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삶의 워너비" 강하늘, 흘러흘러 '야당'이 된 '미담 제조기' [인터뷰](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5.04.09 07: 31

"저 '미담 제조기' 아니예요! 박쥐 같은 사람입니다!"라며 호탕하게 웃는 모습이 누구보다 바른 청년 같다. 주위에서는 기안84랑 비교할 정도로 목 늘어난 티셔츠도 상관 없다 못해 가위로 티셔츠를 잘라 입을 정도로 겉모습은 신경 쓰지 않지만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누구보다 공손하고 바르다. 영화 '야당'에서 열연한 배우 강하늘이 왜 숨가쁜 일정에도 바른 청년으로 호평받는지 알게 됐다.
강하늘은 8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서초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개봉을 앞둔 영화 '야당'(감독 황병국,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와 근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강하늘),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유해진),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박해준)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내부자들'로 웰메이드 사회고발 범죄 영화로 호평받은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신작이다. '내부자들'을 비롯해 '서울의 봄' 등 다수의 작품에서 조단역으로 활약한 황병국 감독이 ‘특수본’ 이후 1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강하늘은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으로 활약했다. 제목만 보면 정치 풍자를 연상케 하는 작품이지만, '야당'은 실제 마약 범죄에서 사용되는 은어다. 제작진이 사전 공개한 전문가 코멘트 영상에 따르면 마약범죄에서 '야당'은 수사 기관에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원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강하늘은 검사 유해진의 요구로 마약범죄 형량을 줄이기 위해 야당으로 활약하다 처절하게 배신당한 뒤 복수를 꿈꾸며 열연을 펼친다. 
강하늘은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제 거 찍을 때도 너무 재미있게 찍었다. 현장에서도 속도감이 느껴졌다. 그런데 다른 분들의 무게감과 캐릭터성이 더해지니까 솔직히 제가 나올 때는 손이 오그라들어서 잘 못 봤다. 그런데 다른 분들이 너무 잘하셔서 제가 이런 표현 해도 될지 모르지만 재미있게 봤다. 제가 나와서가 아니라 이 작품이 재미있더라"라며 웃었다. 
캐릭터 특성상 마약 중독으로 소위 '약 빤 연기'슬 보여줘야 했던 상황. 강하늘은 "언제나 아쉬웠던 부분만 보인다. '조금 다른 표현 없었나'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제 장면이 지나가 있더라"라고 말했다. 
쉽지 않은 중독 연기는 어땠을까. 강하늘은 "제가 잘 모르다 보니 외국 영상을 찾아봤다. 유튜브에 너무 볼 수 있는 게 많더라. 재활 훈련하는 분들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여러 이야기 들었다. 현장에도 마약 전담 형사님들의 자문도 들었다. 한 가지 믿고 자신감이 생긴 건 모두가 똑같은 식으로 (마약 효과가) 오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 사람마다 살아온 느낌이 다르게 온다고 해서 어느 정도는 열어두고 표현해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제목만 보면 정치영화 같지만 실제 '야당'은 마약 수사에 협조하는 브로커를 지칭하는 은어다. 강하늘은 "제일 처음 놀랐던 건 대본을 읽으면서 만들어낸 이야기인 줄 알았다. 이야기는 만들었지만 '야당'이 허구인 줄 알았다. 그런데 대본을 읽다 보니 너무 디테일하게 적혀있더라. 실제 저희 회사 대표님의 친구분이 마약반 형사님으로 계신데, 저희 대표님과 이 책을 읽어보고 야당에 대해 물어봤다. 형사님이 그걸 어떻게 아냐고 하더라. 이게 진짜로 있는 사람들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 다음에 다시 한번 읽었을 때도 몰입감 있게 읽었다. 실제 있는 분들이란 생각에"라고 밝혔다. 
연기 활동도 병행한 황병국 감독. 강하늘은 "연기를 조금 하시지 않는다"라고 웃으며 "하라는 대로만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의 독특한 호흡이 있다. 말을 하다가 끊는 느낌이 있다. '내가 그랬잖아요'라고 마이크를 내려놓으시는데 뒷말이 궁금하게 만드신다. 연기할 때도 그렇다. 제가 감독님 시범을 보다가 '이렇게 해주시면 됩니다'라고 물었다. 계속 보고싶게 만드는 느낌이 있다. 진짜 어려운 건데"라고 감탄했다. 
다만 그는 "마약 연기와 관련해서는 감독님이 톤조절 같은 지시는 따로 주지 않으셨다. 마약 관련된 톤은 그런데 전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갈 때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제목도 '야당'이고 제 캐릭터를 처음부터 따라와야 하는데 이 캐릭터의 행동이 선하진 않다. 너무 악하게만 그려지면 사람들이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다. 그렇다고 이 사람이 한 행동을 정당화하면서 선하게 보이고 싶진 않았다. 그 사이의 선타기에 제일 신경을 많이 썼다. 감독님한테도 '여기서 이러면 너무 착해보이지 않아요?'라고 하면서 다르게 해보기도 했다. 또 반대로 너무 나쁘면 비호감이 될 것 같아서 그런 톤을 많이 조절했다"라고 말했다. 
후반부 말더듬는 연기에 대해 강하늘은 "마약 후유증으로 여러가지 증상이 있는데 그런 걸 하나 넣으면 어떨까 생각을 했다. 다리를 절거나 하면 후반부 액션신을 못하게 되고, 손을 절자니 지속적으로 보여주기 애매하고, 그래서 뭔가 엄청 크지 않으면서 사람들한테 '오잉?' 하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말 더듬는 걸 넣어보면 마약 후유증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다. 감독님도 처음엔 고민을 많이 하다가 몇 번 해보더니 괜찮다고 해주셔서 말 더듬는 연기를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최근 개봉한 또 다른 영화 '스트리밍' 때는 싫어하는 인물을 떠올리며 연기했다고 밝힌 강하늘. 이번엔 어땠을까. 그는 "어떤 인물을 떠올리진 않았다. 대신 말씀드린 대로 너무 착하지도, 너무 악하지도 않은 박쥐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많은 관객 분들은 저를 따라와야 하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박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캐릭터에 마음이 가서 따라온다기 보다 저 캐릭터가 다음 씬에 어떻게 될까 궁금해 하면서 따라오길 바랐다. 뭔가 정이 가서 따라오는 느낌 말고"라 밝혔다. 
'미담 제조기'로 유명하기도 한 그는 "아니다 저 박쥐 같은 사람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고, "칭찬해주시는 건 감사하긴 한데 대본 자체가 잘 쓰여 있어서 대본 그대로 하다 보니 잘 나온 것 같다"라며 멋쩍어 했다. 
'야당'은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출연한 강하늘과 '폭싹 속았수다'로 각광받은 박해준이 모두 나오는 기대작이기도 하다. 이에 강하늘은 "저희가 다 남자들이라 그런가 그닥 그런 얘기를 잘 나누진 않았다. 해준이 형도 경상도, 저도 경상도 출신이라 다 무뚝뚝해서 그런 얘기를 딱히 나눈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홍보 나갈 때마다 '폭싹 속았수다' 얘기가 나와서 되게 좋은 것 같다. 전체 팀적으로 좋지 않나 싶다"라며 웃었다. 
그렇다면 작품 감상 후 반응은 어땠을까. 강하늘은 "'그 씬 좋더라' 정도였다"라고 멋쩍어 하며 "얘기를 많이 나누진 않았다. 술자리에서 일 얘기 잘 안 하게 된다. 분위기 좋았다는 느낌은 듣고 다행스러웠다. 저희끼리 영화 얘기보다는 사는 얘기 많이 했다. 영양제 뭐 챙겨먹는지, 잠은 잘 자는지 이런 얘기를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에 대해서도 강하늘은 "유해진 선배님과는 둘이 가까워진 모습을 어떤 식으로 표현할까 하다가 저도 사회생활 하다 보니 저를 좋아해주는 동생들이 생기고, 진짜 마음이 가는 동생들이 있는데 괜히 더 마음이 가는 동생들이 있어서 그렇게 보이고 싶었다. '아, 형!' 하면서 따르는 동생처럼 보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해진 선배님은 검사 캐릭터 느낌과는 실제로는 정반대의 분들이다. 너무 잘챙겨주시고 되세 '스윗'하시다. 이 '스윗'하다는 게 '밥은 먹었어?' 이런 느낌이 아니라 충청도식의 묵직한 울림이 있다. 그런 것들이 전 되게 감사했다. 현장에서도 제일 감사했던 건 저를 한참 밑의 후배가 아니라 진짜 현장에서 동료처럼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서 그게 참 감사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동생이었을까. 강하늘은 "저는 나쁘지 않은 동생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웃었고, "그런데 이제 촬영 현장에서는 제가 엉겨붙었다. 워낙 좋아하는 선배님이기도 하고. 현장에서 워낙 집중하시는 시간이 있긴 했다. 저도 연기자이다 보니 혼자 집중하고 싶어하신다는 느낌을 받으면 떨어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후반부에 극적으로 치닫을 때 최대한 가까이 안 갔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유해진은 어떤 선배였는지에 대해 그는 "어릴 때 농구코트 같은 데 가면 진짜 잘해서 멋진 형이 있는데 그 형이 많은 동생 중에 나한테 한 마디 툭툭 걸어주는 느낌이 있다. 그 정도로 저한테는 너무 멋진 선배님이셨는데 그 선배님이 저한테 한 마디씩 걸어주시는 게 너무 감격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생' 이후 11년 만에 재회한 박해준에 대해 "솔직히 '미생' 때 철강팀과 영업팀이라 촬영할 때 많이 못 만났다. 저는 철강팀만 촬영을 하니까 어느 순간 영업팀에 모르는 분이 계셔서 '이 분이 그 역할이시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가 얘기를 많이 못 나눴다. 왜냐하면 팀별로 촬영이 바빴다. 아무래도 11년 전이다 보니 '미생'에 관련된 내용은 그렇게 많이 하진 않았다. '우리 미생 때도 잘 못 봤는데 여기서 보네' 이 정도였다"라며 웃었다. 
그는 "유해진 선배님도 제가 진짜 존경하고 너무너무 사랑하는 선배님이지만 박해준 형이랑 진짜 많이 가까워졌다. 해준이 형이 너무 저랑 비슷하다. 되게 좋은 뜻으로, 되게 의욕 없어 보이고 힘 빠져 보이고 릴렉스 해보이는 느낌이 현장에서 저랑 똑같다. 현장에서 '어어~', '왔어~'라면서 인사한다. 가만히 분장 받다가 '저 쪽 가서 앉아 있자', '예, 형' 이러면서 활기차게 친해진 게 아니라 축 처진 느낌이 너무 좋았다. 느긋하게 시간을 때우고 진짜 가까워졌다"라며 웃었다. 
이어 "번호 교환을 할 때도 제가 연락을 진짜 자주하는 편이 아니다. 해준이 형이 나도 연락 자주 안 하니까 생각 날 때 점 하나씩만 보내자고 하더라. 갑자기 생각날 때 그러자고. 너무 좋았다. '미생' 때는 연락처를 몰랐다. 그런데 한번도 서로 보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신예 채원빈에 대해서도 그는 "제가 원빈 씨를 잘 몰랐다. 촬영 전까지. 그런데 감독님이 원빈 씨가 찍은 테스트 촬영을 보고 계시는 걸 봤다. 그걸 보고 '감독님 이건 무슨 영화예요?'라고 물었다. 처음엔 해외 영화인 줄 알았다. 원빈이가 해외에서 촬영한 다른 작품을 보고 계시는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 작품 테스트 촬영이라고 하시더라"라며 놀라워 했다. 
이어 "그 때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원빈 씨가 아무 말도 안 하는 씬인데 카메라 안에 있을 때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것 같더라. 선배님들이 하는 말 중에 가만히 있어도 말하고 있는 것 같은 얼굴이 있다는 게 있다. 진짜 그렇더라. 원빈 씨 처음 봤을 때 어리둥절해 하는데 테스트 촬영 때 느낌이 너무 짱이라고 이야기했다"라며 웃었다. 
강하늘은 또한 "아직도 그 씬이 잊히질 않는다. 영화 촬영 내내 원빈 씨만 보면 그 테스트 촬영이 번쩍 생각 났다. 영화에도 나온다. 요트로 가는 작은 배를 타고 가는 씬이다. 그 때 약간 깜짝 놀랐다. 옛날 내가 좋아했던 홍콩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이었다. '중경삼림' 같은 느낌. 그 게 원빈 배우의 가장 큰 힘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강하늘이 유독 "재미있었다"는 표현을 반복한 '야당' 촬영장. 강하늘은 "다들 베테랑이셔서 척하면 착하는 톱니바퀴가 잘 굴러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강도 높은 액션에 대해 "우리나라 촬영 현장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위험한 것도 다친 것도 없었다. 영화상보다 훨씬 더 안전한 현장이었다. 되게 안전하다 보니 찍을 때 묘한 느낌은 있었다. 잉렇게 해도 진짜처럼 나올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찍고 나서 보면 진짜 같더라. 대신 조금 신경 쓴 부분은 있었다. 진짜로 불을 붙이고 깔아뭉갤 수 없다 보니 최대한 그렇게 관객들을 설득시켜야 하는 연기를 해야 하다 보니 진짜처럼 보이고 싶어서 연기한 건 있다. 다리에 불이 붙는 장면 등은 CG였다"라며 웃었다. 
'장어 장면'에 대해 강하늘은 "진짜 실제 장어를 갖고 찍었다"라며 "실제 고증이었다. 액션적으로 필요한 설정이 아니라 장어를 갈라서 약을 꺼내는 게, 장어가 워낙 엉켜서 검사에서 안 걸린다고 하더라"라며 신기해 했다. 
제목 '야당'에 대해 정치영화라는 궁금증과 예측들에 대해 강하늘은 "'이 시점에 정치영화?' 하면서 열었는데 '아니 또 정치영화는 아니네?'라는 생각에 신기하고 재미있게 읽었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렇지만 개봉 직전에 우리 정치 영화 아니라고 계속 얘기하는 것 보다는, '야당'이라는 단어가 다른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는 걸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었다. 그러면 정치영화다 아니다 보다는 '야당' 단어 자체에 궁금증을 갖게 되신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지 않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강하늘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날티'나는 캐릭터가 '야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바. 화려한 스타일링으로 자신감이 장착됐을까. 강하늘은 "처음 입었을 땐 자신감이 제일 떨어졌다. 그런데 계속 입다 보니 괜찮았다. 감독님의 설정이었다. 영화 안에서 시간은 흐르지만 의상은 통일을 하자고. 분위기와 느낌을 통일하자고 하셨다. 자신감이라기 보다 역할은 가장 어울리지 않았나 싶었다. 맨 처음엔 나시 티가 아니었다. 화려하고 하늘하늘한 셔츠였다. 너무 옛날에 다른 영화에서 본 조폭영화의 모습이었다. 의상 실장님이랑 다른 것도 입어보자고 했다. 몸에 자신은 없는데 나시 티가 조금 더 겉모습을 드러내고자 하는 느낌이었다. 감독님도 좋아해주셨고 의상 실장님도 좋아해주셨고"라며 웃었다. 
다만 그는 "캐릭터, 연기 변신을 생각할 만큼 머리가 좋지 않다. 그런 계획을 세우는 걸 잘 못한다. 그냥 대본을 읽었는데 이 대본이 재미있었다. 이 대본을 영상화 하고 싶다, 관객 분들께 소개해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날티가 났고, 청년경찰의 찌질한 캐릭터였던 거고 그런 식으로 해왔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강하늘은 "마약 연기 후유증도 없다. 지금도 이렇게 대충 후드티를 입고 불편하다면서 속에 입는 티는 제가 목을 가위로 잘랐다. 제가 겉모습도 신경을 안 써서"라며 멋쩍어 한 뒤 "제가 느끼는 '재미'가 조금 다르다. 이제 대본을 읽으면 머리에서 어느 정도 장면이 그려지고 굴러간다. 이 재미가 보면서 웃기고 보다는 계속 머리를 굴러가게 만드는 대본들이 있다. 씬이 넘어가는 순간들이 그려지면서 영감이 오는 대본들이 있다. 그런데 또 어떤 대본은 읽다가 '응?' 이렇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그런 고민을 하는 지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대본들이 있는데 그런 대본을 보통 '재미'라고 표현을 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 재미가 끊이지 않는 덕분일까. 강하늘은 지난해 연말 '오징어 게임 시즌2', 최근 개봉한 영화 '스트리밍', 새롭게 공개되는 영화 '야당'에 이어 다시 또 차기작은 배우 고민시와 함께 하는 드라마 '당신의 맛'으로 올해 숨가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제가 연기할 때 열과 성을 다하고 영혼을 갈아넣고 불사지르는 타입은 또 아니다. 그래서 전혀 다른 역할을 해도 엄청나게 어려움을 느끼진 않는 것 같다. 대본을 읽다 보면 '이거 이렇게 해볼까?' 하게 된다"라며 "공개 시기를 제가 정하는 게 아닌데 촘촘하게 엮이게 됐다. 제가 원한 건 아니었다"라고 웃었다. 
촘촘한 작품 일정을 따라 출연한 각종 예능들에서 유독 소탈한 모습과 입담을 보여준 결과, 강하늘을 향해 주위에서 "기안84 같다"라고 말한 일도 널리 퍼졌다. 강하늘은 "저 기안84 진짜 좋아한다. 그 느낌이 너무 좋다. 흘러흘러 바람따라 사는 느낌이 너무 좋다. 사는 모습이 방송에 나오는 것과 완전 같다고 했을 시에 약간 삶의 워너비다. 저렇게 편안하게 신경 쓸 거 없이 흘러흘러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단, 강하늘은 "일상을 공개할 마음은 없다. 공개가 안 된 채 저렇게 살고 싶다"라며 웃었고 "실제로 저도 주변을 신경을 안 쓴다. 비슷한데 제가 집에 식탁을 안 둔다. 친구들이 와도 다 바닥에서 먹는다. 그럴 때도 친구들이 맨날 '너 기안84냐?'라고 했다. 그 때까지도 몰랐다. '내가 왜 기안84야?'라고 했다. 그런데 저도 식탁 피는 것도 귀찮다. 다시 접고 정리하는 게 귀찮아서 그냥 그렇게 먹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 혼자 산다' 출연은 더 재미있는 분이 나가셔야 한다. 진짜 제 삶을 가감없이 보여준다면 저는 정말 소파에만 누워있는데 그걸 누가 보겠나. 주위에서 출연을 말리진 않았다. 섭외가 들어온 적도 없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끝으로 강하늘은 "'야당'을 느끼면서 제일 신기했던 게 야당의 존재였다. 야당이라는 일을 하는 사람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걸 읽으면서 야당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너무 재미있더라. '야당' 그 자체가. 이 인물을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고 작품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공부한 바에 따르면 소매치기 집단이 우리나라에 많았을 때 여러 집단이 있는데 그 중에 한 소매치기 집단이 다른 소매치기 집단의 정보를 수사기관에 팔았다고 하더라. 그 일을 하던 게 '야당'이다. 그 때 당시 말로 자신이 속한 집단을 '여당'이라고 은어라고 불렀다더라. 소매치기가 없어지면서 마약 판에 넘어오면서 여당이란 말은 사라지고 야당이 마약판과 수사기관 사이에서 공존하게 됐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하며 눈을 빛냈고, 그러면서도 "그리고 무엇보다 마약은 영화 보시면 아시겠지만 손대면 안 되는 거다. 정말로"라고 힘주어 말하며 '바른 청년', '미담 제조기'로 통하는 좋은 평판의 이유를 다시 한번 짐작하게 했다. 
강하늘이 열연한 '야당'은 오는 1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 monmaie@osen.co.kr
[사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