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는 1위" 외친 손흥민, "홈 이점을 어디서 챙겨야 하나" 이 말도 팩트인가...상대는 '장거리 비행+라마단+한국 날씨 적응' 견뎌냈다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3.27 11: 59

"팩트는 우리가 1위라는 것이다." "이런 상태면 홈 이점을 어디서 잡아야 하나."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8차전 요르단전 무승부 이후 손흥민(33, 토트넘)이 남긴 말이다.
그는 "홈에서 뛰는데 잔디가 우리 발목을 잡으면, 우리는 도대체 어디서 이점을 가져가야 하냐"라고 하소연했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환경 개선을 촉구한 진정성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그 외침이 '졸전'을 덮는 수단처럼 느껴진다면, 축구 팬들의 반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홍명보호가 이번에도 승리하지 못했다. 요르단과 아쉬운 무승부를 거두면서 3경기 연속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8차전에서 요르단과 1-1로 비겼다.후반 한국 손흥민이 찬스가 무산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5.03.25 /sunday@osen.co.kr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요르단과 1-1로 비겼다. 지난 20일 오만과의 7차전 경기에서도 같은 스코어. 지난해 11월 팔레스타인전까지 더하면 3경기 연속 1-1 무승부다.
세 경기 모두 실망스러운 경기력이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조기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요르단전에서 이재성의 선제골 이후 이어진 박용우의 실수로 동점골을 내주며, 이번에도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잔디 상태를 언급하며 "홈에서 뛰는데 이런 환경이면 어디서 이점을 얻느냐"는 말을 남겼다. 따져보면 이 발언은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날 수원에서 뛰었던 요르단 선수들 역시 동일한 잔디 위에서 경기를 치렀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르단은 라마단 기간 중 장거리 비행을 거쳐 한국에 도착했고, 시차 적응과 기후 적응이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오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루 13시간 이상 비행해 추운 한국에 도착했고, '라마단'이라는 종교적인 제약 속에서도 고강도 경기를 소화했다. 이런 상대들을 상대로, 한국은 두 경기 모두 선제골을 넣고도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잔디 이외에 홈팀이 누릴 수 있는 어드벤티지는 차고 넘친다. 당장 이번 오만전 고양에서 37,000여 명, 요르단전 수원에서는 41,000여 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만원에 가까운 압도적인 응원속에서 치러진 경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명보 감독은 "홈에서 선수들이 뭔지 모를 부담감을 느낀다"라고 이야기했다. 말이 되지 않는 변명이다.
손흥민은 "팩트는 우리가 아직 조 1위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팩트의 기반은 '수치'일 뿐이다. B조 1위 한국(승점 16)은 2위 요르단(13점), 3위 이라크(12점)와 격차가 크지 않다. 물론 6월 이라크전 무승부를 거둬 승점 1점만 더한다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짓는 아주 유리한 상황이지만, 이라크 원정, 쿠웨이트전 결과에 따라 조 1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경기력에서 드러난 문제는 단순히 환경 탓으로 돌릴 수 없다. 손흥민은 요르단전에서 슈팅 1회, 유효슈팅 0, 드리블 성공 0, 공중볼 경합 1회 실패, 그리고 무려 14회의 '볼 소유권 헌납(Possession lost)'을 기록했다. 오만전에서 19회를 기록한 데 이어 두 경기에서 총 33번이나 상대에게 공을 넘겨줬다. 황희찬 역시 14번의 소유권 헌납, 키패스 0회, 드리블 성공 1회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수치는 단순한 환경 요인으로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 경기를 결정짓는 건 결국 '선수 개인의 경기력'과 '팀 전술'이기 때문이다.
홍명보호가 이번에도 승리하지 못했다. 요르단과 아쉬운 무승부를 거두면서 3경기 연속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8차전에서 요르단과 1-1로 비겼다.이제 한국은 승점 16(4승 4무)으로 불안한 조 1위를 유지 중이다. 2위 요르단(승점 13), 한 경기 덜 치른 이라크(승점 12)와 격차가 크지 않다. 6월 A매치 결과에 따라 뒤집힐 가능성도 충분하다.수원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 2025.03.25 / jpnews@osen.co.kr
물론 잔디는 중요한 변수다. 실제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만전에서 백승호, 이강인이 잔디 문제로 부상을 입었다. 잔디 상태가 경기력과 선수 보호에 영향을 끼치는 건 분명하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오만전이 열린 고양운동장보다 훨씬 나은 상태였다. 대한축구협회와 경기장 관리 재단은 3개월 이상 사전 공사를 거쳤고, 실제로 선수들이 수원 잔디에 대해 "이전보다 좋았다"고 평가했다. 설영우는 "우리만 불편한 게 아니다. 상대도 같은 잔디 위에서 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잔디는 또다시 한국 대표팀 부진의 배경으로 언급됐다. 팬들은 점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잔디 핑계는 그만", "우리는 좋은 잔디에서만 잘하자는 건가", "오만과 요르단만 다른 잔디를 사용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반응이 이어진다.
손흥민은 지난해 동료들과 훈련 중 "잔디가 안 좋잖아? 그냥 좋다고 생각하면 돼"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선수들의 노력을 대변하며 여러 인터뷰에서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잔디를 탓하기 전에, 대표팀이 더 집중해야 할 건 '실력 점검'과 '내부 반성', '전술 체크'다. 팬들은 결과가 나쁘더라도 책임을 지는 자세에서 위로를 얻는다. 하지만 반복된 패턴과 익숙해진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사실상 홈에서 열린 두 경기에서 한국이 반드시 가져가야 했던 승점 6점을 놓쳤고, 그 배경에는 감독의 확실한 전략 부재, 무기력한 경기 운영, 개인 실수가 반복됐다. 이를 덮는 데 '잔디'는 한계가 있다.
대표팀은 6월 이라크 원정과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있다. 가능성이 거의 없다지만, 또 다른 실수는 곧 '4차 예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팬들은 더 이상 외부 요인이 아닌, 실력으로 본선행을 증명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엔 아시아 최고인 K리그는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인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많다.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을 펼치는 이들이다. 실력은 의심할 데 없다는 이야기다. 이제는 '팩트는 우리가 경기력과 결과로 증명했다'는 말로 바뀌어야 할 때다. 잔디가 아닌 축구로 보여주는 대표팀의 6월을 기대한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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