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88홈런 본능이 드디어 깨어나는 것일까. KIA 새 식구 패트릭 위즈덤이 시원한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내며 시범경기 타율 1할대 부진을 씻어냈다.
위즈덤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프로야구 시범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은 첫 타석에서 나왔다. 1-0으로 앞선 1회초 1사 3루 찬스였다. 위즈덤은 두산 좌완 선발 최승용 상대 2B-1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4구째 가운데로 몰린 스플리터(132km)를 받아쳐 비거리 115m 좌월 2점홈런으로 연결했다. 타구 속도가 무려 179.8km에 달하는 총알 타구로 담장을 넘겨 눈길을 끌었다.
위즈덤은 3회초 헛스윙 삼진에 이어 세 번째 타석에서 두 번째 안타를 신고했다. 3-3으로 맞선 6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풀카운트 끝 두산 이영하의 6구째 149km 직구를 정타로 치지 못했는데 타구가 우익수 전다민과 파울라인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지면서 행운의 2루타가 됐다.
대주자 서건창과 교체된 위즈덤은 시범경기 타율을 종전 1할5푼4리에서 2할5푼으로 대폭 끌어올렸다.
위즈덤은 경기 후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 팬들 모두 기대를 하셨을 거 같은데 홈런이 드디어 나와 너무 기쁘고,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거 같다"라며 "시범경기 초반 투수들 공을 많이 보려고 했는데 그러면서 내가 수동적으로 바뀌게 됐다. 어제부터 조금씩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고, 머릿속을 비우면서 야구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오늘 타구 속도에 대해서도 정말 만족한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위즈덤은 작년 12월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 원)에 KIA와 계약한 새 외국인타자다. 기존 외국인타자였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지난 시즌 140경기 타율 3할1푼 171안타 26홈런 97타점 92득점 13도루 장타율 .516 활약과 함께 통합우승에 기여했지만, KIA는 재계약 대신 새 식구를 영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1991년생 우투투타 내야수인 위즈덤은 201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텍사스 레인저스, 컵스 등에서 7시즌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455경기 타율 2할9리 274안타 88홈런 207타점 192득점 23도루 OPS .750이며, 컵스 소속으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20홈런(28개-25개-23개)을 때려냈다. 지난해 75경기 타율 1할7푼1리 27안타 8홈런 23타점 16득점 OPS .629에 그치며 계약 연장에 실패했다.

위즈덤은 시범경기 초반 KBO리그 투수들 공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첫 경기였던 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3타수 무안타 2삼진을 시작으로 9일 롯데전 3타수 무안타 1삼진,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위즈덤은 11일 NC전에서 마침내 첫 안타를 신고했고, 13일 잠실에서 두산을 만나 안타를 추가했다. 그리고 이날 홈런과 2루타를 몰아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3경기로 기간을 한정하면 타율이 5할7푼1리(7타수 4안타)에 달한다.
KIA 이범호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위즈덤이 초반에는 KBO리그 투수들 공을 조금 보려고 했던 거 같다. 그런데 요즘 하는 걸 보니 이제 공을 봤으니 공격적으로 치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바라봤는데 우승 감독의 시선이 적중했다.
위즈덤의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 본능이 마침내 꿈틀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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