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준우승의 아픔이 클 법도 하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날 감독이 우승 경쟁 이야기가 나오자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아스날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28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아스날은 승점 55(15승 10무 3패)로 2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한 경기 더 치른 선두 리버풀(승점 70)과 격차는 무려 15점. 10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사실상 우승 경쟁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력도 만족스럽지 않았던 아스날이다. 아스날은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맨유의 위협적인 역습에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그러던 중 전반 추가시간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아스날은 후반 29분 데클란 라이스의 동점골로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더 이상 득점하지 못하며 맨유와 승점 1점을 나눠갖는 데 만족해야 했다. 사실 수문장 다비드 라야의 선방쇼가 아니었다면 패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경기 후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아스날의 우승 확률을 0.5%로 계산했다. 리버풀이 이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확률이 99.5%에 달한다. 아스날로선 3년 연속 리그 준우승이 눈앞으로 다가온 셈.
아스날은 지난 2019년 12월 아르테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뒤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가 됐지만, 매번 한 끗이 부족하다. 2년 연속 맨체스터 시티가 문제였다. 아스날은 2022-2023시즌엔 승점 84, 지난 시즌엔 승점 89를 쌓았으나 둘 다 맨시티에 밀려 2위에 그쳤다.
특히 2023-2024시즌 충격이 컸다. 당시 아스날은 시즌 막바지까지 선두를 달리며 20년 만의 PL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맨시티의 무서운 뒷심을 이겨내지 못하고 미끄러지며 단 2점 차로 트로피를 내주고 말았다.


올 시즌은 다를 것처럼 보였다. 맨시티가 선수단 노쇠화와 줄부상으로 알아서 미끄러졌기 때문. 게다가 또 다른 경쟁자인 리버풀은 위르겐 클롭 감독이 떠나고 아르네 슬롯 감독이 새로 부임한 데다가 전력 보강도 없었기에 아스날이 유리해 보였다.
그러나 이번엔 리버풀에 밀려 사실상 우승이 좌절된 아스날. 아르테타 감독도 충격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그는 맨유전을 마친 뒤 "승리하려는 의지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언제나 선수들을 지킬 것이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에는 우리가 팀으로서 더 나아져야 한다. 그게 전부"라고 짧게 말했다.
스트라이커 이야기도 나왔다. 아스날은 카이 하베르츠, 부카요 사카, 가브리엘 제주스 등이 모두 부상으로 쓰러졌지만,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아무도 영입하지 않았다. 아르테타 감독은 이를 후회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아니다. 그게 아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답하며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러자 기자가 황급하게 "하나만 더 묻겠다. (리버풀과) 15점 차이이기 때문에 우승 경쟁에 대해 물어보겠다. 너무 큰 격차인가?"라고 재차 질문했다. 하지만 아르테타 감독은 이에 답하지 않았다. 그는 짜증난 듯한 표정으로 말을 끊은 뒤 "고맙다"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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