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제 잘못입니다".
KIA타이거즈 천재타자 김도영이 개막전 부상이탈에 대해 급사과를 했다. 지난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NC다이노스와의 개막전에 출전했으나 단 두 타석만에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아웃됐다. 정밀검진 결과 손상 판정을 받았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벙병원(광주 선한병원)에서 1단계 손상 판정을 받았는데 서울 전문병원 두 곳에서도 동일간 소견을 냈다. 손상정도에 따라 이탈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다. 일단 2주후 재검진을 받기로 했다. 대략 공백기간은 한 달 정도로 예상된다.
챔피언스필드를 가득메운 2만500명의 관중들은 믿기 않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타 팀 팬들까지도 관련 쇼츠 영상에 안타까움과 쾌유를 비는 댓글을 달았다. 작년 리그를 지배하며 우승을 이끌었고 정규시즌 MVP까지 거머쥔 슈퍼스타였다. 성적은 물론 1000만 관중을 이끈 흥행의 아이콘이었다. 올해도 팀의 2연패와 흥행까지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이호준 NC 감독도 "어제 많은 팬들이 도영이 유니폼을 입은 것을 보았다. 도영이가 부상 당하면 프로 전체가 안좋다"며 걱정했다.
이범호 감독은 개막전 선발라인업에 김도영을 2번타자로 기용했다. "확실히 도영이가 2번에 있으면 공격력이 살아난다. 개막전은 세밀한 야구를 해야 해서 앞에 넣었다"고 기용 이유를 설명했다. 김도영이 많은 출루와 빠른 주루플레이로 득점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첫 타석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3회 두 번째 타석에 3루수 옆을 꿰뚫는 안타를 때렸다.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빠른 타구였다. 그런데 1루를 향하는 스피드가 남달랐다. 상대가 틈을 보이면 2루까지 파고들겠다는 의지였다. 실제로 1루 베이스를 밟고 2루까지 너무 나갔다. 상대가 빠르게 대응하자 황급히 1루로 귀루했다.
순간 이상이 찾아왔다. 1루를 밟으면서 왼쪽 허벅지를 부여잡았다. 의무 트레이너가 달려가 더 이상 경기가 어렵다는 상태를 확인했고 윤도현과 교체 아웃됐다. 병원으로 달려갔고 햄스트링 손상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한베이스를 더가려고 최선을 다하려다 입은 부상이라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베테랑 최형우도 "누가 건든 것도 아니였는데 할 말이 없다"며 부상에 아쉬움을 보였다. 핵심전력 김도영의 이탈은 팀 전력에 큰 공백을 빚어졌고 초반 시즌 운용에 어려움을 안게 됐다. 무엇보다 당분간은 김도영을 절대적으로 응원하는 팬들에게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게 됐다. 흥행도 성적도 우려를 낳고 있다.
급기야 김도영도 자신의 SNS에 "1경기만에 사라져서 죄송하다. 온전히 제 잘못이다. 빨리 돌아오겠다"며 사과와 각오를 전했다. 부상을 빚어낸 의욕적인 주루가 잘못이었다는 것이다. 어차피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완벽하게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는데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그때까지 팬들은 허전한 마음으로 김도영이 빠진 라인업을 보아야 한다.
이범호 감독도 23일 NC전을 앞두고 "어제 잠을 못잤다.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최선을 다한 플레이는 존중하겠다. 대신 팀의 중심선수는 아무래도 부상은 조심해야 한다. 햄스트링 부상은 명확한 이유가 없다. 일단 선수 본인들이 잘 관리해야 한다. 이제는 144경기이다. 엄청난 체력소모가 발생한다. 뛸 때와 안 뛸때는 잘 파악해서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