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블론이 약이었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우완 정해영(24)이 첫 블론세이브를 딛고 든든한 뒷문지기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 3월23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 2차전에서 첫 등판했다. 4-5로 뒤진 상황에서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깔끔하게 무실점을 막고 스타트를 했다. 그러나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2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으나 3점을 내주고 역전패를 했다.
작년 세이브왕에 올랐던 마무리의 블론세이브는 충격파를 남겼다. 이후 조상우, 전상현, 곽도규가 돌아가면서 흔들리는 통에 역전패가 이어졌다. 기둥타자 김도영으로 부상 이탈로 인해 가뜩이나 득점력이 떨어졌는데 불펜마저 무너져 어려움이 커졌다. 주전 박찬호와 김선빈의 부상까지 이어지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당시 이범호 감독은 정해영의 블론세이브를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구위가 좋았다. 스피드도 엄청 올라왔다"며 칭찬했다. 제구가 살짝 흔들렸을뿐 구위는 최고였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150km가 넘는 포심을 여러차례 던졌다. 최고는 151km를 찍었다. 직구 평균스피드가 140km대 후반에서 형성했다. 작년 시즌 초반과는 확연히 높아진 스피드였다.

이후 정해영은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3월30일 대전 한화전에서 5-3으로 앞선 9회 등판해 1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첫 타자 심우준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황영묵을 병살타로 유도했고 안치홍은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4월3일 광주 삼성전에서는 어려움을 스스로 이겨냈다. 흔들리지 않고 힘으로 밀어부쳤다
3-0로 앞선 가운데 9회 첫 타자 르윈 디아즈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으나 포구 실책이 나왔다. 곧바로 강민호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위기에서 더 세졌다. 홈런타자 김영웅을 상대로 151km짜리 직구를 뿌려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박병호를 상대로 몸쪽을 노렸으나 몸을 맞혔다. 그러나 대타 김성윤을 150km 직구로 삼진을 잡았고 류지혁도 1루 땅볼로 처리하고 승리를 지켰다.
한 점차도 잘 지켜냈다. 8일 사직 롯데전에서 5-4로 리드한 가운데 9회말 등판했다. 첫 타자 황성빈을 7구 승부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정훈과는 9구 접전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202안타의 주인공 레이예스는 정면승부를 벌였다. 151km짜리 강력한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KIA는 지난 주말 LG전에게 2연패를 당해 9위까지 내려앉았지만 이날 승리로 한숨을 돌렸다.

충격의 블론세이브 이후 3연속 세이브를 따냈다. 현재 팀의 득점력이 떨어져 이기더라도 점수차가 크지 않다. 마무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정해영은 2023시즌 들어 갑자기 140km대 초반으로 떨어져 우려를 안겼다. 작년에는 140km 중반이었으나 올해는 초반부터 150km까지 끌어올렸다. 5이닝에서 삼진이 8개나 된다. 불펜이 흔들리는 가운데 윽박형 마무리의 150km 회복은 KIA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