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터전 잃었는데"..정체성 잃은 '나혼산→구해줘홈즈', 연예인 이슈몰이만 '급급' [Oh!쎈 초점]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5.04.04 20: 01

최근 MBC 예능에 대한 잡음이 들리고 있다. ‘나혼자산다’부터 ‘구해줘홈즈’까지 프로그램 정체성을 잃었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앞서 MC ‘나혼자산다(이하 나혼산)’에서는 보이그룹 샤이니 멤버 키가 이사한 한강뷰 새집을 공개했다. 키가 직접 발품을 팔아 취향을 저격한 한강뷰 집을 찾았다는 것. 넓은 통창에 햇살이 들어오는 집은 고급 인테리어까지 더해져 마치 집이 카페같은 느낌 마저 들게 했다.
이후 키는 테라스가 펼쳐진 곳에서 반려견들과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기도 했다. 우스갯소리로 ‘정자’를 둘 생각도 했을 만큼 넓은 공간으로, 키는 정자 대신 테라스에 바비큐 장비들을 구비해 셀프 바비큐를 해먹으며 새집에서 럭셔리한 라이프를 즐겼다.

문제는 해당 방송분이 방영한 시기. 하필 최근 발생한 산불 피해로 집이 잿더미가 되는 등 터전을 잃은 이재민이 많은 가운데, ‘나혼자산다’의 방송분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민들의 정서적 공감이 결여됐다는 지적. 샤이니 키가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마치 아파트 광고를 보는 듯한  키의 새집을 긴 시간동안 방영한 '나혼산' 제작진의 판단력의 문제였다.
이미 ‘나혼자산다’의 정체성이 변질됐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나왔다. 비현실적으로 생활하는 럭셔리한 일상을 보여줄 때도 시청자들은 범접할 수 없는 냉혹한 자본주의의 현실을 보여준 것에 대해 ‘굳이 방송에서 연예인 잘 사는 모습을 봐야하냐’는 말이 나올 정도. 국민들의 정서에 맞는 공감이 아닌 탄식만 자아내게 하며 갑론을박이 이어졌는데, 이번엔 어려운 경기에 ,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이 많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어제인 3일 방송된 ‘구해줘홈즈’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았다. 바쁜 현대인들의 집을 대신 찾아주며 리얼한 발품 중개를 보여줬던 ‘구해줘 홈즈’는 덕팀과 복팀으로 나뉘어 배틀하는 재미를 더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너도 나도 ‘구해줘 홈즈’에 사연이 채택되길 바랄 정도로, 일반적으로 알기 힘든 부동산 지식도 알려주는 정보성까지 더해져 유익함과 재미를 모두 사로 잡았다.
하지만 어느 때부턴가 ‘구해줘홈즈’에서는 일반인 사연 신청이 아닌, 연예인들의 임장투어만 계속되고 있다. 이는 MBC 퇴사 이슈로 화제가 된 김대호의 오감 체험 임장기 코너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 그 탓에 일반 의뢰인들의 사연과 스토리는 완전히 사라졌을 정도다. 아예 김대호의 일거수일투족 근황에 대한 포커스가 맞춰졌고, 어제 방송에선 김대호의 가족들이 있는 김대호 본가 임장기가 2주째 방송됐다.  특히 방송에선 김대호 본가를 방문하는가 하면, 모친도 함께 출연해 이사하고 싶은 집을 소개하는 등, 김대호의 가족사에 치우진 방송이 그려졌다.
물론 김대호가 화제의 인물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화제성에만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MC 김숙이 최근 러브라인으로 그려진 구본승을 언급하는 가하면, MC 박나래와 양세형은 셀프 러브라인을 만들기에 급급했다. 실제 러브라인이 아닌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소문 등 흥미 위주로만 이끄는 가십성 이슈를 몰아간 것. 이를 흥미로워하는 MC들의 멘트들도 한 몫했다. 결국 국민 ‘집찾기’ 프로그램이란 본질을 잃어버린 셈이다.
‘나혼자산다’에 이어 ‘구해줘 홈즈’까지 MBC 예능이 정체성을 잃고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않게 나오는 이유다. MBC 뿌리나 마찬가지 일정도로 간판 프로그램인 만큼, 해당 방송이 어떻게 비춰질지에 대한 제작진의 책임감도 필요하다. 국민의 정서와 현실적인 공감대를 싣고 새롭게 나아갈 방향성 또한 절실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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