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에 폭투에 연장 끝내기패배까지. 타선이 모처럼 살아났지만, 이번에는 수비가 말썽이었다. 안 줘도 될 점수를 언거푸 헌납하며 다시 연패에 빠진 꼴찌 한화다.
한화 이글스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 5-6 끝내기패배를 당했다.
시작은 상쾌했다. 1회초 황영묵-플로리얼 테이블세터가 내야안타와 우전안타로 무사 1, 2루 밥상을 차린 가운데 노시환이 3점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두산 선발 최승용의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132km)를 받아쳐 비거리 130m 좌월 3점홈런으로 연결했다. 3월 23일 수원 KT 위즈전 이후 12경기 만에 나온 시즌 3번째 홈런이었다. 한화는 이틀 전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0-10 영봉패 설움을 씻고 10이닝 만에 득점에 성공했다.
기쁨도 잠시 한화는 3-1로 앞선 4회말 선발 문동주가 양의지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강승호의 중전안타와 2루 도루로 이어진 득점권 위기에서 박계범에게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문제의 장면은 이 때 발생했다. 중견수 플로리얼이 타구를 향해 앞으로 뛰어나오다가 이를 뒤로 빠트리는 대형 실책을 범한 것. 타자주자 박계범은 이 틈을 타 1루와 2루, 3루를 거쳐 홈을 파고들었다. 중계플레이에 나선 유격수 심우준의 홈 송구가 먼저 도착했지만, 포수 최재훈이 포구에 실패하며 박계범에게 홈을 내줬다. 3-4 허무한 역전 허용이었다.

선발 문동주는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며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4실점(3자책)을 남기고 조기 강판됐다. 최고 구속 159km 위력적인 강속구의 빛이 바랬다.
한화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7회초 1사 1, 2루에서 노시환이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때려낸 뒤 8회초 무사 1, 3루서 최재훈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5-4 리드를 이끌었다.
두 번째 뼈아픈 장면은 8회말에 나왔다. 박상원이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2루타를 맞은 뒤 후속타자 양석환을 3루수 땅볼 처리했는데 양의지의 2루 대주자 박지훈이 3루수가 1루를 향해 송구한 틈을 타 3루를 훔친 것. 그리고 한승혁이 마운드에 올라 폭투를 범하며 5-5 동점을 허용했다. 4회와 8회 모두 실수가 실점을 낳았다.

접전을 펼친 한화는 마지막 연장 11회말 무릎을 꿇었다. 이상규가 마운드에 올라 1사 후 오명진을 우전안타, 조수행을 번트안타, 정수빈을 볼넷으로 연달아 출루시켰다. 1사 만루에서 추재현을 3루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김기연을 만나 초구에 끝내기안타를 헌납했다.
한화는 이날 패배로 2연패에 빠지며 시즌 4승 10패 최하위에 머물렀다. 9위로 떨어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승차도 1경기로 벌어진 터. 김경문 감독은 경기에 앞서 “승패마진이 지금보다 더 벌어지면 따라잡기 힘들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는데 승패마진이 어느덧 –6까지 벌어졌다. 한화의 4월이 참으로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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