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22)의 빌드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당초 4월말쯤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는데 그보다 더 빨라질 수 있을 전망이다.
문동주는 지난 7일 대전 새 야구장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타자를 세워두고 35개의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마지막 훈련이었던 지난 3일 라이브 피칭으로 25개를 던진 데 이어 4일 만에 투구수를 10개 더 늘렸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8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문동주에 대해 “어제(7일) 35개를 던졌다. 한 번 더 라이브 피칭을 할지, 아니면 시범경기에서 1이닝을 던질지는 (양상문) 투수코치와 좀 더 상의하려고 한다. 선수 의사도 들어보고 그에 맞춰줄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동주는 지난해 9월3일 대전 두산전 이후 어깨 통증으로 시즌을 한 달 먼저 마감했다. 검진 결과 큰 이상 소견은 없었지만 어깨 피로 누적으로 미세한 통증이 이어졌다. 시즌 초반 견갑골 통증도 있었던 문동주라 더욱 조심스러웠다.
강속구 투수들은 아무래도 부상 위험도가 높은데 KBO리그 국내 투수 최초로 ‘공식’ 160km를 던진 문동주는 특별 관리가 필요했다. 문동주도 겨우내 어깨 회복에 전념했다. 기초군사훈련을 마치자마자 날이 따뜻한 태국 파타야에 가서 수술을 받은 한화 재활 투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수술을 받지 않은 문동주는 구단 비용이 아니라 자비로 운동했다.
문동주는 “작년에 제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우리 팀 분위기도 안 좋아진 것 같아 거기에 대한 죄송함을 여전히 갖고 있다. 그 죄송한 마음을 올해 야구장에 보여드리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통증 없이 100% 몸 상태를 자신했지만 한화 코칭스태프는 서두르지 않고 조심히 다뤘다. 호주 멜버른,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진 스프링캠프에서 유일하게 문동주를 실전에 내보내지 않고 불펜 피칭 15구를 시작으로 조금씩 단계를 높여 라이브 피칭까지 넘어왔다.

어깨 통증 이후 공을 만지지 않고, 던지지 않은 시간이 꽤 길었기 때문에 문동주에겐 다른 투수보다 더 빌드업 시간이 더 필요했다. 선발투수로서 투구수를 만들기 위해선 더욱 그랬다. 이 과정에서 시즌 초반 한시적으로 짧게 불펜으로 쓰면서 투구수를 점차 늘려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계획을 구상했다.
이 같은 구상이 ‘문동주의 불펜 전향’으로 와전되면서 뜻하지 않은 논란도 있었지만 김경문 감독은 지난 5일 캠프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문동주는 선발이다. 긴 이닝을 던지기 위해 처음에는 짧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지만 문동주의 보직은 선발이다. 4월 안으로 (선발진에) 돌아올 것 같다”고 밝혔다.
그 계획이 조금 더 빨라질 것 같다. 김 감독은 문동주의 선발 로테이션 복귀 시기에 대해 “지금 상태로 보면 4월말보다 일찍 올 수도 있다”며 “그 전까지는 이상규(29)를 믿겠다. 열심히 무던히 노력했는데 잘해낼 거라고 생각한다”며 임시 5선발로 낙점한 이상규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2023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돼 LG에서 한화로 이적한 이상규는 지난해 21경기(3선발·32이닝) 1승4패 평균자책점 5.63 탈삼진 27개를 기록했다. 9월초 문동주의 시즌 아웃 이후 대체 선발로 3경기에 나서 3~4이닝 길게 던지는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겨울에는 사비를 들여 미국의 야구 전문 트레이닝 센터 ‘트레드 애슬레틱스’에서 한 달간 개인 훈련을 하며 올 시즌을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준비했다.
캠프 실전에선 좋은 모습과 안 좋은 모습을 모두 보여줬다. 지난달 16일 호주 대표팀 상대로는 2⅓이닝 2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지만 27일 SSG전은 1⅓이닝 6피안타 1볼넷 6실점(2자책)으로 흔들렸다. SSG전에선 집중타를 맞았지만 릴리스 포인트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동주가 4월 중순에 복귀한다고 가정하면 이상규에게 개막 한 달간 4~5경기 정도 선발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반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상규가 잘 버텨줘야 한화도 순위 싸움을 펼칠 수 있다.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이상규는 9일 청주 두산전 선발로 시범경기에 첫선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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