '지정 선수 제도(Designated Player Rule, DP)'를 활용하면 예외가 가능하다. 구단은 최대 3명의 선수를 지정선수로 등록해 샐러리캡을 초과해 계약할 수 있다. 다만 인터 마이애미는 이미 메시, 세르히오 부스케츠, 조르디 알바로 지정선수 슬롯을 모두 사용 중이다.


가디언은 "이 때문에 더 브라위너가 여름에 인터 마이애미로 합류하더라도, 당장은 지정선수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일반 할당금(GAM)'과 '목표 할당금(TAM)'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제도는 구단이 일정 금액만큼 연봉의 일부를 보조하거나 조정해 샐러리캡 내에 맞출 수 있도록 하는 MLS 고유의 장치다.
매체에 따르면 인터 마이애미는 현재 약 310만 달러(약 45억 원)의 GAM을 보유 중이다. TAM은 보유액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미 수아레스 등 6명의 선수에게 해당 제도를 사용 중이라 여유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사례도 있다. 가디언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2018년 LA 갤럭시에 TAM 계약으로 입단한 뒤, 이듬해 DP 계약으로 전환한 바 있으며, 조르디 알바 역시 2023년 여름 메시와 함께 TAM 계약으로 입단 후 이후 지정선수로 전환됐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메시, 알바, 부스케츠 모두 2025년까지 계약이 맺어져 있기에 더 브라위너가 그 이후에 DP 자격을 얻는 방식도 고려될 수 있다.
결국 더 브라위너의 의지와 협상의 유연성이 관건이다. 매체는 "인터 마이애미가 그를 데려올 수 있다면, 메시와의 '유럽 최고급 조합'이 북미 대륙에서 다시 펼쳐질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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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포츠 키다, ESPN, 풋볼 트랜스퍼스, 케빈 더 브라위너, 맨체스터 시티, 433, 스코어 90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