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또 한 번 팬들과 기싸움을 펼쳤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첼시에 0-1로 패배했다.
연패에 빠진 토트넘은 승점 34점(10승 4무 16패)으로 리그 14위에 머물렀다. 반면 첼시는 토트넘을 상대로 리그 4연승을 거두면서 승점 52점(15승 7무 8패)을 기록, 맨체스터 시티(52점)를 밀어내고 4위에 올라섰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손흥민-도미닉 솔란케-윌손 오도베르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제임스 매디슨-로드리고 벤탄쿠르-루카스 베리발이 중원을 채웠다. 데스티니 우도기-미키 반 더 벤-크리스티안 로메로-제드 스펜스가 포백을 세웠고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첼시는 4-2-3-1 전형을 꺼내 들었다. 니콜라 잭슨이 득점을 노렸고 제이든 산초-콜 파머-페드로 네투가 공격 2선에 섰다. 엔소 페르난데스-모이세스 카이세도가 포백을 보호했고 마크 쿠쿠렐라-리바이 콜윌-트레보 찰로바-말로 귀스토가 수비 라인을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로베르트 산체스가 꼈다.

토트넘이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 전반 1분 잭슨이 후방에서 넘어온 롱패스를 받아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비카리오가 뛰쳐나와 슈팅을 막아냈지만, 공은 반 더 벤과 잭슨의 다리에 굴절되면서 골대를 때렸다.
토트넘이 반격을 시도했다. 전반 20분 베리발이 오른쪽 측면을 뚫어낸 뒤 곧장 크로스를 올렸다. 박스 안에서 손흥민이 대기했으나 아무도 공을 건드리지 못했다.
첼시가 다시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전반 30분 잭슨이 로메로와 경합을 이겨낸 뒤 공을 잡아냈고, 먼쪽 포스트를 향해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36분 손흥민이 박스 왼쪽에서 수비를 뚫고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날렸지만, 골키퍼가 막아냈다.
양 팀 선수들이 충돌했다. 전반 막판 콜윌이 반칙을 범한 뒤 토트넘 선수들에게 공을 내주지 않았다. 그러자 로메로가 공을 뺏으려다 콜윌을 넘어뜨렸고, 이를 본 찰로바가 달려들며 몸싸움까지 이어졌다. 주심은 로메로와 찰로바에게 옐로카드를 줬다. 전반은 득점 없이 마무리됐다.



첼시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5분 산초가 박스 안에서 다시 공을 밖으로 빼냈고 이를 파머가 받아 크로스 올렸다. 공은 쇄도하는 엔소의 머리를 향했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첼시가 격차를 벌리는 듯했다. 후반 11분 첼시는 박스 앞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카이세도가 강력한 슈팅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VAR) 후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토트넘이 경기를 원점으로 돌릴 뻔했다. 후반 25분 파페 사르가 카이세도를 가격한 뒤 공을 뺏어냈고 그대로 중거리 슈팅을 날려 득점을 만드는 듯했지만, VAR 후 파울이 선언되면서 득점이 취소됐다. 사르는 해당 장면에서 카이세도의 무릎을 스터드로 걷어찼기에, 오히려 옐로카드가 주어졌다.
토트넘이 땅을 쳤다. 후반 45분 역습 기회에서 우측에서 공을 잡은 존슨이 반대편으로 땅볼 크로스를 건넸다. 공이 살짝 길었지만, 손흥민이 포기하지 않고 몸을 날려 발을 갖다 댔다. 그러나 골라인을 넘기 직전 산체스가 쳐내면서 골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첼시의 한 골 차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토트넘은 첼시 원정에서 8경기째 승리하지 못했다. 토트넘이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승리한 건 2018년 4월이 마지막이다. 이후로는 2무 6패에 그치고 있다.
특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부임 이후 첼시를 만나 4전 전패를 기록 중이다. 그는 첼시를 상대로 단 1점의 승점도 따내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 역사상 리그에서 첼시를 4번 만나 모두 패한 감독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최초다.
이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팬들과 기싸움을 펼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는 후반 19분 베리발을 대신해 사르를 넣었다. 이미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신뢰를 잃은 토트넘 팬들은 다시 한번 야유를 보내며 '넌 지금 네가 뭘하는지 모르잖아'라고 외쳤다.
공교롭게도 사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대포알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를 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귀에 손을 갖다대더니 팬들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마치 자신의 용병술을 뽐내며 '뭐라고? 더 말해봐'라는 듯한 제스처였다.


하지만 사르의 골은 잠시 후 VAR 판독을 거쳐 취소됐다. 그가 슈팅을 때리기 직전 카이세도의 무릎을 위험하게 가격했기 때문. 사르는 득점 대신 경고를 받았다. 오히려 퇴장당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로 거친 반칙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만 무안해진 셈.
게다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종료 휘슬이 불린 뒤에도 관중석으로 다가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사르의 골이 취소되면서 얼굴에 계란이 남게 된 건 포스테코글루였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원정석으로 향하라고 촉구했지만, 자신은 불만을 품은 팬들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 포착됐다"라고 전했다.
당연히 영국 현지에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제스처를 팬들을 향한 비난으로 해석하고 있다. 익스프레스는 "포스테코글루가 토트넘 '시빌 워'를 촉발했다"라고 표현했고, '토트넘 뉴스'는 "포스테코글루는 즉각 제스처를 취하며 못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팬들과 점점 더 갈등을 빚고 있다. 그는 멍청하게 보였으며 더 많은 팬들의 지지를 잃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른 주장을 내놨다. 그는 제스처 이야기가 나오자 "맙소사. 어떻게 이렇게 해석되다니 정말 놀랍다. 방금 골을 넣었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팬들의 응원을 듣고 싶었다. 정말 멋진 골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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