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듀오로 평가받는 외국인투수 2명을 내고도 꼴찌팀에 1승 2패 루징시리즈를 당했다. 그런데 야속하게도 다음 상대가 압도적 선두를 질주 중인 잠실 라이벌이다. 불과 사흘 전 5할 승률의 기쁨을 만끽했던 두산 베어스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3차전에서 2-7 완패를 당하며 2연패 수렁에 빠졌다. 꼴찌 한화를 만나 주중 3연전을 1승 2패 루징시리즈로 마쳤다.
5회까지 팽팽한 명품 투수전을 펼치다가 6회초 선발 잭로그가 와르르 무너졌다. 1사 후 에스테반 플로리얼, 문현빈의 연속안타로 처한 위기에서 더블스틸을 허용하며 첫 실점한 잭로그는 노시환의 볼넷, 2루주자 문현빈의 3루 도루, 1루주자 노시환의 2루 도루로 이어진 2사 2, 3루에서 김태연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잭로그를 대신해 이영하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이영하 역시 이진영 상대 안타, 1루 대주자 이원석에게 도루를 연달아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고, 2사 2, 3루에서 이재원을 만나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헌납했다. 한화의 KBO리그 35년 만에 한 이닝 5도루에 배터리가 초토화됐다.
0-5로 뒤진 7회초에는 김호준이 1사 후 문현빈에게 내야안타를 맞고 최종인에게 바통을 넘겼다. 최종인은 노시환의 우전안타로 이어진 1사 1, 3루에서 폭투를 범해 추가 실점한 뒤 타석에 있던 채은성마저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루키 홍민규가 마운드에 올라 김태연에게 1타점 쐐기 적시타를 맞았다. 믿었던 선발 잭로그는 5⅔이닝 6피안타 2볼넷 7탈삼진 4실점 난조를 보이며 시즌 3패(1승)째를 당했다.

지난 8일만 해도 두산 선수단 분위기는 희망으로 가득 찼다. 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15-12 대역전승에 이어 8일 연장 11회 끝 한화마저 끝내기로 제압하며 시즌 첫 5할 승률을 달성했기 때문. 이승엽 감독은 “양의지가 살아나면서 팀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치지 못할 때는 다른 방법으로 점수를 내야 하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뛰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허슬두 정신의 부활을 반겼다.
두산은 기세를 이어 리그 최강 원투펀치로 평가받는 콜어빈-잭로그 듀오를 차례로 출격시켰다. 3연전 첫 경기를 끝내기로 따낸 터라 최소 위닝시리즈가 예상됐던 상황. 그러나 야구는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순항하던 콜어빈이 갑자기 살아난 한화 타선에 고전하며 6이닝 5실점(2자책) 첫 패전투수가 됐고, 2선발 잭로그마저 5⅔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반면 최하위 한화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부활과 함께 1선발 코디 폰세가 6이닝 4실점, 2선발 라이언 와이스가 7⅔이닝 2실점으로 나란히 승리를 수확했다. 와이스의 경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89로 고전 중이었는데 지난해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0.75로 강했던 두산을 만나 반등에 성공했다. 8회 2사에서 교체를 거부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두산은 2연승 뒤 2연패를 당하며 5할 승률 승패마진이 –2로 벌어졌다. 순위도 7승 9패 6위로 떨어진 상황.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주말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를 만난다. 평소 같았으면 라이벌 의식을 통한 반등에 기대를 걸었겠지만, 지금 LG는 그 누구도 막을 수가 없는 최강팀이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3년보다 더 막강한 전력을 구축하며 2위 삼성 라이온즈에 3경기 앞선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14경기 12승 2패 승률 .857의 무서운 신바람을 타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2023년 부임 후 2년 연속 라이벌 LG에 상대전적에서 밀렸다. 첫해 5승 11패에 이어 지난해 7승 9패로 당했다. 설욕과 함께 연패를 끊어야하는 상황인데 라이벌이 너무 막강해졌다. 여기에 콜어빈-잭로그 원투펀치를 모두 소진한 터라 토종 에이스 곽빈이 없는 최원준 김유성 최승용 플랜B 트리오로 압도적 선두를 상대해야 한다. 반대로 LG는 리그 최강 5선발 송승기를 시작으로 요니 치리노스 손주영 등판이 예정돼 있다. 선발 매치업부터 객관적 전력 상 열세다.

11일 선발투수로 예고된 최원준의 시즌 기록은 3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17. 최근 등판이었던 5일 사직 롯데전에서 4⅔이닝 4실점 난조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해 LG 상대로는 7월 21일 한 차례 선발로 나서 5이닝 3실점 노 디시전에 그쳤다.
이에 맞서는 송승기는 시즌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 중이다. 최근 등판이었던 4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감격의 데뷔 첫 승을 올렸다. 라이벌 두산은 데뷔 첫 만남이다.
두산은 객관적 전력을 뒤집는 반전이 없다면 자칫 긴 연패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주말 사흘 가운데 하루라도 생각지도 못한 선수의 생각지도 못한 깜짝 활약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중위권에서 계속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두산은 12승 2패 압도적 1위를 질주 중인 라이벌을 상대로 다시 분위기를 바꿀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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