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자리 비우면 안 된다" 롯데→두산 트레이드로 같이 왔는데…엇갈린 희비, 제2의 이정후 '독기' 제대로 품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3.10 09: 40

“이래서 참 프로는 자리를 비우면 안 되는 것 같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지난 8일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외야수 추재현(26)의 부상 상태를 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26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즈와 연습경기에서 추재현은 외야 수비 중 펜스에 부딪쳐 가슴을 다쳤다. 
지난 2일 귀국 후 4일 병원 검진 결과 추재현은 가슴 흉골 타박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다행히 뼈가 부러진 것은 아니지만 9일 이천 재활조로 합류해 당분간 회복에 전념한다. 시범경기 출장은 쉽지 않다. 

2회초 1사 2, 3루 상황 두산 김민석이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2025.03.09 / dreamer@osen.co.kr

8회말 2사에서 두산 추재현이 타구를 처리하다 펜스에 부딪히고 있다. 2025.02.26 /jpnews@osen.co.kr

부상 전까지 추재현은 두산 캠프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선수였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부터 이승엽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전 한 자리를 노려볼 만한 페이스였지만 부상으로 제동이 걸렸다. 이승엽 감독도 “추재현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열심히 했는데 저도 아쉽다”고 말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추재현의 타격을 지도하고 있다. 2025.02.25 /jpnews@osen.co.kr
그러면서 이 감독은 “그 뒤로 김민석(21)이 날아다니고 있다. 이래서 참 프로는 자리를 비우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나란히 롯데에서 두산으로 넘어온 두 선수의 희비가 부상으로 묘하게 엇갈린 것이다. 
캠프 초반 잠잠하던 김민석은 추재현이 빠진 뒤 출장 기회를 늘려 타격감을 바짝 끌어올렸다. 캠프 실전 7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16타수 6안타) 4타점 2득점 활약으로 팀 내 야수 MVP에 선정됐다. 여세를 몰아 8~9일 청주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도 모두 안타를 쳤다.
첫 날 삼진 2개를 먹었지만 5타수 1안타에 좋은 타구 질을 보인 김민석은 9일 경기에서 두 타석 만에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1회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이상규의 직구를 받아쳐 투수 옆을 지나가는 총알같은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연 뒤 2회 2사 만루에선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바깥쪽 체인지업을 배트 컨트롤로 잘 맞혔다.
두산 김민석  2025.03.08 / soul1014@osen.co.kr
경기 후 김민석은 “청주에서 2경기 다 이겨서 너무 좋다. 타석에서 적극적으로 친 것이 좋은 결과가 나왔다. 어제(8일) 첫 4타석에 결과가 안 나오다 보니 중심 이동이 많이 뜨고 앞으로 나갔다. 감독님께서 중심을 조금만 뒤에 놓고 치면 잘 칠 것 같다고 하셔서 그렇게 했는데 첫 타석부터 좋았다”고 말했다. 
캠프부터 1번 타자로 계속 나오고 있지만 김민석은 “못하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들어간다. 절대 주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막 들어가기 전까지 무한 경쟁이다. (양)석환 선배님 말씀처럼 매 경기 한국시리즈라는 마인드로 임한다. 스스로한테 압박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같이 트레이드로 와서 주전 경쟁을 하던 추재현과도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 김민석은 “재현이 형이 이번 주까지 쉬고, 재활군에서 회복한 다음 금방 온다고 했다”며 “형이랑 자주 연락한다. 경기 끝나면 잘 쳤다고 톡도 온다”고 전했다. 포지션 경쟁자이지만 함께 트레이드된 만큼 서로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두산 김민석 2025.03.08 / soul1014@osen.co.kr
휘문고 시절 학교 선배 이정후(샌프란시스코)를 연상케 하는 컨택 능력을 보인 김민석은 고교 3학년 때 5할대 타율(.554)로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고, 2023년 롯데에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됐다. ‘제2의 이정후’라는 기대를 받으며 데뷔 첫 해부터 100안타(102개)로 타격 재능을 보여줬지만 지난해 시즌 전 내복사근 부상 악재 속에 부진이 겹쳐 41경기 타율 2할1푼1리(75타수 16안타)에 그쳤다.
이후 불펜과 내야 보강이 필요했던 롯데가 두산으로부터 정철원, 전민재를 받는 조건으로 김민석을 추재현, 최우인을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상위 지명 유망주가 두 시즌만 뛰고 트레이드 카드로 쓰인 KBO리그의 흔치 않은 케이스로 큰 주목을 받았고, 올 시즌 내내 당사자들의 활약에 따라 여러 평가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롯데전 일정을 모두 체크할 만큼 김민석도 친정팀과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내달 4~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롯데와의 시즌 첫 3연전을 손꼽아 기다릴 만큼 독기를 제대로 품은 그는 “매 경기 상대가 어떤 팀이든 롯데라는 생각으로 한다”며 웃은 뒤 “올해 목표는 안 다치고 1군에서 한 시즌 뛰는 것이다. 두산 베어스가 우승할 수 있도록 제가 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1회초 2사 1, 3루 상황 두산 강승호 타석 때 상대 포일을 틈타 3루 주자 김민석이 홈을 밟은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5.03.09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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