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빠지는 공이었는데 건져낸 것 아닌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2차전 맞대결을 앞두고, 전날 유격수 자리에서 다사다난한 일을 겪었던 2년차 내야수 이호준을 감쌌다.
롯데는 전날(4일) 경기 3-15로 대패를 당했다. 1회 3득점을 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쥐었지만 이후 야금야금 실점했다. 결국 7~8회 2이닝 동안 무려 11점을 헌납했다.
이 과정에서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이호준은 수비에서 여러차례 아쉬움을 남겼다. 악송구 실책을 범하기도 했고 깊숙한 타구의 포구 위치를 잘못 잡기도 했다. 특히 8회가 고난의 시간이었다. 양석환의 3-유간 깊은 땅볼 타구를 백핸드가 아닌 몸 앞에서 처리하려다가 타구를 더듬었다. 평소의 이호준이라면 하지 않았을 플레이. 당환한 게 눈에 보였다. 이후 박계범의 2루수 위쪽 땅볼은 잘 따라가서 잡아냈지만 이후 스텝이 꼬이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실책은 아니었지만 내야안타로 기록했다.
이전까지 김태형 감독을 놀라게 한 활약을 펼쳤다. 앞서 3연승 과정에서 만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루타와 3루타 등 맹활약을 펼쳤던 그였다. “나도 놀랐다”라고 김태형 감독이 칭찬했는데 칭찬이 무색한 하루를 보냈다. 물론 이호준에게 가혹한 하루였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은 이호준을 감쌌다. 그는 “정말 잘했다. 사실 다 빠지는 공들을 건져낸 것 아닌가”라면서 “딛고 일어서면 된다. 그냥 신경쓰지 않고 하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 다리가 막 휘청거리길래 웃음도 났는데, 2군에서 연속으로 3경기를 치르는 것과 1군에서 3경기를 치르는 것과 같을 수 있나”라며 이호준이 힘든 순간이었다는 것을 두둔했다.
이날 이호준은 다시 한 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다. 롯데는 장두성(중견수) 정훈(지명타자) 나승업(1루수) 레이예스(좌익수) 유강남(포수) 윤동희(우익수) 김민성(2루수) 이호준(유격수) 전민재(3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전준우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김태형 감독은 “한 번 빠질 때가 됐다. 어제도 수석코치하고 얘기를 했는데, 수비도 자주 나가서 몸이 많이 무거운 것 같으니 지명타자로 빼자고 했다. 그런데 오늘 타격코치가 라인업에서 뺏더라. 몸이 아픈 건 아니라서 대타로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