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이런 유격수가 있었다니…물건이 들어왔다, 명장도 인정 "어린 선수는 그런 맛이 있어야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4.04 08: 40

“피할 생각하지 말고 맞아라.”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2년차 내야수 이호준(21)은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에서 4회 타석에 들어서기 전 이성곤 타격코치로부터 이런 주문을 받았다. 좌타자 상대로도 몸쪽을 잘 던지는 한화 좌완 조동욱에 맞춤형 조언이었고, 이호준 역시 타석에 바짝 붙었다. 
1~4구 연속 몸쪽으로 들어왔는데 4구째 시속 141km 직구에 진짜로 맞았다. 오른쪽 어깨 쪽으로 날아온 공에 맞는 순간, 이호준은 3루측 롯데 덕아웃 쪽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양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사구의 아픔을 잊고 파이팅을 불어넣은 것이다. 

3일 오후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한화는 폰세를, 어웨이팀 롯데는 나균안을 선발로 내세웠다.3회말 1사 주자 1루 한화 플로리얼의 1루수 앞 땅볼 때 롯데 유격수 이호준이 2루에서 한화 안치홍을 포스아웃 시킨 후 1루로 송구하고 있다. 2025.04.03 / rumi@osen.co.kr

경기 후 이호준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 이성곤 코치님이 몸쪽에 오면 피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 말을 딱 듣고 들어갔는데 맞으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튿날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호준의 이 모습에 대해 “막내의 그런 제스처로 인해 벤치 분위기가 좋아질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은 그런 맛이 있어야 한다. 어린 선수답게 야구해야 한다”며 흐뭇해했다. 
롯데는 개막전 선발 유격수로 나선 박승욱이 공수 부진 속에 4경기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젊은 내야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전민재, 한태양에 이어 이호준도 선발 기회를 받았다. 김태형 감독이 지난해부터 눈여겨본 유망주였는데 지난달 30일 사직 KT전을 시작으로 2~3일 대전 한화전까지 3경기 연속 선발 유격수로 나섰다. 
3일 오후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한화는 폰세를, 어웨이팀 롯데는 나균안을 선발로 내세웠다.5회초 무사 주자 1루 롯데 이호준이 우익수 오른쪽 뒤 2루타를 때리고 있다. 2025.04.03 / rumi@osen.co.kr
KT전에선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지만 2일 한화전에서 2회 문동주의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 1타점 3루타를 터뜨리며 시즌 첫 안타와 타점을 동시 신고했다. 9회 중전 안타까지 치며 멀티히트를 기록한 이호준은 3일 경기에서도 2루타에 이어 3루타로 멀티 장타를 폭발했다. 
강력한 구위를 뽐낸 한화 선발 코디 폰세를 상대로 5회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키 넘어가는 2루타로 선취점 발판을 마련했고, 7회에는 볼넷을 골라냈다. 9회에도 한승혁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다시 우측 몬스터월로 향하는 3루타를 폭발했고, 정보근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파고들어 4-2로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 최종 스코어. 
올 시즌 안타 4개 중 3개를 장타(3루타 2개, 2루타 1개)로 장식하며 타격과 주루로 존재감을 드러낸 이호준이지만 김태형 감독은 그의 수비력을 가장 인정한다. 김 감독은 “공격은 그렇게 기대 안 하고, 수비만 착실하게 해줘도 괜찮다. 유격수에서 수비를 잘 본다. 수비가 좋으니까 선발로 쓰는 것이다”고 말했다. 
3일 오후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한화는 폰세를, 어웨이팀 롯데는 나균안을 선발로 내세웠다.4회말 1사 한화 김태연의 플라이 타구를 롯데 유격수 이호준이 실책을 범하고 있다. 2025.04.03 / rumi@osen.co.kr
3일 한화전에서 4회 김태연의 좌측에 높이 뜬 타구를 쫓아가다 놓치면서 시즌 첫 실책을 기록했지만 부드러운 풋워크 아래 바운드 처리 능력, 송구의 정확성과 강도도 안정적이다. 
대구상원고 출신으로 삼성 왕조 시절 유격수 김상수(KT)를 롤모델로 삼은 우투좌타 내야수 이호준은 172cm, 72kg 작은 체구에도 재능을 인정받아 지난해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롯데에 지명됐다. 후반기 1군에 올라와 12경기 6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면서 ‘명장’ 김 감독 눈에 들었고, 올해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선발 기회가 왔다. 공교롭게도 이호준이 선발 유격수를 맡은 뒤 롯데가 3연승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호준은 “전 타격보다 수비에 좀 더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수비에서 실수 없이 하면서 꾸준히 기회를 받아 경험을 쌓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3일 오후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한화는 폰세를, 어웨이팀 롯데는 나균안을 선발로 내세웠다.9회초 1사 주자 3루 롯데 정보근의 유격수 앞 땅볼 때 이호준이 홈으로 몸을 날려 세이프 되고 있다. 2025.04.03 / rumi@osen.co.kr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