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이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의 '1등 공신'이 되려 한다는 조롱까지 받았다. 하지만 곧바로 팀을 구하는 귀중한 동점골을 터트리며 실력으로 증명해냈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토트넘 뉴스'는 9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를 토트넘에서 해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는 제하의 기사로 손흥민의 부진을 다뤘다.
매체는 "손흥민은 토트넘의 전설이자 의심할 여지 없이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 반열에 오른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는 과거의 그림자에 불과하다. 이제 손흥민은 최근 몇 달간 무너지고 있는 포스테코글루의 모든 걸 대표하는 존재가 됐다"라고 전했다.
올 시즌 토트넘의 부진의 가운데 손흥민이 있다는 비판이다. 토트넘 뉴스는 "많은 팬들이 손흥민의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했다는 소식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건 많은 걸 뜻한다. 그리고 이 점은 손흥민의 마음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는 아마도 더 화려한 커리어를 쌓지 못한 걸 후회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 팬심이 이토록 폭발한 이유는 마지막 보루였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도 16강 탈락 위기에 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지난 7일 네덜란드 알크마르의 AZ 스타디온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16강 1차전에서 AZ 알크마르를 상대로 졸전 끝에 0-1로 졌다.
이로써 토트넘은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UEL 올인'을 외쳤던 토트넘으로선 대위기다. 토트넘은 UEL에서도 탈락하면 올 시즌도 무관으로 마치게 된다. 토트넘은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한 번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경기 전만 해도 토트넘의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토트넘은 오히려 알크마르의 압박에 고전하며 쩔쩔 맸다. 여기에 전반 18분 루카스 베리발의 자책골까지 겹쳤다. 토트넘은 이후로도 최악의 경기력을 이어가며 그대로 패하고 말았다.
손흥민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는 전반전 왼쪽 날개로 뛰었지만, 일본 국가대표 풀백 마이쿠마 세이야 앞에서 침묵했다. 후반엔 중앙으로 자리를 옮겨 최전방 원톱 역할을 맡았으나 마찬가지였다. 이날 손흥민은 약 72분간 슈팅 3회, 기회 창출 0회, 드리블 성공 1회(1/3), 크로스 성공 1회(1/2)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토트넘 뉴스는 손흥민의 부족한 수비 가담을 지적했다. 매체는 "한때 열성적이었던 윙어 손흥민은 최근 몇 달간 수비의 골칫거리가 됐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모든 대회를 통틀어 태클, 블록, 가로채기 등 수비 기여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 중 하위 1%에 속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토트넘 뉴스는 "꾸준히 역습에 노출되는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수치다. 손흥민은 올 시즌 90분당 평균 0.2회 공을 따내는 데 그친다. 이는 그가 토트넘에서 보낸 10년간 최저치"라며 "손흥민은 올 시즌 돌파 성공률도 37.5%에 불과하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평균 57.5%에 달했다"라고 짚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공격 수치는 오히려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매체는 "사실 손흥민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순 없다. 그는 90분당 평균 '슈팅 생성 행동(슈팅·키패스·돌파·반칙 획득)'을 5.14개 기록하며 전술적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는 토트넘에 합류한 뒤 최고 수치다. 따라서 주변 선수들이 손흥민의 창의성을 더 잘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결국엔 토트넘과 손흥민으로선 UEL 무대에서 결과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토트넘 뉴스는 "손흥민은 여전히 최고의 축구를 펼칠 수 있다. 최근 입스위치전에서 보여준 두 개의 어시스트와 플레이가 이를 증명했다. 하지만 이는 예외적이다. 그의 마지막 리그 골은 두 달 전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였다"라며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독과 주장이 바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9일 열린 본머스전에서 토트넘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냈다. 후반전 투입된 그는 경기 막판 폭발적인 속도로 뒷공간으로 침투했고, 상대 골키퍼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파넨카로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 덕분에 토트넘은 패배를 면했다. 이날 토트넘은 본머스의 전방 압박에 쩔쩔 매며 0-2로 끌려갔지만, 후반 22분 파페 사르의 행운의 골과 후반 39분 나온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로 2-2 무승부를 만들었다. 이번에도 패했다면 공식전 3연패였지만, 가까스로 승점 1점을 얻어냈다.

토트넘 뉴스의 가혹한 비판과 달리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살려낸 손흥민이다. 영국 현지에서도 그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을 줬다. '스탠다드'는 "손흥민은 영리하게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0-1 상황에서도 트레이드마크인 감아차기로 동점골에 가장 가까운 장면을 만들었다"라며 평점 8점을 줬다.
토트넘 뉴스도 이날 손흥민의 활약을 칭찬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올 시즌 기대했던 시즌을 보내진 못했다. 하지만 경기장에 들어오자마자 긍정적인 영향력을 입증했다. 페널티킥이긴 했으나 손흥민은 그의 골로 조금 더 탄력을 얻길 바랄 것"이라며 평점 7점을 매겼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남아있는 UEL이다. 토트넘으로선 마지막 우승 가능성이자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
손흥민 역시 오랜만의 득점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난 여전히 매우 실망스럽고 좌절스럽다. 홈에서 뛸 때는 승점 3점을 예상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본머스는 정말 좋은 팀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에게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라고 아쉬워했다.
또한 손흥민은 "말하기 어렵지만, 지난 알크마르전은 모두가 용납할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오늘 전반전 역시 엉성했다. 그 여파라고 말하진 않겠다. 그러나 자신감이 조금 떨어지면 평소엔 하지 않던 실수도 하게 된다. 매우 중요한 경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강해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알크마르전 승리로 긴 부진을 끊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PL에서는 누구나 실력을 갖추고 있고, 자신감이 거대한 차이를 만든다. 특히 알크마르전 이후 '더 많이,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고 당연히 조금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하지만 침착하게 간단한 일부터 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이 터널에서 빠져나오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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