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라스트 댄스, 김연경의 완벽한 퇴장 [박준형의 ZZOOM]
OSEN 박준형 기자
발행 2025.04.09 06: 03

“이보다 더 행복한 은퇴는 없을 것이다”
한국 배구의 살아있는 전설, 김연경이 눈부신 라스트 댄스로 화려한 커리어의 마침표를 찍었다.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챔피언결정전 5차전.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마지막 승부는 그야말로 드라마였다. 김연경은 맏언니, 그리고 은퇴를 앞둔 선수로서, 코트를 누비며 34득점을 쓸어담았다. 이는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이자, 마지막 순간까지 ‘에이스’로서 존재감을 발한 퍼포먼스였다.
세트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 혼신의 힘을 다한 접전 끝에 흥국생명이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팀은 V5, 그리고 통합우승 4회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김연경은 챔프전 5경기에서 무려 133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MVP 투표에서는 전원일치에 가까운 31표를 받아 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 MVP 수상이라는 전례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김연경은 지난 2월 13일 GS칼텍스전 이후 시즌 종료 후 은퇴를 예고했다. 이후 이어진 은퇴 투어에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눠온 그는, 마지막 챔프전에서 우승이라는 최고의 선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상식을 마친 김연경은 팬들을 향해 진심 어린 작별 인사를 전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이런 결말은 없을 것 같아요. 오늘 정말 큰 응원을 해주셔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이제 떠나지만, 훌륭한 후배들이 있으니 흥국생명을 계속 응원해주세요. 이 순간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그 말처럼 김연경은 마지막까지 팬들과 함께했다. 자신의 응원곡에 맞춰 동료들과 춤을 추며, 팬들의 연호 속에서 눈부신 은퇴식을 장식했다.
그 어떤 스포트라이트보다 찬란했던 김연경의 마지막 경기. 그녀의 라스트 댄스는 한국 배구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 되었다. 2025.04.09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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