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하영민(30)이 강한 타구에 맞아 쓰러졌지만 놀라운 투구로 팀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하영민은 지난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1회초 선두타자 박민우의 안타와 김주원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에 몰린 하영민은 손아섭과 맷 데이비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건우는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2회는 삼지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하영민은 3회 선두타자 김휘집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어서 박민우의 타구는 오른쪽 정강이를 맞아 굴절됐지만 3루수 오선진이 침착하게 아웃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타구에 맞은 하영민은 곧바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쓰러진 하영민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앰뷸런스까지 들어오면서 고척돔에는 하영민을 걱정하는 팬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그렇지만 다행히 하영민은 곧 통증을 이겨내고 일어나 다시 투구를 재개했다. 팬들은 하영민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하영민은 김주원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또 한 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3회와 4회도 연달아 삼자범퇴로 막아낸 하영민은 5회 선두타자 권희동에게 안타를 맞아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이 멈췄다. 도태훈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는 김형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2사 3루에서 김휘집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3루 위기에 몰렸지만 박민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하영민은 6회 또 한 번 위기를 맞이했다. 2사에서 데이비슨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박건우는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1, 2루 위기에서 하영민은 권희동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또 한 번 스스로 위기를 막았다. 6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낸 하영민은 키움이 1-0으로 앞선 7회 원종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투구를 마쳤다. 키움은 5-1로 승리하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하영민은 시즌 2승을 수확했다.
투구수 95구를 기록한 하영민은 커터(40구), 포크(27구), 직구(25구), 커브(3구)를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 커터 최고 구속은 141km까지 나왔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57.9%로 높지 않았다. 타자와 신중하게 승부를 한 하영민은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커터로 삼진을 잡아내며 빼어난 탈삼진 능력을 뽐냈다.
하영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연패를 끊어낼 수 있어서 기분 좋게 생각한다. 팬분들께서 많이 찾아와주시고 응원해주셨다. 또 내가 그 응원에 부응해 잘 던져서 기분이 좋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3회 타구에 맞았던 상황에 대해 하영민은 “지금은 괜찮다. 많이 맞아서 내성이 생겼는지 금방 괜찮아졌다”라고 웃으며 “처음에는 진짜 너무 아팠다. 힘도 잘 들어가지 않았다. 타구에 맞고 드러누웠다가 일어나려고 했는데 트레이너께서 좀 천천히 일어나자고 하시더라. 나는 일어나려고 하는데 ‘더 쉬어. 누워. 누워’라고 하셨다”라고 이야기했다.
“계속 힘이 풀리기는 하더라. 그래도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라고 말한 하영민은 “일단 던지는 것에 집중했다. 오늘은 딱 하나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점수 주지 말자’ 그런 마음으로 던지니까 나도 승부욕이 올라오면서 힘이 잘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5회 2사 1, 3루에서 박민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탈출했던 하영민은 “ABS 덕분이다. 나는 낮게 보고 던졌는데 공이 아슬아슬하게 걸렸다. 운이 좋게 그쪽으로 간 것 같다”라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