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성공의 기운이 느껴진다. 비록 FA 계약한 선수와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선수가 모두 2군에 있지만 공백이 느껴지지 않게끔 활약 중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트레이드로 합류한 내야수 전민재(26) 덕분에 내야진 뎁스가 두터워졌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9일 사직 KIA전을 1-3으로 패하면서 3연패 수렁에 빠졌다. 5승9패1무로 최하위 추락 위기다. 타선에서는 부상자들도 있었고 투수진도 연이은 접전 경기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부조화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나마 희망이 있다면 지난 11월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들이 팀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 필승조 정철원은 최근 잦은 등판으로 힘이 떨어지긴 했지만, 김태형 감독의 기대대로 2022년 신인왕 시절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여기에 트레이드 메인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전민재가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민재는 올 시즌 내야진 곳곳을 오가며 활약 중이다. 유격수, 3루수, 2루수 등 팀이 필요한 곳을 기대 이상으로 채워주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전민재를 두고 “정말 필요한 자원이었다. 여기저기 너무 잘 메워주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손호영이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한 3루수 자리를 주로 채우고 있다. 또 고승민의 내복사근 부상으로 빠졌던 2루수 포지션에서도 나섰다. 무엇보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인 박승욱이 부진으로 이탈한 유격수 자리까지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 크다.
올해 전민재는 3루수로 6경기(5선발) 46이닝, 유격수로 6경기(4선발) 35이닝, 2루수로 4경기(4선발) 19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박승욱은 개막 이후 7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지난달 28일 1군에서 말소됐다. 그러다 지난 8일 1군에 올라와 선발 출장했지만 2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또 두 차례 실책까지 범했다. 김태형 감독은 가차 없이 9일 경기를 앞두고 다시 2군으로 보냈다.

전민재는 9일 경기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3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우전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7회말에는 유격수 방면의 땅볼을 때렸지만 전력질주로 1루에서 살아나며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그리고 9회말 1사 1루에서는 우중간 2루타로 1사 2,3루 기회를 창출했다. 마지막까지 KIA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최근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고 2안타 경기 1번, 3안타 경기 두 번을 기록했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3할6푼1리(36타수 13안타) 3타점 3득점 1도루 OPS .910을 기록 중이다. 13안타 중 2루타가 5개로 은근한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공수에서 김태형 감독이 원하는 활약을 해주며 트레이드 복덩이의 기운을 내뿜고 있다. 2023시즌을 앞두고 4년 50억원에 영입한 노진혁은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아직 2군에서도 실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예비 FA’ 박승욱도 아직 헤매고 있다.
고승민은 이제 막 부상에서 복귀했고 손호영도 부상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베테랑 김민성과 함께 전민재는 롯데 내야진의 활력소로 거듭났다. 트레이드 참 잘했다는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는 최근 전민재의 활약이다. 플랜A가 꼬였지만 플랜B가 그에 못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내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