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가 프로야구 44년 역사상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대기록인 ‘퍼펙트 게임’을 눈앞에서 놓쳤다. 아쉽게도 대기록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선발 투수로서 임무를 완수한 데 의의를 뒀다.
레예스는 지난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3차전에서 7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다. 8회 선두 타자 문현빈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7이닝 동안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1회 안치홍, 에스테반 플로리얼, 김태연을 삼자범퇴 처리하며 기분좋게 시작한 레예스. 2회 문현빈의 번트 타구를 직접 처리했고 노시환과 이진영을 각각 우익수 뜬공과 3루 땅볼로 유도했다. 레예스는 3회 선두 타자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한 뒤 이재원과 심우준을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4회 안치홍(우익수 뜬공), 에스테반 플로리얼(1루 땅볼), 김태연(헛스윙 삼진) 모두 꽁꽁 묶은 레예스. 5회에도 문현빈, 노시환, 대타 임종찬의 출루를 봉쇄했다. 6회 채은성, 이재원, 심우준을 범타 유도한 레예스는 7회 선두 타자 안치홍을 유격수 땅볼로 가볍게 유도한 데 이어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3구 삼진으로 잠재웠다. 2사 후 김태연을 2루 뜬공으로 잠재웠다.
7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온 레예스는 8회 선두 타자 문현빈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는 바람에 대기록이 무산됐다. 삼성은 한화를 10-0으로 제압하고 주말 3연전을 2승 1패 위닝 시리즈로 마감했다. 레예스는 시즌 2승째를 거뒀다.
레예스는 “퍼펙트 기록이 깨져서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선발 투수로서 임무를 완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피곤했지만 KBO 최초 기록이라 욕심도 났었다. 안타가 안 나왔으면 계속 도전했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8회 선두 타자 문현빈에게 첫 안타를 내준 그는 “상대 타자가 잘 쳤다. 좀 더 안쪽으로 던졌어야 했는데 다음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레예스는 또 “오늘 경기가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인데 항상 투구에 집중하고 있다. 빌드업 중이고 오늘 경기를 보면 준비가 잘 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겠지만 앞으로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레예스와 호흡을 맞춘 포수 강민호는 “KBO리그 최초로 퍼펙트 게임을 달성하는 포수가 될 뻔 했는데 조금 아쉽긴 했다”면서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다한 레예스를 격려했다. 아직 초반이라 무리 안 하는 게 좋은 거 같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1군 무대에 지각 합류한 원태인과 레예스에 대해 “늦게 합류했지만 그만큼 잘 준비해서 돌아온 거 같고 앞으로도 기대된다”고 특급 선발 듀오의 활약을 기대했다. 한화 3연전에서 11타수 8안타 타율 7할2푼7리 6타점 3득점 불방망이를 휘두른 강민호는 “3연전 내내 타격감이 좋았던 거 같다. 팀 승리에 기여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