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바이에른 믹서기다.
독일 유력 매체 '빌트'와 'TZ', 그리고 '스카이 스포츠'는 8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앞두고 수비진에 상당한 공백이 생겼으며, 김민재가 그 중심에 설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9일 새벽,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4-25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이탈리아의 강호 인터 밀란을 홈으로 나선다. 이 경기에서는 아킬레스건 부상에 시달리는 김민재가 또 선발로 나설 확률이 높다.
이유는 바이에른의 부상 악재 때문. 왼쪽 측면 수비의 주축 알폰소 데이비스는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확정됐고, 중앙 수비의 다요 우파메카노는 연골 손상으로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일본인 수비수 이토 히로키 역시 최근 경기에서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전력에서 빠졌다.
데이비스와 우파메카노, 이토는 모두 시즌 아웃 상황이다. 여기에 골문을 지켜야 할 주장 마누엘 노이어까지 마지막 훈련에 불참하며 결장이 확정됐다. 이처럼 주축 수비 4명이 모두 빠진 가운데, 김민재에게 거는 기대가 커진 상황이다.

빌트는 "김민재와 다이어가 중앙을 맡고, 우측은 콘라드 라이머가, 좌측은 요십 스타니시치 혹은 라파엘 게헤이루가 맡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스타니시치는 지난 리그 경기에서 왼쪽 풀백으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 공격진에서도 아쉬움이 크다. 킹슬리 코망은 만성적인 발 통증으로 인해 회복 훈련만 소화했으며, 경기 전날 훈련에도 불참했다. 그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출전은 무산됐다. 자말 무시알라도 여전히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며, 이로 인해 토마스 뮐러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처럼 선수단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김민재는 명실상부한 수비의 중심축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시즌 내내 아킬레스건 통증과 감기, 허리 통증에도 불구하고 팀을 위해 꾸준히 출전해온 김민재는 이번에도 '철인 본능'을 드러내며 책임감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이에른의 선수 관리에는 의문이 붙는다. 실제로 바이에른은 3월 A매치 기간 동안 여러 대표팀을 저격했다. 김민재 선발을 두고 홍명보 한국 대표팀의 발언에 직접 반박하기도 했으면서 대표팀 경기 중 부상을 당한 데이비스를 두고 캐나다 축구협회와 소송도 고려하고 있다.
당시 바이에른은 국가 대표팀이 선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바이에른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 특히 아킬레스건으로 인해 UCL이 되어서야 복귀할 예정이었던 김민재를 조기에 복귀시켜 장크트 파울리전, 아우크스부르크전 두 경기를 소화하게 했다.

실제로 두 경기에서 김민재는 만성으로 시달리고 있던 아킬레스건 통증에 더해 감기와 허리 통증 등으로 고통을 호소화기도 했다. 말 그대로 대표팀 탓할 것이 없을 정도로 바이에른이 말도 안 되는 혹사로 선수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독일 언론은 "부상이 겹친 가운데 김민재는 매 경기 전장에 나서는 전사와 같다. 이번 인터 밀란전에서도 그의 헌신이 바이에른의 승부를 가를 수 있다"라며 "그는 더 이상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가 아니라 유럽 정상급 수비수로 우뚝 섰다"라고 평가했다.
어떻게 보면 듣기 좋은 말이지만 뜯어보면 결국 책임감 없는 소리. 특히 김민재가 상대할 인터 밀란의 공격진은 간단치 않다. 주장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와 마르쿠스 튀람은 각각 18골과 17골을 기록 중이며, 피지컬과 민첩함을 겸비한 최정상급 듀오라는 점을 생각하면 부담은 더욱 커진다.
여러모로 팀 사정이란 이유로 김민재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바이에른. 과연 이 혹사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우려되는 바이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