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는 이런 선수를 왜 버린 것일까. 우승후보의 부름을 받은 꼴찌팀 에이스가 벌써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프로야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지난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OSEN에 “헤이수스를 정말 잘 데려왔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KT는 작년 12월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 원)에 새 외국인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영입했다. 계약 조건은 인센티브 없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노옵션 풀 개런티.
KT는 스토브리그 개장과 함께 기존 에이스였던 윌리엄 쿠에바스만 재계약을 추진했다. “2025시즌은 쿠에바스보다 강력한 1선발을 영입한 뒤 쿠에바스가 2선발을 담당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라며 2선발 웨스 벤자민과 결별을 택했다.
KT는 쿠에바스를 총액 150만 달러(약 21억 원)에 붙잡은 뒤 키움 히어로즈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헤이수스를 전격 영입, 에이스 중책을 맡겼다.
헤이수스는 2024시즌 총액 80만 달러(약 11억 원)에 키움 유니폼을 입고 30경기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68(171⅓이닝 70자책)의 호투를 펼쳤다. 데뷔 첫해임에도 빠르게 리그에 적응해 단숨에 효자 외국인투수 타이틀을 얻었다. 탈삼진 2위(178개),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7위를 차지하며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수상자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더 놀라운 건 이 모든 게 지난해 58승 86패(승률 .403) 꼴찌에 머문 키움에서 남긴 기록이라는 점이다. 키움은 2024시즌 팀 타율(2할6푼4리), 득점(672점), 홈런(104개), OPS(.717) 모두 리그 최하위 그쳤는데 헤이수스가 그런 타선을 등에 업고 리그 정상급 외국인투수로 우뚝 섰다.
꼴찌팀에서 우승후보로 둥지를 옮긴 헤이수스는 올 시즌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0.95(19이닝 2자책)의 압도적 투구를 펼치고 있다.
KT 데뷔전이었던 22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 6이닝 1실점을 시작으로 3월 2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7이닝 무실점, 4월 3일 수원 LG 트윈스전 6이닝 3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키움에서 그랬듯 퀄리티스타트 공동 1위, 이닝 2위, 평균자책점 3위, 탈삼진 공동 3위, WHIP(0.79) 4위 등 각종 투수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강철 감독에게 헤이수스의 3경기를 평가해달라고 하자 “야구에 대해 진심이고, 공을 던지는 법을 안다. 캐치볼을 시키면 피칭을 한다. 언제 무엇을 어디에 던져야하는지를 아는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체력도 좋아서 힘이 잘 안 떨어진다. 100개를 던지는데 100구째 구속도 150km가 나오더라. 오히려 갈수록 더 세게 던지는 걸 봤다. 참 꾸준하다”라고 장점을 덧붙였다.
실력과 더불어 인성도 사령탑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이강철 감독은 “키움에 있을 때 그냥 좋은 투수라고만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보니까 내면도 되게 좋다”라며 “본인 투구를 마치고 와서 아이싱을 한 상태에서 계속 동료들을 응원한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인 거 같다”라고 만족해했다.
키움에서 KT로 이적한 헤이수스가 수원에서 연착륙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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