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km 꽝.
KIA 타이거즈 우완 홍원빈(24)이 드디어 진가를 드러냈다. 지난 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해 1이닝을 책임졌다.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154km짜리 공을 뿌리며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마무리 투수 같은 투구였다.
3-6으로 뒤진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송승환을 상대로 강력한 153km 직구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 152km짜리 직구에 또 헛스윙. 3구는 154km 직구를 찔러넣었고 송승환은 또 다시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이날 최고 구속이었고 화끈한 3구 삼진이어다.
도태훈을 상대로는 볼넷을 허용했다. 5구 모두 직구였다. 154km, 154km, 153km, 153km, 153km의 강속구를 잇따라 던졌다. 다음타자는 NC 간판 박민우였다. 149km짜리 직구를 던졌고 1루수 땅볼로 이어졌다. 변우혁이 1루수-유격수-투수로 이어지는 병살플레이로 연결시켜 이닝을 마감했다.

9구 모두 강력한 직구를 던져 아웃카운트 3개를 삭제했다. 195cm 큰 키에 치렁치렁한 머리를 휘날리며 강속구로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은 KIA 투수들에게서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홍원빈의 화끈하면서도 생소한 모습에 KIA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뉴페이스의 등장에 반가워하는 것이다.
2019년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나 꽃을 피우지 못했다. 스피드와 제구, 변화구까지 성장세가 두드러지지 못했다. 작년까지 6년동안 1군 데뷔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비시즌 기간중 자비를 들여 미국으로 건너가 트레드 에슬레틱스 트레이닝 센터에서 실마리를 모색했다.
눈에 띠는 변화가 찾아왔다. 고치 2군 캠프에서 150km가 넘는 강력한 볼을 던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오키나와 1군 캠프로 이동해 이범호 감독이 보는 가운데 154km짜리 공을 던졌다. LG 트윈스와 캠프 연습경기에 출전했으나 첫 타자 안타를 맞았고 실책까지 겹치며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3실점했다. 긴장감에 150km 밖에 나오지 않았다.

힘겨운 첫 출발이었지만 실망하지 않고 다음을 준비했다. 선배 양현종을 비롯해 동료투수들도 "구위가 엄청나다"면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귀국후 시범경기에 홍원빈을 대동했고 이날 기회를 주었다. 화끈한 투구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향후 구속도 늘어나고 변화구 구사력까지 잡는다면 드라마틱한 발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단 정규시즌에서 1군 데뷔 기회도 얻는 것이 1차 목표이다. 7년 차 미완의 대물이 2025시즌을 응시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