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에게 드리블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충격적인 비판이 제기됐다.
토트넘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1차전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1-1로 비겼다.
홈에서 기선제압에 실패한 토트넘. 이제 토트넘은 탈락을 피하기 위해선 다음주 프랑크푸르트 원정에서 꼭 승리해야 한다. 양 팀의 2차전은 오는 18일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펼쳐진다.
손흥민은 어김없이 선발 출전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도미닉 솔란케-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로드리고 벤탄쿠르-루카스 베리발, 데스티니 우도기-미키 반 더 벤-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선발로 나섰다.
프랑크푸르트는 4-2-3-1로 맞섰다. 위고 에키티케, 나다니엘 브라운-마리오 괴체-장 마테오 바오햐. 휴고 라르손-엘리스 스키리, 아르튀르 테아트-투타-로빈 코흐-라스무스 크리스텐센, 카우앙 산투스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킥오프 6분 만에 프랑크푸르트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수비 진영에서 매디슨의 공을 뺏어내며 역습에 나섰고, 빠르게 최전방 에키티케에게 롱패스를 뿌렸다. 에키티케는 주춤주춤 치고 들어오면서 포로를 제쳐내고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이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26분 매디슨이 박스 왼쪽에서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골문 앞으로 패스했다. 이를 포로가 감각적인 백힐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했다.
토트넘이 안방에서 승리하기 위해 열심히 프랑크푸르트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좀처럼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10분 베리발의 대포알 중거리 슈팅이 골대 모서리를 때렸고, 2분 뒤 벤탄쿠르의 헤더까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34분 손흥민을 포함한 3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소득을 얻지 못했다. 종료 직전 반 더 벤의 헤더까지 산투스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토트넘으로서는 아쉬운 결과. 특히 손흥민의 침묵이 지적되고 있다. 이날 그는 약 79분간 슈팅 2회, 기회 창출 2회, 박스 내 터치 5회, 드리블 성공 0회(시도 2회)를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어처구니없게 벗어나는 크로스로 프리킥 기회를 놓쳤고, 날카롭게 감아찬 슈팅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영국 현지에서는 손흥민에게 혹평을 아끼지 않았다. 런던 지역지 '풋볼 런던'은 "후반 초반 좋은 슈팅 외에는 주장으로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며 그에게 평점 5점을 줬다. '이브닝 스탠다드'도 "득점 장면 빌드업에는 관여했지만, 전체적인 임팩트는 부족했다"라며 5점을 매기는 데 그쳤다.
'골닷컴'은 손흥민의 드리블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매체는 "만약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 경기를 다시 치를 수 있다면, 손흥민에게 수비수를 상대로 드리블하지 말라고 지시했을 것이다(또는 그래야 했다). 너무 쉽게 공을 뺏겼고, 결정적인 지역에서는 좀처럼 위협적이지 않았다. 결국 교체됐다"라며 평점 4점을 부여했다.
팬심도 좋지 않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토트넘 뉴스'는 "충격적인 손흥민이다. 그는 다시 한번 골을 넣지 못했다"라며 팀 내 최하점인 평점 3점을 줬다. 매체는 "손흥민은 많은 볼 소유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소셜 미디어에서도 "지금이라도 팔아야 한다", "왜 맨날 선발인지 모르겠다", "사우디도 어렵겠다" 등의 실망 섞인 반응이 많았다.

한편 UEL은 올 시즌 토트넘의 마지막 희망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31경기에서 16번이나 패하며 1977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토트넘 보드진도 이젠 인내심을 잃었다.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건 UEL 우승뿐이다. 지금까지는 잊고 싶은 시간들이었지만, 17년 만의 무관 탈출을 일궈낸다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가능하다.
UEL 성적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운명이 달려있기도 하다. 토트넘은 UEL에서 극적으로 우승하지 못하는 한 이번 시즌을 끝으로 그를 경질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미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과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 등이 유력한 차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