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보단 "예쁜 이야기"...파업 여진 속 '언슬전'의 결단 [현장의 재구성]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5.04.10 17: 43

의료 파업 장기화로 인해 여러 차례 편성이 연기되었던 '언슬전'. 여전히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지만, 공개를 결정한 '언슬전'을 향한 여러 눈빛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라마다 서울 신도림에서는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 신원호 크리에이터, 이민수 감독이 참석했다.
tvN 새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크리에이터 신원호, 이우정/ 연출 이민수/ 극본 김송희 / 기획 CJ ENM 스튜디오스/제작 에그이즈커밍)(이하 ‘언슬전’)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드라마다.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 서울 신도림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언슬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연출 이민수, 극본 김송희)’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드라마. 청춘 배우 고윤정(오이영 역), 신시아(표남경 역), 강유석(엄재일 역), 한예지(김사비 역), 정준원(구도원 역)이 극 중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를 배경으로 좌충우돌 일상을 보내는 레지던트들의 성장기를 예고한다.배우 정준원, 고윤정, 강유석, 신시아, 한예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2.10 / rumi@osen.co.kr

'언슬전'은  2020년, 2021년 시리즈로 방송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히트시킨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는 작품이다. 집필은 ‘슬의생’, ‘응답하라 1988’에 보조 작가로 참여했던 김송희 작가가 메인작가로 나서서 맡았고, 연출은 ‘얼룩’, ‘낯선 계절에 만나’를 연출한 이민수 감독이 맡았다. 
앞서 ‘슬의생’이 율제병원 본원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그렸다면, ‘언슬전'은 종로 율제병원으로 옮겨가 산부인과 레지던트들의 병원 생활을 다룬다. 배우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이 산부인과 레지던트로 분한 가운데, 작품 공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에 '언슬전'은 지난해 상반기 편성이 예정됐고, 지난해 1월  CJENM에서 진행한 ‘MEET&GROW 2024’에서 구체적으로 5월 편성 예정이 전해지기도 했다.
문제는 이듬해 2월부터였다. 주요 대형 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하며 의료 공백이 이어진 것. 이에 따라 의학 드라마에 대한 눈총이 이어졌고, 파업의 중심에 있는 전공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언슬전'을 향한 시선 역시 곱지 못했다. 결국 tvN 측은 이듬해 하반기로 편성을 미루게 됐고, '눈물의 여왕' 후속으로 예정되어 있던 '언슬전' 대신 '졸업'이 나서게 됐다. 
그러나 이후 편성 지연은 계속됐다. '졸업' 후속으로 '언슬전'이 아닌 '감사합니다'가 편성되면서 방영은 또 한 번 밀려나게 됐고, 하반기 토일드라마 라인업으로 '엄마 친구 아들', '정년이'가 들어서게 되며 연내 방송은 자연스레 무산되었다. 장기 편성 불발로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던 중, 올해 1월, tvN 측은 2025년 드라마 주요 라인업에 '언슬전'을 올리며 드디어 4월 편성을 확정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시청자를 찾아왔기에,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도 신원호, 이민수 감독을 향한 질문 역시 '의료 파업 장기화' 주제로 이어졌다. 관련 질문이 등장하자, 신원호는 "지금 그런 환경이 아니었으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거다. 직접 연출하고 준비한 친구들이 알아서 예쁘게 홍보했을 텐데. 아무래도 보호자 역할이다 보니, 자꾸 제가 얼굴을 내밀게 된다"라고 조심스레 운을 뗐다.
신원호는 "노심초사했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가 대본을 내고 촬영하고, 촬영 중반 이후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었다. 이게 언제 끝날지도 알 수가 없고, 지금도 모른다. 저희가 걱정한 건 하나다. 저희가 준비한 젊은이들의 예쁜 이야기가, 보시는 분들이 즐겁게 콘텐츠 그대로 보셔야 하는데, 다른 논리로 좀 삐뚤어지게 읽힐까였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편성을 원래 작년에 예정된 거보다 조금씩 의논해 가면서 미뤄왔다"라며 "모르겠다. 늘 말씀드리지만, 만들어서 풀어드리는 것까지가 저희의 몫이라 생각한다. 물어뜯든, 깨물어보든, 모든 시청의 시선은 보시는 분들의 몫이라. 처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제가 연출이면 여기까지 이야기하겠지만, 제가 아빠라서, 제발 많이 봐주세요"라며 "너무 고생들 했다. 연출, 작가, 배우들. 이제 막 시작하는 친구들이라, 너무 재밌고 예쁘게 만들었다. 근데 이게 다른 이유로 많이 못 보게 된다면 가슴 아플 것 같다. 제 것 할 때는 이렇게 안 하겠다. 많이 봐주시고, 사랑해 주시면 좋겠다"라며 시청을 당부했다.
이민수 감독은 의료계 파업 여파로 인한 촬영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촬영 후반부 쯤에 의료계 소식을 들었는데, 의외로 촬영 분위기에는 전혀 타격을 받진 않았던 거 같다. 저도, 배우들도, 미리 나와있던 대본들을 재미있게 촬영하고, 끝나가는게 아쉬울 정도로 배우들끼리도 친해졌어서, 그게 아쉬웠을 뿐이었다. 어떤 다른 사회적 이슈때문에 현장 분위기가 침체되었던건 없었던 거 같다"라고 전했다.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 서울 신도림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언슬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연출 이민수, 극본 김송희)’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드라마. 청춘 배우 고윤정(오이영 역), 신시아(표남경 역), 강유석(엄재일 역), 한예지(김사비 역), 정준원(구도원 역)이 극 중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를 배경으로 좌충우돌 일상을 보내는 레지던트들의 성장기를 예고한다.신원호 크리에이터, 이민수 감독, 배우 정준원, 고윤정, 강유석, 신시아, 한예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2.10 / rumi@osen.co.kr
특히 제작진은 '현실'과 '드라마'의 경계를 명확히하기도 했다. '현실반영'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신원호는 "저희 팀이 많이 받는 질문 유형이다. 리얼리티를 살린다고 하는 이미지가 있다 보니, 현실과 이런 건 맞지 않는데? 라는 질문을 많이 받긴 한다. 그런데 저희가 현실에서 개연성이 있다 싶은 걸 허구로 만들어 내는 팀이고, 그 안의 디테일을 리얼리티로 채워가는 거지, 모든 걸 반영하기는 힘들다. 아무래도 허구의 이야기를 만드는 게 드라마다 보니까"라고 소신을 전했다.
그러면서 "작가님이 취재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전공의가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앞선 시리즈에서 다뤘던 외과는 지원하시는 분들이 많이 없다 보니, 부족 현상이 있다고 하더라. 어찌 보면 저희에게 판타지라고 많이 한다. 많은 분이 원하는 바를 그려내는 팀이다. 그게 보고 좋으시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됐지, 뭐라고 불리는지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원하는 바가 담겨서 구성된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신원호는 "처음에는 슬전생의 젊은 버전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편집본을 보고는, 완전히 다른 작품임을 알았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풋풋한 청춘물이다. 제가 봤던 그 어떤 작품보다 재미가 쭉 상승곡선을 그린다. 놓치지 말고, 많은 사랑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드디어 빛을 본 '언슬전'이 예쁜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성큼 다가갈 수 있을까. '언슬전'은 오는 12일(토) 오후 9시 1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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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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