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5선발 후보로 경쟁 중인 김유성(23)이 강력한 구위와 신무기 스위퍼로 잠재력 폭발을 예고했다.
김유성은 9일 청주구장에서 치러진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 6회말 구원등판, 4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두산의 4-2 승리에 기여하며 세이브를 올렸다.
두산은 콜어빈, 잭로그, 곽빈, 최승용까지 1~4선발이 확정된 가운데 마지막 5선발 자리를 두고 최원준, 최준호, 김유성이 경쟁 중이다. 최준호는 지난 8일 시범경기 개막전에 4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했고, 최원준도 9일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이에 질세라 김유성도 호투 릴레이를 이어가며 5선발 경쟁을 달궜다. 선의의 경쟁 속에 두산 마운드가 생각보다 견고한 모습이다.
6회말 노시환을 유격수 땅볼, 채은성을 3루수 땅볼, 안치홍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공 7개로 삼자범퇴한 김유성은 7회말 임종찬을 2루 땅볼 처리한 뒤 허인서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1루 견제 송구가 실책이 되면서 1사 2루가 됐지만 심우준을 2루 내야 뜬공, 이진영을 3루 땅볼 유도하며 득점권 위기를 넘겼다.
8회말에는 권광민에게 슬라이더, 포크볼로 헛스윙을 유도하더니 직구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이원석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정민규가 3루수 포구 실책으로 1루에 나갔지만 김태연을 헛스윙 삼진 잡았다. 바깥쪽 꽉 차는 직구에 김태연의 배트가 헛돌았다.
9회말에도 이도윤을 중견수 뜬공, 임종찬을 2루 땅볼로 빠르게 투아웃을 잘 잡았다. 최인호를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뒤 하주석에게 좌전 안타 맞아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이진영을 1루 파울플라이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총 투구수 61개로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50km, 평균 146km 직구(34개) 중심으로 스위퍼(11개), 슬라이더(9개), 포크(4개), 커브(3개)를 구사했다. 두산 구단이 측정한 스피드건에는 최고 구속이 시속 153km까지 나왔다. 강력한 직구를 스트라이크존에 지속적으로 집어넣었고, 새로 장착한 스위퍼도 타자들의 배트를 잘 이끌어냈다.
경기 후 김유성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컨디션 관리를 잘해와 오늘 컨디션이 특별하게 좋았다는 느낌은 없었다. 구속도 계속해서 잘 나오고 있고, 컨트롤도 잘되고 있다. 특히 오늘 경기에선 초구 스트라이크나 카운트 잡는 변화구가 잘 들어간 점이 좋았다”며 “다만 투아웃 이후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제구가 잘 잡히지 않아 아쉬웠다. 9회 투아웃 이후에도 좀 더 세게 던지려고 하다보니 잘 안 풀렸던 것 같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새로 연마한 스위퍼도 실전에서 처음 썼다. 직구 다음으로 많이 던지면서 제2구종이 될 가능성도 보였다. 김유성은 “실전에서 처음으로 스위퍼를 던졌는데 컨트롤도 나쁘지 않고, 타자 반응도 좋았다. 정규시즌 때도 활용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2023년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유성은 김해고 시절부터 재능을 인정받은 유망주였다. 2020년 NC에 1차 지명됐지만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이며 초유의 지명 철회가 나왔다. 이후 고려대에 진학한 김유성은 얼리 드래프트로 나와 두산의 부름을 받았다.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로 용서를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유성은 지난해까지 1군 2시즌 통산 24경기(7선발) 1승2패 평균자책점 7.08로 기대에 못 미쳤다. 34⅓이닝 동안 삼진 35개를 잡았지만 볼넷 36개로 제구가 문제였다.
하지만 올해는 제구 안정 속에 살벌한 구위가 빛을 발하고 있다. 5선발 한 자리를 꿰차도 이상할 게 없지만 선발이 아니어도 불펜에서 충분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김유성은 “지금 선발 후보들이 다들 너무 잘 던져주고 있기 때문에 욕심내서 선발 자리를 노리기보다 내게 주어진 일을 잘 해내고자 한다”며 “오늘 경기에서 아쉬웠던 점을 잘 보완해서 시즌 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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