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이라는 자연 재해, 해질녘의 자연 현상 앞에서는…'12-15 충격패→3연패' 롯데는 심연에 빠졌다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4.10 02: 40

상대의 특급 에이스를 상대로 손을 쓸 수 없었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 앞에서 몸이 굳어 버렸다. 롯데 자이언츠는 충격패 이후 심연 속으로 빠지고 있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 6일 사직 두산전 5-0으로 앞서던 경기가 접전으로 흘렀고 경기 후반 다시 12-7의 5점 리드를 잡았지만 이를 모두 잃었다. 결국 12-15 역전패를 당했다. 투수들을 모두 소진했고 ‘쩍벌 빠던’ 등 소모적인 논란도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투수교체 타이밍에 대해서 자책하기도 했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나균안이, 방문팀 KIA는 네일이 선발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KIA 타이거즈에 1-3으로 패하며 3연패에 빠진 후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25.04.09 / foto0307@osen.co.kr

적지 않은 여파가 미칠 것으로 예상됐는데 결국 주중 첫 시리즈에서 루징시리즈가 확정됐다. 8일 KIA전은 2-0으로 앞서고 있었고 선발 김진욱이 6회 1사까지 노히터 피칭을 펼쳤지만 한 번의 빅이닝을 막아세우지 못하고 4-5로 역전패 당했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나균안이, 방문팀 KIA는 네일이 선발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전준우가 2회초 2사 1루 KIA 타이거즈 김태군의 타구를 놓치고 실점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5.04.09 / foto0307@osen.co.kr
이날은 롯데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경기였다. 상대는 올해 3경기 18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었던 특급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었다.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의 최고 151km가 찍히는 투심, 타자들을 움찔 거리게 하는 스위퍼는 ‘자연 재해’에 가까웠다. 
3회 1사 1,3루에서 레이예스의 2루수 땅볼로 1점을 내면서 올해 네일에게 첫 실점을 안겼고 네일의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36이닝에서 막아 세웠지만 그 외의 이닝에서는 어떻게 해볼 수 없었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번번이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1회 2사 1,2루에서 김민성의 타구가 유격수 직선타로 걸렸다. 3회에도 득점 이후 전준우의 우전안타로 만든 2사 1,3루 기회에서 김민성의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키를 넘지 못하고 워닝트랙에서 잡히며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결국 네일이 마운드에서 버티는 7이닝까지 1점 밖에 내지 못했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나균안이, 방문팀 KIA는 네일이 선발로 출전했다.KIA 타이거즈 최원준이 2회초 2사 1루 김태군의 좌익수 왼쪽 1타점 2루타때 득점을 올리고 있다. 2025.04.09 / foto0307@osen.co.kr
네일이 내려간 뒤에도 기회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8회 2사 후 조상우를 상대로 전준우와 김민성의 연속안타로 2사 1,2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나승엽의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정면으로 향했다. 9회에도 마무리 정해영을 맞이해서 1사 후 대타 유강남의 좌전안타와 전민재의 우중간 2루타로 1사 2,3루 기회를 얻었지만 황성빈 고승민이 범타로 물러났다. 이날 롯데는 KIA(6개)보다 10개의 안타를 쳤지만 10개의 잔루를 남겼다.
무엇보다 선제 실점 과정에서 자연 현상 앞에서 무기력해졌다. 선발 나균안은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 역투를 펼쳤는데, 선제 실점 과정이 너무 아쉬웠다.
2회 2사 후 최원준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김태군을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 타구가 해질녘의 푸르스름한 하늘 속으로 숨었다. 좌익수 전준우, 유격수 전민재가 모두 타구를 잃어버렸다. 결국 낙구 지점을 찾지 못하면서 그라운드로 떨어졌고 1루 주자 최원준이 득점했다. 전준우는 전민재를 향해 “보였어?”라며 타구를 잃은 후 망연자실해 했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나균안이, 방문팀 KIA는 네일이 선발로 출전했다.KIA 타이거즈 정해영이 9회말 1사 2,3루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의 투수앞 땅볼을 잡고 있다. 2025.04.09 / foto0307@osen.co.kr
이날 롯데가 경기 운영 과정에서 실수를 한 것은 거의 없었다. 5선발 나균안도 호투했고 박시영 정현수 김강현으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점점 꼬이는 흐름 속에 빠졌다. 이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가 관건이다. 롯데는 10일 찰리 반즈를 내세워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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