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서울 SK를 위한 무대였다. 프로농구 새 역사를 쓴 SK가 시상식에서도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2024-2025 KCC 프로농구 시상식을 진행했다.
우승팀 SK의 수상 잔치였다. SK는 지난달 중순 조기 우승을 확정 지으며 구단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아울러 SK는 무려 46경기 만에 챔피언이 되면서 2011-2012시즌 DB(47경기)를 제치고 'KBL 역대 최소경기 정규리그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또한 41승 13패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구단 역사상 세 번째로 40승 고지를 밟기도 했다.
시상식에서도 SK의 독주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6개 계량 부문 개인상의 주인공이 발표됐다. 이정현(고양 소노)이 경기당 스틸 평균 1.9개로 2년 연속 스틸상을 수상했고, 캐디 라렌이 블록슛상(평균 1.2개)을 손에 넣었다.
허훈과 아셈 마레이가 각각 어시스트상(평균 6.2개)과 리바운드상(평균 13.1개)을 거머쥐었다. 3점슛상은 총 123개를 성공한 앤드류 니콜슨이 차지했다. SK에서는 자밀 워니(평균 22.6점)가 득점상을 받았다.
식스맨상은 KT 박준영이 받았다. 기량발전상(MIP)과 신인상은 양준석과 조엘 카굴랑안에게 돌아갔다. 카굴랑안은 KT 역사상 최초의 신인왕에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 5부터 본격적으로 SK의 이름이 불리기 시작했다. 이번 베스트 5는 역대 최초로 두 팀이 양분했다. 우승팀 SK와 준우승팀 LG 이름밖에 없었다.
워니가 111표 만장일치로 한 자리를 차지했고, SK 우승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안영준과 김선형도 각각 106표와 69표를 기록하며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두 자리는 LG의 칼 타마요(52표)와 마레이(42표)의 몫이었다.
여기에 워니가 1997-1998시즌 맥도웰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만장일치 외국인 MVP를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동시에 그는 커리어 4번째 정규리그 MVP를 손에 넣으며 조니 맥도웰, 라건아(이상 3회 수상)를 제치고 외국인 MVP 수상 단독 최다(4회)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워니는 올 시즌 54경기 전 경기를 뛰면서 평균 22.6점, 11.9리바운드, 4.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SK 우승의 1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감독상도 전희철 감독의 몫이었다. KBL 새 역사를 쓴 전희철 감독은 감독상 투표에서 총 111표 중 106표를 득표하며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데뷔 시즌이었던 2021-2022시즌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감독상 수상이다.


대망의 국내 선수 MVP도 당연히 SK에서 나왔다. 안영준이 111표 중 89표를 받으면서 김선형(19표)을 따돌리고 생애 첫 MVP 수상에 성공했다. 데뷔 8년 만의 영예.
올 시즌 잠재력을 꽃피운 안영준이다. 그는 2017-2018시즌 데뷔 직후 SK에서 식스맨으로 활약했지만, 갈수록 실력을 갈고닦으며 육각형 선수로 자리 잡았다. 시즌 성적은 51경기에서 평균 14.2점, 5.9리바운드, 2.7어시스트로 데뷔 첫 트리플더블이다. 3점슛도 경기당 평균 1.9개를 꽂아넣었다.
이제 짧은 축제를 마친 SK의 시선은 2021-2022시즌 이후 3년 만의 통합 우승으로 향한다. 전희철 감독은 플레이오프 우승 확률을 묻자 "50%는 넘는 것 같다. 감독이 그 정도 자신감은 있어야 한다. 선수들이 볼 텐데. 일단 부담감이 제일 크다. 하지만 정규리그 우승을 하면서 생긴 선수들의 자신감과 자부심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영준도 "이제 다음은 플레이오프 MVP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걸 욕심 내기보다는 우승 반지를 하나 더 끼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워니 역시 "다양한 전망과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6라운드라는 긴 시즌을 보내면서 3연패 이상을 한 적이 없다. 우리가 그만큼 강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난 굉장히 자신 있다"라고 호기롭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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