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남다른 품격을 보여줬다.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KT의 시범경기. LG가 4-0으로 앞선 4회초 공격, KT 투수는 선발 오원석에서 불펜 최동환으로 교체됐다.
최동환은 선두타자 신민재를 초구에 2루수 땅볼로 아웃을 잡았다. 홍창기는 2루수 내야 안타로 출루시켰다. 이어 대주자 최원영의 2루 도루를 허용했고, 1사 2루에서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내 1,2루 위기가 계속됐다.
타석에는 오스틴이 들어섰다. 오스틴은 타석에서 헬멧을 벗고, 최동환을 향해 허리를 90도 굽혀 인사했다. 지난해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함께 뛴 옛 동료를 향한 예우였다. 오스틴의 인사를 받은 최동환도 모자를 벗어 인사하고 웃음으로 화답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서로 상대방을 향한 존경과 예의를 주고받는 훈훈한 장면이었다. 외국인 선수였기에, 오스틴의 인성이 더욱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최동환은 2009년 드래프트 2차 2라운드(13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고, 지난해까지 16시즌을 LG에서 뛰었다. 지난해 26경기(22이닝)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6.95를 기록한 최동환은 시즌이 끝나고 구단에 방출을 자청했다.
불펜진 뎁스가 두터운 LG를 떠나 새로운 팀에서 도전을 하겠다는 의지였다. 최동환은 KT와 계약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고, 이날 친정팀 LG를 상대했다.
오스틴의 뜻밖의 인사를 받은 최동환은 오스틴을 중견수 뜬공, 이후 문보경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으며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다.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2023년부터 LG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는 오스틴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사랑을 듬뿍 받는 선수다. 팬서비스에 적극적이고 개구쟁이 같은 행동으로 팬들에게 웃음을 주는가 하면, 그라운드 안에서는 열정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는 분위기 메이커다.
2년 연속 1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뛰어난 기량으로 LG 타선의 중심타자다. 지난해 타율 3할1푼9리 32홈런 132타점을 기록했다. LG 구단 역대 최다 타점 신기록.
오스틴은 지난해 한화와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류현진(한화)과 첫 대결에서 헬멧을 벗고 싱긋 웃으며 인사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다가 1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류현진을 향한 존경의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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