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19,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 유럽 무대에서 시즌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양민혁은 지난 10일 영국 옥스퍼드의 카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4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돼 옥스퍼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었다. QPR은 3-1로 승리했다.
QPR은 7경기 연속 무승(2무5패) 부진을 끊었다. 승점 49(12승13무16패)를 기록하며 리그 15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반면 옥스퍼드는 승점 45(11승12무18패)로 18위에 머물렀다.
양민혁은 후반 19분 교체 출전했다. 경기 종료 직전 쐐기골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골 장면은 매끄러웠다. 그는 페널티박스 안으로 빠르게 침투해 카라모코 뎀벨레의 스루 패스를 받았다. 곧바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고 공은 골키퍼 손끝을 스치며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달 30일 스토크 시티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이후 양민혁은 시즌 2호골을 기록했다.
그는 QPR 임대 이적 후 12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은 이날 양민혁에게 평점 7.4를 부여했다. 이는 팀 내 상위권 점수였다.
양민혁은 26분간 활약하며 볼터치 18회, 슈팅 2회, 패스 성공률 80%(5회 중 4회 성공), 걷어내기 2회, 헤더 클리어 2회, 가로채기 1회, 리커버리 3회, 지상 경합 승리 1회를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활약했다.
QPR은 전반 초반부터 공격을 이어갔다. 전반 7분 로니 에드워즈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42분에는 샘 필드의 슈팅이 수비수와 골키퍼에 맞고 굴절돼 추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후 후반 추가시간 양민혁의 골로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토트넘은 올 시즌 종료 후 양민혁을 팀에 복귀시켜 훈련에 합류시킬 계획이다. 현재 여러 선수가 임대 생활을 이어가는 가운데, 토트넘은 양민혁이 해리 케인처럼 임대 후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 사례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멀리서 양민혁을 응원하고 있다. 그는 양민혁의 임대가 결정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17일 영국 매체 '스탠다드'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양민혁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 달라"고 조심스럽게 당부했다.
그는 지난 앞서 8월에도 양민혁을 언급했다. 손흥민은 미국 스포츠 매체 맨 인 블레이저스과 인터뷰를 통해 “프리미어리그는 전혀 쉽지 않다. (양민혁에게)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라며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어, 문화, 신체, 인성,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야 하는 등의 부분에서 완벽한 준비가 돼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양민혁을 겁주려는 의도가 아니다. 직접 겪은 것을 토대로 현실적인 조언에 무게를 둔 것이다.
손흥민은 “양민혁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부분”이라며 “K리그에서 잘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여기선 어린 선수들이 항상 기회를 노린다. 서로 포지션을 차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양민혁이 마주할 냉혹한 미래도 꺼냈다.
같은 측면 공격수이기에 양민혁은 ‘제2의 손흥민’으로 불리곤 한다. 손흥민은 웃으며 “양민혁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돕겠지만, 내 자리를 100% 물려줄 생각은 없다. 그대로 가져가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민혁이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위로 점점 올라와야 한단 뜻이 내포돼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은 “나도 열심히 할 것이다. 나부터 더 좋은 선수가 돼야 한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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