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의 에이스인가?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이 에이스의 길을 굳건히 가고 있다. 지난 9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사직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하며 6이닝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의 3-1 승리를 이끌며 시즌 2승을 따냈다. 팀은 2연승을 거두며 시즌 처음으로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2회초 김태군의 선제 1타점 2루타와 3회초 나성범의 투런아치가 터져 3-0 리드를 안겨주었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3회 1사1,3루에서 레이예스의 2루 땅볼로 1실점했다. 36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7회까지 영의 숫자를 채워넣었다.
개막부터 작년 방어율왕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월22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광주)은 5이닝 무실점을 몸을 풀었고 3월28일 한화전(대전) 6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4월에 들어서자 이닝이터까지 해주고 있다. 3일 삼성전(광주)은 7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치더니 이날도 7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투심, 스위퍼, 체인지업, 커터, 커브까지 다채로운 구종을 앞세웠다. 투심 최고구속은 151km를 찍었다. 제구가 동반되는데다 공격적인 투구까지 나무랄 곳이 없는 투구였다. 올해 4경기에서 25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36의 짠물투구를 하고 있다. 작년보다 오히려 더 강한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 네일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상대타자들이 스위퍼의 궤적에 익숙해지면서 공략을 당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네일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했다. 그래서 좌타자용으로 체인지업을 연마했다. 일명 '킥체인지업'으로 고속인데다 낙폭까지 크다. 신구종을 앞세워 사령탑의 걱정을 싹 씻어냈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확 휘어지는 스위퍼에 떨어지는 좌타자 바깥쪽으로 체인지업까지 던지니 대응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시즌 초반 4경기 데이터에 불과하지만 좌타에 강해진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우타자 피안타율은 1할8푼6리에 불과한데 좌타자 피안타율은 1할3푼6리로 더 낮다. 작년에는 좌타자 2할6푼4리, 우타자는 2할5푼3리였다.

네일은 2024년 KIA 입단을 앞두고 스위퍼를 연마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직접 그립을 보여주며 "나는 공 전체를 손바닥으로 감는다"며 자랑했다. 실제로 마구같은 스위퍼로 정규리그를 지배했다. 8월 중순 타구에 턱 골절상을 입지 않았다면 15승도 가능했다. 대신 한국시리즈에서 "비행접시 같다"는 극찬을 들으며 스위퍼로 우승을 이끌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9일 롯데전에서는 슬로 커브(2개)까지 구사했다. 네일은 "오늘은 내가 잘 던지지 않았던 슬로우 커브를 통해 아웃을 잡았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고 웃었다. 커브는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유용한 구종이다. 스위퍼와 신체인지업에 커브까지 난공불락의 투구술을 보여주고 있다. 끊임없는 변화로 발전을 모색하는 효자 외인이 아닐 수 없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