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 논란에도 끄떡없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정철원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흔들림 없는 필승조로 자리잡으려고 한다.
정철원은 지난 10일 사직 KIA전 6-3으로 앞선 7회 2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6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상황 자체가 긴박했다. 6-3으로 쫓기고 있었고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왔다. 타석에는 현재 홈런 1위 거포 패트릭 위즈덤. 3볼로 시작하면서 위기를 증폭시키는 듯 했다. 그러나 3볼에서 위즈덤이 타격을 감행했는데 파울이 됐다. 이후 슬라이더 3개를 연달아 던져 위즈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고 결국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한고비를 넘겼고 정철원은 특유의 포효 세리머니를 펼쳤다.

8회에도 올라와 이우성을 우익수 뜬공, 변우혁을 삼진으로 솎아내고 공을 김원중에게 넘겼다. 최근 정철원은 너무 많이, 자주 마운드에 올라왔다. 믿을 만한 필승조가 없었고 정철원 밖에 없었고 또 경기도 계속 3점차 이내의 접전으로 흘러갔다. 팀이 치른 16경기 중 10경기에 마운드에 올랐다. 앞서 6일 친정팀 두산과의 경기에서 1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홀드를 기록했지만 12-7로 앞선 상황을 지키지 못했고 12-15로 대역전패를 당했다.
하루 쉬고 맞이한 8일 사직 KIA전에서도 정철원은 접전을 이겨내지 못했다. 3-3에서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결국 2실점을 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롯데로 트레이드 된 이후 첫 패전 투수였다.
그러나 2경기 만에 정철원은 다시 팀 승리를 지키는 필승조로 돌아왔다. 잦은 등판에 혹사 논란이 따라오는 상황. 그러나 정철원은 “피곤해 보였다면 그것조차 내 실수이고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몸 관리를 잘못했던 제 탓인 것 같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지난 두 차례 등판을 되돌아보며 단 앞서 두 경기에서 개인적으로 호가 많이 났고 만족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철저히 준비했다”며 내가 못 던진 날을 경기에서 꼭 지더라. 그래서 부담을 갖지 말되 나만 잘하면 팀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최선을 다해서 남은 경기 열심히 던져보려고 한다”고 책임감을 말했다.
지난 6일 두산전이 끝나고, 정철원은 늦은 시간까지 퇴근하지 않고 파울 펜스에 공을 혼자 던지며 부진의 이유를 곱씹었다. 그는 “밸런스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서 불펜장에서 섀도우 피칭을 하다가, 공을 안 던지면 모를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공까지 던졌다”고 설명했다.

자주 마운드에 오르고 있지만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 하는 정철원이다. 그는 “감독님께서 ‘잘 던졌다’, ‘고생많다’라는 칭찬을 직접적으로 안 하시지만 승리를 꼭 지켜야 하는 중요한 상황에 올려주시는 게 제가 생각할 때는 최고의 칭찬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팀원들의 기대와 코치님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열심히 던지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직 본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강조하는 그다. 그는 “아직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최고의 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야구 인생도 길고 롯데에서 보여드려야 할 모습이 많다. 못 던질 때 혼도 많이 나겠지만 제가 던질 수 있는 가장 최고의 공을 팬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게 몸 관리 잘하고 준비를 잘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구단의 수훈선수로 선정됐고 팬들 앞에 섰다. “우승을 목표로 끝까지 응원해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철원은 진심으로 롯데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