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하나도 못 쳤는데…ML 왜 이정후에게 열광하나, 파격 전망까지 "타격왕 가능, MVP 5위 안에 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4.11 05: 00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매력에 미국이 흠뻑 빠졌다. 아직 홈런 하나 치지 못했지만 엄청난 컨택과 2루타 생산 능력으로 올스타와 타격왕, 나아가 MVP 후보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미국 ‘ESPN’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 초반 성적을 바탕으로 대담한 예측들을 했는데 이정후가 내셔널리그(NL) 타격왕에 오르며 MVP 투표 5위 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전날(9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도 올 시즌 초반 뜨거운 활약을 지속할 선수 6명 중 한 명으로 이정후를 꼽으며 올스타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ESPN은 그보다 훨씬 더 파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ESPN은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가 NL 타격왕에 오르고, MVP 투표 상위 5위 안에 들 것이다’며 ‘부상으로 37경기 만에 중단된 신인 시즌에 15타석만 적게 들어섰다면 이 예측에 NL 신인상도 추가했을 것이다’고 높게 평가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이정후는 루이스 아라에즈(샌디에이고 파드리스)보다 더 빠르고, 장타를 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타구를 다양한 방향으로 보낼 수 있는 스프레이 히터로 수비하기 까다롭다. 윌리 아다메스 뒤, 맷 채프먼 앞에서 타격을 하기 때문에 (견제 없이) 타격할 수 있는 공을 얻고, 주자가 있는 상황에 칠 가능성이 높다’며 ‘얀디 디아즈, 율리 구리엘, 팀 앤더슨, 제프 맥닐, 디 고든 등 최근 타격왕을 보면 잘 알려지지 않은 타자들이 차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교타자로 꼽히는 아라에즈는 2022년(.316) 아메리칸리그(AL)에서, 2023년(.354)과 지난해(.314)에는 NL에서 타격왕에 등극했다. 3년 연속 리그를 넘나들며 수위타자에 올랐고, 최근 2년 연속 200안타(203개, 200개)를 기록했다. ESPN은 그보다 발 빠르고, 장타도 잘 치는 이정후를 ‘아라에즈 상위 호환’이라고 본 것이다. 
그만큼 시즌 초반이지만 이정후의 활약이 대단하다. 10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2루타, 3루타 포함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 8일 신시내티전에선 ‘파이어볼러’ 헌터 그린의 100마일 강속구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치더니 이날은 안타 3개를 모두 변화구를 공략해 만들었다. 닉 마르티네스의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기막힌 컨택으로 우측 2루타, 우전 안타를 쳤다. 
이날까지 이정후의 시즌 성적은 11경기 타율 3할3푼3리(45타수 15안타) 4타점 11득점 3볼넷 7삼진 3도루 출루율 .375 장타율 .533 OPS .908. 아직 홈런이 하나도 없지만 양대리그 통틀어 최다 7개의 2루타를 폭발하며 홈런의 부족함을 메우고 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이저리그에는 ‘홈런왕은 캐딜락을 타고, 타격왕은 포드를 탄다’를 오래된 격언이 있다. 1946~1952년 7년 연속 NL 홈런왕에 오른 랄프 카이너가 한 말로 야구에서 홈런 타자가 받는 대우는 다르다는 의미다. 지난해 양대리그 MVP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도 모두 홈런왕으로 메이저리그 인기를 크게 끌어올렸다. 
홈런왕이 대접받는 야구계에서 이정후는 또 다른 매력으로 메이저리그를 열광시키고 있다. 2010년대 뜬공 혁명으로 홈런이 급증하면서 삼진이 늘고, 치고 달리는 인플레이 타구가 줄며 야구가 지루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23년부터 수비 시프트를 제한하고, 베이스 크기를 확대하는 룰 개정으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을 유도하고 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가장 원하는 선수가 바로 이정후 같은 유형이다. 비록 홈런이 많지 않지만 삼진을 적게 당하고, 인플레이 타구를 계속해서 생산한다. 그것도 잘 맞은 하트 히트들이 많다. 여기에 빠른 발로 도루도 하고, 적극적으로 뛰며 2~3루타를 만들어낸다. 치고 달리는 야구의 맛을 모처럼 보여주는 선수가 바로 이정후이고, 미국이 더욱 열광할 수밖에 없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